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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연내 서명 어려워진 한국전쟁 종전 선언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평양공동선언문에 서명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남북한 정상이 합의한 한국전쟁 종전 선언의 연내 서명이 어려울 전망입니다. 한국 정부는 여전히 “가능하고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은 최근 이 문제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북한이 종전 선언에 대해 침묵한 지 벌써 꽤 됐지요?

기자) 지난달 2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의 논평을 마지막으로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종전은 누가 누구에게 주는 선사품이 아니다’는 제목의 이 논평에서 종전 선언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비난하면서, “미국이 종전을 바라지 않는다면 우리도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선언’ 이후 지속적으로 선언의 당위성을 강조했던 데서 태도가 180도 달라진 겁니다.

진행자) 북한이 미국이 참여하는 종전 선언을 포기한 건가요?

기자) 포기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미국이 상당한 비핵화 조치를 대가로 요구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선언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의사는 분명해 보입니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비싼 값을 치르지 않고 종전 선언을 얻어내려는 의도”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종전 선언의 대가로 취할 용의가 있는 비핵화 조치가 어떤 것이었나요?

기자) 지난 6월의 미-북 간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후에는 양측이 핵 신고와 종전 선언을 맞바꾸는 방안에 의견이 접근하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후 북한은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과 영변 핵 시설 폐기를 제안하면서 종전 선언 외에 제재 완화를 추가로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종전 선언의 비중을 계속 강조하자 “비핵화 조치와 바꾸어 먹을 수 있는 흥정물이 아니다”라며 더 이상 거론하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입장에서는 중요한 협상 카드가 사라진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는 종전 선언이 “쉬운 부분”이라며 매우 긍정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선언의 의미가 부각되면서 중요한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관심과 의미를 두지 않으면 더 이상 협상 카드로서의 가치는 없게 됩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종전 선언을 요구하는 북한의 의도에 대해 의구심이 컸지요?

기자) 맞습니다. 북한이 종전 선언에 이어 주한미군 철수와 유엔군사령부 해체를 요구할 것이란 주장이 많았습니다. 그러자,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서 부인했지만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결국 북한은 종전 선언의 득보다는 실이 더 크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적 선언에 불과한 종전 선언을 대가로 중요한 비핵화 조치를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남북한은 `판문점 선언’에서 올해 안에 한국전쟁의 종전을 선언하기로 했는데요. 무산됐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그런 가능성이 큽니다. 종전 선언이 의미를 가지려면 남북한 외에 미국이 당사자로 참여해야 합니다. 하지만 북한의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 없이 미국이 종전 선언에 응할 가능성은 없습니다. 한국 정부는 정상이 아닌 장관급으로 격을 낮춰 서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렇다고 미국의 입장에서 종전 선언이 갖는 의미가 달라지는 건 아닙니다.

진행자) 한국의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지난주 워싱턴 방문 중 연내 종전 선언이 `가능하고 필요하다’고 말했는데요. 어떻게 봐야 하나요?

기자) 앞서 말씀 드린 대로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그러나 필요성은 여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남북한은 애초 판문점 선언에 합의하면서, 미-북 간 신뢰 구축을 위해 비핵화 협상 초기에 종전 선언에 서명하는 방안을 포함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에서 종전 선언은 북한 내부적으로 비핵화 협상의 명분을 확보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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