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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필리핀 방문 반대 시위...'닛산 부활’ 이끈 회장, 일본 검찰에 체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20일 마닐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20일 마닐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필리핀 국빈 방문을 시작했습니다. 시 주석을 맞는 현지에선 반중 감정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도와 베트남이 중국의 역내 영향력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 관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세계 자동차업계 유력인사인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연합) 최고경영자(CEO)가 일본에서 체포된 이야기,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이 필리핀에 갔군요?

기자) 네. 20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필리핀에 갔습니다. 중국 국가주석이 필리핀을 방문하는 것은 지난 2005년 후진타오 주석 이래 13년 만인데요. 필리핀 측은 오랜만에 성사된 이번 일정을 ‘국빈 방문’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20일 회담한 후 이번 방문은 양국 관계에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13년 만에 이뤄지는 중국 정상의 필리핀 방문, 어떤 의제들이 있나요?

기자) 두 갈래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먼저, 자본과 기술 투자인데요. 필리핀 신도시 개발과 도로· 항만· 철도 같은 인프라(사회간접자본)에, 중국 국영기업과 중국계 자본이 참가하는 문제를 논의하고요. 안보를 포함한 양국 현안에 대해 시 주석과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틀간 의견을 나누게 됩니다.

진행자) 중국 자본과 기술의 필리핀 투자,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2년전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은 필리핀에 240억 달러 인프라 투자를 약속했는데요. 아직 구체적인 진척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 주석의 필리핀 방문 기간에, 당국간 논의한 사업 계획들이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들인가요?

기자) 먼저 ‘뉴 클라크 시티(New Clark City)’ 개발 사업이 있는데요. 수도 마닐라 과밀화를 해소하기 위한 신도시 계획입니다. 미군이 주둔하다 1992년 철수한 클라크 기지 일대 500hr 땅이 있는데요. 이곳을 관광· 제조· 물류 중심지로 육성하려는 사업입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0일, 두 정상이 양국의 석유 천연가스 공동 개발과 이를 위한 위원회 구성 등에 합의했다고 전했는데요. 이는 시 주석 방문 기간 중 체결할 것으로 알려진 29개의 합의 중 하나입니다.

진행자) 신도시 개발 외에, 인프라에도 투자한다고요?

기자) 네. 뉴 클라크 시티가 마닐라에서 120km 정도 떨어져 있는데요. 수도 마닐라와 신도시 일대를 잇는 도로와 철도를 2021년까지 양국 합작으로 건설할 예정입니다. 필리핀 정부는 시 주석 방문을 하루 앞둔 19일, 중국 국영 ‘차이나텔레콤’ 컨소시엄을 제3이동통신 사업자로 선정했습니다. 필리핀인들이 사용하는 손전화와 무선 인터넷 서비스 일부를, 중국 국영기업이 참가하는 사업자가 제공하게 되는 겁니다.

진행자) 경제적으로 양국이 가까워지는 상황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필리핀 도착에 앞서, “중국과 필리핀 관계의 새로운 미래를 함께 개척하자”는 제목으로 19일 현지 매체에 기고했는데요. "중국은 필리핀과 함께 ‘일대일로’와 연계돼, 경제무역·인프라 건설·농업·관광 등 방면에서 상호 ‘윈윈’의 협력을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필리핀 측도 중국과의 경제협력에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경제적으로 밀착하고 있지만, 양국 간에 안보 현안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과 필리핀 사이 대표적인 안보 현안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인데요. 중국은 남중국해 대부분 해역에 선을 그은 ‘남해 9단선’ 안쪽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필리핀 근해도 포함돼 있는데요. 필리핀 정부가 국제기구인 ‘상설중재재판소(PCA)’에 중국을 제소해, 2016년에 승소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이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남중국해 주요 지점에 계속 인공섬을 만들고 군사시설을 짓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 필리핀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필리핀은 중국 측에 판결 이행을 요구하지 않고, 오히려 주요 해역에서 자원 공동탐사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PCA가 필리핀의 손을 들어줬지만, 정당한 권리를 포기하고 있는 모양새인데요. 중국의 경제 협력에, 두테르테 정부가 안보를 희생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시 주석 방문에 맞춰 필리핀 현지에서는 ‘반중 감정’도 고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필리핀 현지에서 고조되는 반중 감정,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마닐라에 있는 중국 대사관 인근에서는, 20일 시 주석 방문에 반대하는 작은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또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인터넷 사회연결망(SNS) 사용자들은, 시 주석과 닮은 만화 주인공 ‘곰돌이 푸’ 그림을 잇따라 올리며 항의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상당수 필리핀 국민들은, ‘친 중국’ 기조를 강화하는 두테르테 정부의 외교 행보를 달가워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필리핀 외교에 대한 국민 반응,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났습니까?

기자)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화를 필리핀 정부가 반대하지 않고 있는 것은 잘못’이라고 보는 사람이 84%에 달했습니다. 현지 시장조사기관 ‘소셜웨더스테이션’이 19일 발표한 설문에서, 1천200명 응답자 대다수가 이렇게 답한 건데요. 외교 대상 국가의 신뢰도 면에서 미국은 ‘아주 좋다’고 답한 비중이 많은 반면, 중국은 ‘별로 좋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베트남을 방문한 람 나트 코빈드 인도 대통령이 응우옌 푸 쫑 베트남 주석과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베트남을 방문한 람 나트 코빈드 인도 대통령이 응우옌 푸 쫑 베트남 주석과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금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데요. 인도 대통령은 베트남을 방문했군요.

기자) 네, 람 나트 코빈드 인도 대통령이 18일부터 20일까지 베트남을 방문했습니다. 코빈드 인도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인도와 베트남 관계가 더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는데요. 코빈드 인도 대통령은 응우옌 푸 쫑 베트남 주석과 비공식 회담도 가졌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과 필리핀, 인도와 베트남 등 최근 아시아 국가들의 지각 변동이 매우 다변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도와 베트남 둘 다 역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을 우려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는 중국이 남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견제하면서, 동시에 인도 역시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넓혀가기 위한 발판으로 베트남과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고요. 베트남 역시, 인도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미국, 호주, 일본과 함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길 원하고 있어 양국의 이해타산이 맞아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진행자) 지금 베트남은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을 겪고 있는 나라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베트남은 중국과 지난 1974년과 1988년 남중국해 상에서 거의 일촉즉발의 무력 충돌을 벌였고요. 2014년에도 중국의 선박이 베트남 선박을 들이받아 침몰하는 사고까지 발생했습니다. 현재 중국은 베트남과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5개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베트남은 이중 중국이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국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인도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이 아니지 않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인도 역시 역사적으로 중국과 오랜 껄끄러운 관계를 갖고 있고요. 특히 지난해에는 히말라야 고원 국경지역에서 부탄과 중국 간의 갈등 상황에 인도가 우방국 부탄을 지원하면서 인도군과 중국군의 대치로 이어져 전쟁 직전까지 간 적도 있습니다. 또 인도의 최대 앙숙인 파키스탄과 중국의 관계가 가까워지고 있는 것도 인도로서는 못마땅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인도와 베트남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지고 있는 모양새라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 매체에 따르면 두 나라는 지난해 10월 인도 벵골만에서 사상 첫 합동 훈련을 실시했고요. 인도는 또 지난해 3월, 베트남의 무기 구매를 위해 5억 달러 규모의 신용 자금을 제의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에 지진해일, 쓰나미 분석 자료를 보낼 수 있는 '남중국해 경보시스템'도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두나라의 경제 협력도 이미 상당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양국의 교역 규모가 2017~2018년 128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고 인도 당국이 밝혔는데요. 오는 2020년에는 1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2017년 인도의 대베트남 투자 규모는 20억 달러였습니다. 양국은 또 남중국해에서 석유와 천연가스 공동 탐사 작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남중국해의 거의 90%를 주장하고 있는 중국의 반발은 없습니까?

기자) 중국은 줄곧 베트남과 인도의 자원 공동 탐사 작업을 반대하며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정부가 승인한 석유 탐사 작업에 스페인 시추 회사가 참여했다가 지난 3월 포기한 일이 있는데, 당시 언론들은 중국의 압력 때문이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인도는 중국의 이런 태도에 꿈쩍도 하지 않고 있고요. 외부의 투자와 기술 지원이 간절한 베트남 역시 중국의 위협때문에 남중국해 석유 탐사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연합) 최고경영자(CEO).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연합) 최고경영자(CEO).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닛산 자동차 회장이 일본에서 체포됐군요?

기자) 네. 세계 주요 자동차 생산업체 중의 하나인 닛산 자동차 회장이자,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연합)을 이끌어 온 카를로스 곤 최고경영자(CEO)가 19일 일본 검찰에 체포됐습니다. 공금 유용과 보수 허위 기재 등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닛산자동차 이사회는 22일 회의를 열어 곤 회장을 해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계 자동차 회사인 닛산과 프랑스계인 르노의 연합 체재의 부정적인 신호 가운데 하나로 해석되고 있는데요. 르노 측을 견제하는 닛산 내부의 움직임이 이번 최고경영자 체포 사태로 나타났다고 일본 언론은 해설하고 있습니다. 요미우리 신문은 “권력이 곤 회장에게 집중되면서 내부에서 불협화음이 발생했다”고 전했는데요. 미국 신문 월스트리트저널도, 공개된 혐의들이 “닛산 감사팀이나 회계팀이 아닌, 곤 회장이 책임져야할 일인지 의문”이라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22일 해임이 예고된 카를로스 곤 닛산 자동차 회장,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1990년대 말 파산 위기에 몰렸던 닛산 자동차를 되살린 인물로 평가받아왔습니다. 닛산은 당시 사내 분규가 고조되고, 미국 시장에서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가 부진에 빠지면서 존폐의 갈림길에 섰는데요. 비슷한 시기에 문을 닫은 자동차 회사들이 많습니다. 결국 닛산 측은 프랑스 르노 자동차에 구원을 요청했고요. 1999년 르노-닛산얼라이언스가 결성됐습니다. 이때 르노가 닛산 경영을 위해 파견한 인물이 당시 곤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였습니다.

진행자) 르노를 통해 닛산 경영을 회복시킨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곤 회장은 르노와 닛산의 협력 체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뒤, 2016년에 미쓰비시와도 제휴했는데요.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는 지난해 1천만대 넘는 자동차를 판매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기업으로 자리를 굳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곤 회장이 일본 측의 견제를 받게 된 이유는 뭐죠?

기자) 프랑스 정부가 르노와 닛산의 연합을 넘어, 통합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현지 언론은 해설합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경제장관 시절부터 르노와 닛산의 통합을 희망해왔는데요. 요미우리신문은 “곤 회장이 프랑스 정부의 의향대로 르노와 닛산의 경영통합을 추진해왔고, 일본 측이 강하게 경계했다”고 전했습니다. 벨기에를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은 “아직 언급하기 이르지만, 르노자동차의 대주주인 프랑스 정부 최고 책임자로서 르노와 닛산의 동맹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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