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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독수리훈련 축소에도 미-북 협상 촉진이나 돌파구 어려울 전망


짐 매티스 미 국방장관.
짐 매티스 미 국방장관.

내년 봄에 예정된 독수리훈련을 축소키로 한 미국의 결정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의지를 거듭 확인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답보 상태에 있는 협상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 할 전망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외교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으로 독수리훈련을 축소’하겠다는 매티스 장관의 발언은 무슨 의미인가요?

기자) 과거 북한의 강한 반발과 대응을 불러왔던 대규모 군사훈련을 지양하고, 북한을 자극하지 않도록 조정하겠다는 겁니다. 미국의 전략자산 등 장비와 참가 병력의 규모, 훈련 기간 등을 줄일 방침을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로써 미-북 비핵화 협상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8월 을지 프리덤가디언 훈련에서 시작된 미군과 한국군의 대규모 연합훈련 중단 또는 축소 조치가 내년에도 계속되는 겁니다.

진행자) 비록 진전이 더디긴 해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계속해 나간다는 미국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는 것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앞서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을지 프리덤가디언 훈련과 2개의 미-한 해병대 연합훈련, 그리고 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 등 모두 4개의 연합훈련을 중단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 이후 대규모 미-한 연합훈련을 아예 실시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지만, 통상적이고 일상적인 수준의 훈련까지 중단한 건 아니지요?

기자) 네. 하지만 이런 훈련들 조차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한 연합훈련의 중단을 발표하면서, 이들 훈련이 `도발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미-북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는 한 미군과 한국군의 대규모 연합훈련은 계속 중단되거나 축소된 형태로 실시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미군과 한국군의 대규모 연합훈련은 남북한 정상의 `평양 공동선언’과 `군사 분야 합의’에서도 중단하기로 한 것 아닌가요?

기자) 한반도 모든 지역에서 연합훈련을 중단하는 건 아닙니다. 합의는 ‘2018년 11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상대방을 겨냥한 각종 군사연습을 중지’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비무장지대 인근에서는 대규모든 축소된 형태든 군사훈련을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남북 정상은 특히 이 합의를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 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로 이어나가기로’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남북한이 사실상 종전을 선언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 국방부의 이번 발표가 답보 상태에 있는 미-북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까요?

기자) 훈련 축소는 국방부의 발표대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저해하지 않기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협상을 촉진하거나 돌파구를 제공하지는 못할 겁니다. 현재 협상이 답보 상태에 있는 이유는 다른 데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만일 독수리훈련을 예년처럼 실시한다는 발표를 했다면 이는 비핵화 협상의 붕괴를 초래할 가능성이 큽니다. 미-한 연합훈련 중단은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미국이 취한 유일한 조치인데요, 양측 간 신뢰 구축의 일환이자 협상의 전제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지만, 훈련 축소가 협상 분위기를 좋게 하는 데는 어느 정도 기여하지 않을까요?

기자) 그럴 수 있습니다. 최근 움직임을 보면, 미국과 북한은 이달 초로 잡혀 있던 고위급 회담이 취소된 이후에도 상호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것이 역력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내년 초 2차 정상회담 개최를 확인하고, 북한은 `중앙정보국(CIA)의 조종에 따라 불법 입국’ 했다면서도 억류했던 미국인을 한 달 만에 석방키로 한 것이 좋은 사례입니다.

진행자) 미국과 북한의 고위급 회담이 곧 재개될까요?

기자)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에 따르면 회담 재개를 위한 양측의 대화가 진전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회담이 곧 성사될 정도의 진전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현재 쟁점은 대북 제재인데, 이 문제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크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비핵화가 완료된 이후에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는 미국의 입장은 확고한 건가요?

기자) 적어도 제재 해제에 관해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제재 완화에 대해서도 같은 입장인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분명한 건, 비핵화 진전에 맞춰 미국이 제재 완화 조치를 취하기로 하지 않는 한 현재의 협상 답보 상태를 해결할 방안을 찾기는 좀처럼 어려울 것이란 점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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