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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직 관리들 “폼페오 발언, ‘남북관계 속도’ 우려한 것”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20일 워싱턴 국무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 핵 문제 등 외교 현안에 관해 설명했다.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20일 워싱턴 국무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 핵 문제 등 외교 현안에 관해 설명했다.

미국 정부에서 북한 문제를 다뤘던 전직 관리들은 북한 비핵화가 남북관계 진전에 뒤처지지 말아야 한다는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의 발언은 대북 접근법을 둘러싼 미국과 한국 간 이견을 반영한다고 진단했습니다. 대북 인도적 지원조차 미국의 협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게 미 행정부 내 분위기라고 밝혔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북한의 비핵화와 남북 관계 발전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대표] “I have done with this issue when I was the negotiator way back when we had a joint statement 2005. These issues have to move concurrently and I think that’s what Secretary Pompeo was talking about.”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2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자신이 직접 협상에 참여했던 2005년 ‘9.19 공동성명’ 채택 당시에도 ‘비핵화’와 ‘남북 관계’ 속도 문제를 처리했다며, 두 사안은 반드시 나란히 진행해야 하는 것으로 폼페오 장관도 이 점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폼페오 국무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북한의 비핵화가 남북관계 증진에 뒤처지지 않도록 보장하길 원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워킹 그룹’의 목적은 미국과 한국이 서로 다른 말을 하지 않고, 상대방이 모르거나 생각을 전할 기회를 갖지 못한 채 단독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습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는 이 같은 발언은 북한 문제를 둘러싼 미-한 간 긴장이 그대로 표출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특사] “President Moon has a lot of incentives to move as quickly as he can with the North and not appear to be entirely following in the train of the US, that imagery is not good imagery.”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대북 문제에 있어) 미국과 연속된 행동을 하기 보다는 가능한 빠르게 북한과의 관계를 증진시키기 위해 상당히 많은 보상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겁니다.

반면, 미국은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에 나서기 전에는 절대 제재를 완화하거나 정치적, 경제적 보상을 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 해 온 만큼, 양국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갈루치 전 특사는 설명했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한국 대통령이 유럽을 순방하며, 각국에 대북 제재 완화를 요청한 것이 미 행정부에 큰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선임보좌관] “There was a concern because when the South Korean President went to Europe, he was trying to enlist the European allies in a discussion of loosening sanctions. I’ve been involved in these negotiations and in the mid-2000, when we were negotiating, ”

자신의 과거 협상 경험에 비춰볼 때, 미국이 제재를 너무 성급하게 완화하려 들면, 북한은 바로 국제사회와의 약속에서 후퇴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비핵화 협상과 남북 관계 진전이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폼페오 장관의 발언은 남북 관계에도 불행한 일이 됐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 So, basically I think the US, because of there’s no progress on denuclearization, it is really causing the North and South track to slow down. And I think there’s a big question mark whether Kim Jong Un will even come to Seoul this year"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없는데 따라 남북 관계 증진 속도도 늦춰지게 된 만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가능성에도 큰 의문이 생겼다는 겁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미-한 동맹에 균열을 조장하려는 북한의 시도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특사] “That trilateral situation, the structure of relations is worrying and it’s a little complicated and we the US and the ROK need to be careful that North Koreans either out of genuine enthusiasm for moving ahead quickly with the improvement of relations to the South or out of at least a partial desire to cause trouble in the alliance between the ROK and the USA.”

갈루치 전 특사는 미국, 한국, 북한 간의 관계가 우려되고 다소 복잡하다며,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에 진정성이 있는 건지, 아니면 미-한 간 동맹을 훼손하려는 의도가 담겼는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보좌관은 이와 관련해 과거 북한의 협상 전례를 상기시켰습니다.

미-북 협상의 오랜 역사를 돌이켜볼 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북한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한 관계를 갈라 놓으려고 했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미 행정부는 동맹인 한국에 이 점을 확실히 인지시키고 싶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폼페오 장관의 기자회견 발언도 같은 맥락으로, 북한이 미-한 관계에 흠을 내면 이는 미국과 한국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지는 반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양국이 서로 단결하는 것이라는 점을 한국 정부에 상기시킨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특히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로부터 남북 관계 진전이 미국의 대북 협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를 듣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Trump administration is afraid that if North Korea begins to receive economic benefits from the South, even if it’s humanitarian assistant that will undercut US leverage to force North Korea to make nuclear concession.”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한국으로부터 경제적 혜택을 제공받기 시작할 경우, 이것이 인도적 지원이라 할지라도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지렛대를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는 겁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남북관계 진전 열망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고 전제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Americans perfectly understand why South Koreans are interested in as much of a peace agreement as possible. It’s the question of is it a real peace of phony peace? And our concern in that the North Koreans will lure the South Koreans into a phony peace.”

다만 이것이 진정한 평화인지 가짜 평화인지가 문제라며, 북한이 한국을 가짜 평화로 유혹하고 있다는 게 미국의 우려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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