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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제국과 침략" 중국 비판...영국 브렉시트 장관 사임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미국 정상회의에서 연설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미국 정상회의에서 연설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중국의 대외 확장을 비판했습니다. 중국의 태도가 변해야 이달 말 미-중 정상회담에서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는데요. 중국은 반발했습니다. 잠정 타결된 ‘브렉시트(Brexit)’ 합의문 추인을 놓고 영국 내부에서 진통이 커지고 있고요. 사우디아라비아 검찰이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쇼기 씨 살인 사건의 핵심 용의자 5명에 대해 사형을 구형하기로 했는데요. 이 소식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펜스 미 부통령이 중국을 비판했군요?

기자) 네. 펜스 부통령은 15일 “제국과 침략(empire and aggression)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설 자리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이렇게 연설했는데요. 중국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언론들은 아시아 일대에서 중국의 확장을 경계하는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제국’이고, ‘침략’ 행위를 하고 있다고 본 이유가 뭘까요?

기자) 먼저 ‘제국’을 언급한 것은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가리킨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최근 몇 년 간 ‘일대일로’ 사업 등을 중심으로 여러 나라와 경제협력을 진행 중인데요. 해당 국가 채무가 급증해 중국에 경제적으로 예속되는 등 문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큰 나라(중국)와 마찬가지로, 작은 나라들도 인도태평양 일대에서 동등하게 번영이 허락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침략’이란 무슨 뜻이죠?

기자) ‘침략’은 남중국해 군사활동 등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중국은 필리핀이나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주변국가들과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해역에 인공 섬을 만들고, 그 위에 군사시설을 구축하고 있는데요. 펜스 부통령은 지난달 워싱턴 ‘허드슨 연구소’ 연설에서도,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난폭하고 무모하게 괴롭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시아에서 중국의 경제적, 군사적 움직임을 비판한 건데,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요?

기자) “미국이 할 일은, 우리의 개입이 느슨해질 경우 예상되는 공포를 누그러뜨리는 일”이라고 펜스 부통령은 말했습니다. “우리는 항행의 자유와 여러 나라들의 안전한 영토 보전을 위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언론들은 중국의 확장주의에 맞서, 미국이 아시아 일대 안보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또한, 경제적으로 미국은 "각국 사회간접자본에 민간 투자를 장려하고, 공정하고 균형잡힌, 호혜적인 교역을 추구"하고 있다고 펜스 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펜스 부통령이 미-중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나요?

기자) 미-중 관계에 대해서는, 앞서 현지에서 미국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구체적으로 견해를 밝혔습니다. 발언 수위가 더 높았는데요. “미국과 냉전을 피하려면 중국은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워싱턴 포스트' 신문에 밝혔습니다. 이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담할 예정인데요. 펜스 부통령은 이 회담에 중국이 분명한 제안을 갖고 올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의 태도 변화가 있어야 정상회담에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펜스 부통령의 발언에 대해, 중국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미국은 중국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이 15일 정례브리핑에서 말했는데요. “최근 양국 정상 간 전화통화에서 달성한 공동 인식에 따라 상호 간섭하지 않고, 존중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펜스 부통령은 중국이 정상회담에 ‘분명한 제안’을 갖고 와야 한다고 했는데, 중국이 그런 제안을 내놓을까요?

기자) 중국이 최근 구체적인 제안을 미국에 보내왔다고 `CNN'을 비롯한 주요 매체들이 15일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백악관의 기대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이라고 관계자들은 평가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시장개방을 확대하겠다’,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히긴 했지만, 구체적인 실천 방향을 제시한 적이 없습니다.

도미니크 랍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이 14일 런던 다우닝 스트리트를 떠나고 있다.
도미니크 랍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이 14일 런던 다우닝 스트리트를 떠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영국에서 ‘브렉시트’ 합의문 추인을 놓고 진통이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과정을 책임지는 ‘브렉시트부’ 도미니크 랍 장관이 15일 전격 사임했습니다. 앞서 영국과 유럽연합(EU) 당국이 잠정 타결한 ‘브렉시트’ 합의문을 “양심상 지지할 수 없다”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이유를 밝혔는데요. 노동연금부 에스더 맥베이 장관도 동시에 사퇴했습니다.

진행자) 어쩌다가, 영국 내각 구성원 2명이 동시에 물러나게 된 거죠?

기자) 영국은 14일 테레사 메이 총리 주재로 브렉시트 합의문 추인을 위한 특별회의를 열었습니다. 합의문에 반대하는 의견과, 그대로 추인하자는 의견이 첨예하게 맞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메이 총리는 “내각이 합의문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정작 주무 부처 장관을 포함한 반대파들이 정부에서 이탈하게 된 겁니다.

진행자) 랍 전 장관 등이 ‘브렉시트’ 합의문에 반대하는 이유는 뭐죠?

기자) 이번에 잠정타결된 ‘브렉시트’ 합의문은, 영국과 EU 사이를 완전히 단절하는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가 아니라, 관계를 느슨하게 유지하는 ‘소프트 브렉시트(soft Brexit)’입니다. 랍 전 장관 등은 이렇게 영국에 대한 EU의 영향력을 남겨놓는 게, “주권국가인 영국의 국가통합을 해친다”며 반대했습니다.

진행자) ‘하드 브렉시트’와 ‘소프트 브렉시트’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가요?

기자) 가장 큰 쟁점 중 하나가 영국 땅인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 사이 국경 문제였는데요.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양 측 사이에 실질적인 국경인 이른바 ‘하드 보더(hard border)’가 필요해집니다. 하지만, 국경검문소 등을 새로 세울 경우, 양측의 오래된 역사적 갈등과 제도상 혼란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관세 문제만을 다룰 통관 구역을 만들자고 EU 당국이 제안했는데요. 결국 합의문에 반영됐습니다. 하지만, 기한 없이 이런 애매한 체재를 유지하는 것은 영국에 해악을 끼칠 것이라고 랍 전 장관 측은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영국 내각이 합의안을 지지하지만, 진통이 이어지는데, 앞으로 어떤 절차가 진행되나요?

기자) 남은 절차는 의회 비준입니다. 영국 의회는 이미 떠들썩한데요. `BBC' 방송은 "(집권) 보수당 내 강경파가 16일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요청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브렉시트 합의문이 의회에서 부결되면, 의회 해산 뒤 조기 총선이나 브렉시트 의사를 다시묻는 국민투표가 열릴 가능성도 점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영국에서는 혼란스러운 분위기인데, EU 쪽에서는 어떤 움직임이 있나요?

기자) EU는 오는 25일 임시 정상회의를 열어 합의문 추인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도널드 투스크 EU 상임의장이 15일 밝혔습니다. 여기서 통과되면, 마찬 가지로 EU 의회에서 최종 비준을 거치게 됩니다.

진행자) 영국 의회가 비준하지 않으면, 어떻게 됩니까?

기자)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시한이 내년 3월29일인데요. 이때까지 영국이나 EU 어느 한쪽에서 합의문 비준절차를 마치지 못할 경우, 아무런 대책 없이 결별하는 ‘노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를 맞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유럽 일대에 정치· 경제적으로 극심한 혼란이 예상됩니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이 15일 리야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빈살만 왕세자와 언론인 자말 카쇼기 살해 사건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이 15일 리야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빈살만 왕세자와 언론인 자말 카쇼기 살해 사건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으로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피살 사건 소식 알아보죠.

기자) 네. 사우디아라비아 검찰 당국이 15일 자말 카쇼기 씨 살해에 가담한 핵심 용의자 5명에게 사형을 구형한다고 밝혔습니다. AP 통신 등 주요 언론들은 사우디 검찰의 이같은 발표는 카쇼기 씨 피살 사건의 유력한 배후로 의심을 받아온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와의 거리 두기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데요.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이날 검찰의 발표 후 기자회견을 열고 빈살만 왕세자와 이번 사건은 무관하다고 다시 한번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구속된 용의자가 이들 5명 말고도 더 있죠?

기자) 네, 사우디 검찰은 앞서 이번 사건에 연루된 용의자 21명을 구속했는데요, 이중 직접 살인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5명에게 사형을 구형한다고 밝힌 겁니다.

진행자) 사우디 검찰이 기자회견에서 뭐라고 말했는지 좀 더 들어볼까요?

기자) 네, 셰이크 샤란 알샤란 사우디 검찰차장 겸 대변인이 14일 늦게 카쇼기 씨 살인 사건의 정황을 발표했는데요. 정보요원 등 15명으로 구성된 협상 팀이 지난달 2일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한 카쇼기 씨에게 귀국을 종용했지만 이에 실패하자 협상팀 책임자가 카쇼기 씨 살해를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샤란 대변인은 하지만 이 책임자의 이름을 공개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카쇼기 씨 귀국을 명령한 사람은 사우디 정보기관의 부책임자였던 아흐메드 알아시리 장군이란 보도가 있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우디 검찰청은 알아시리 장군이 15명의 팀을 구성해 카쇼기 씨를 사우디로 데려오도록 명령했다고 밝혔습니다. 알아시리 장군은 빈살만 왕세자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는데요. 카쇼기 씨 살해 사건에 사우디 왕실 연루설이 확산되면서 해임된 상태입니다.

진행자) 지금까지도 카쇼기 씨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는데, 사우디 검찰 측은 이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샤란 대변인은 살인범들이 총영사관 안에서 카쇼기 씨에게 약물을 과다 주입해 살해했으며, 살해된 카쇼기 씨의 시신은 현장에서 절단돼 총영사관 밖에 있는 현지인 조력자에게 넘겨져 처리됐다고 밝혔습니다. 사우디 정부가 카쇼기 씨 시신이 훼손돼 외부로 유기됐다는 점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하지만 아직 이 조력자의 행방을 찾고 있으며, 이후 이 시신이 어떻게 처리됐는지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터키 정부는 사우디의 발표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사우디 당국이 11명을 기소한 건 긍정적인 조치지만,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15일 사우디의 발표가 나온 뒤, 사우디 측은 카쇼기 씨가 귀국을 저항하다 살해됐다고 주장하지만 카쇼기 씨의 살인은 사전에 계획된 사건이라며, 용의자들은 터키 법에 따라 사법 절차를 받아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이 사건으로 미국과 사우디 관계도 불편한 상황이죠?

기자) 네, 사우디는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우방국인데요. 하지만 반체제 언론인 살해사건에 사우디 실권자인 빈살만 왕세자 개입설이 확산하면서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과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현지로 급파하는 등 서둘러 진상 파악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일부 사우디인들을 대상으로 제재를 가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미국 국무부가 20명이 넘는 사우디 정부 인사들에 대한 비자 제한 조치를 내렸는데요. 미국 재무부도 15일, 카쇼기 씨 사건과 관련해 사우디 고위 관리 17명에 대한 자산 동결과 거래 금지 등의 금융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제재 명단에는 빈살만 왕세자의 측근이었다가 경질된 사우드 알카흐타니 왕실 고문이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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