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APEC 정상회의 성명 채택 불발...홍콩서 ‘우산혁명’ 지도부 재판 개시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각국 지도자들이 18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에이펙·APEC) 정상회의 사상 처음으로 공동성명을 도출하지 못한 채 폐막했습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이란은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원유 수출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4년 홍콩에서 벌어진 '우산 혁명' 지도부에 대한 재판이 4년여 만에 시작됐는데요. 이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 보겠습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이 막을 내렸군요.

기자) 네, 파푸아뉴기니에서 17일과 18일 열린 APEC 정상회의가 APEC 사상 처음으로 공동성명도 채택하지 못한 채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폭만 드러낸 채 폐막했습니다. 이번 APEC 정상회의에는 모두 21개국 정상이 참가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대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참석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APEC 정상회의에 앞서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정상회의 일정까지 소화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다른 국제 행사 일정과 겹쳤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식에 참석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역내 민감한 현안이 많은 데 트럼프 대통령이 불참하는 것이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역내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중국에는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펜스 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 치의 양보 없이 설전을 주고받았다고 하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이 폐막식에서 먼저 연설대에 나섰는데요. 시 주석의 연설, 영어 통역과 함께 먼저 들어보시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rules must be formulated by ..."

시 주석은 시장의 규칙은 힘이나 권위를 가진 어느 누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보호무역과 일방주의라는 오랜 관행에 의존하면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하고,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만 더해진다며 미국의 무역전쟁을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펜스 부통령은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펜스 부통령은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 사업이 일방통행이라고 비판하면서, 여기에 참가하면 막대한 부채를 거머쥘 수 있다고 역내 국가들에게 경고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Do not accept foreign debt that..."

펜스 부통령은 외국의 부채를 받아들여 주권이 침해되는 일이 없어야 하고, 항상 자국이 우선이라며 미국처럼 국가의 이익과 독립성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또, 현재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2천500억 달러 규모의 관세를 물리고 있지만, 그 규모가 2배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세계 두 강국의 갈등 속에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공동성명도 나오지 않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1993년 APEC 정상회의가 처음 열린 이래, 공동 성명을 채택하지 못한 건 처음 있는 일인데요. 월스트리트저널과 CNN 등 주요 언론들은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못한 것은 중국의 반발 때문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18일 늦게 특정 부분에 대해 이견이 있었다고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부분에 대해 이견이 노출됐다는 건가요?

기자) 소식통에 따르면 공동성명 초안에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역할과 관련, "우리는 모든 불공정한 무역관행(unfair trade practices) 등을 포함해 보호무역주의와 싸우는 데 동의했다"는 문장이 있는데 중국 측이 '불공정한 무역관행'이라는 표현을 빼기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APEC 주최국인 파푸아뉴기니의 피터 오닐 총리는 공동 성명 도출 실패에 대해, 두 거인 때문이라며 미국과 중국에 원인이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의 2차 대이란 제재가 이달 초 복원됐는데요. 이란이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계속 원유 수출을 하겠다고 나섰군요.

기자) 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19일 이란 국영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된 방송에서 미국이 심리전의 일환으로 이란에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이란은 앞으로도 계속 원유를 수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하니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의 계획은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은 이란의 원유 수출을 봉쇄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1월 5일로 미국의 2차 대이란 제재가 복원됐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과 독일 등 6개 나라는 지난 2015년, 이란과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전격 체결했는데요. 하지만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후 이란이 핵 합의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고 지난 8월 1차로 일부 제재를 복원했고요. 지난 5일, 2차로 이란과의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등의 제재를 부활시켰습니다.

진행자)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중에서 생산량 3위를 차지하는 나라인데,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겠군요.

기자) 물론입니다. 미국은 최종적으로 이란의 원유 수출을 '0'으로 만들어 이란을 경제적, 외교적으로 압박해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고, 레바논과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하길 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그들은 우리의 원유 수출을 막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계속 수출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미국의 중동 정책이 실패했다는 주장도 했네요.

기자) 네,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은 지금 고립되어 있으며, 이란은 중동 지역에서 이스라엘과 역내 일부 국가를 제외한 많은 나라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지지하는 나라는 없다며 미국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주요 이란산 원유 수입국 8개국에 대해 제재 유예 조처를 내린 것을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아랍에미리트는 미국의 제재를 완전히 이행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군요.

기자) 네, 아랍에미리트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완전히 이행할 것이라고 아랍에미리트 경제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19일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아랍에미리트는 7개의 토후국으로 이뤄진 연합국인데요. 아랍에미리트의 수도이자 정치 중심지인 아부다비는 전통적으로 이란에 대해 강경 입장을 취해왔지만 아랍에미리트의 최대산업중심지인 두바이는 이란의 주요 교역 상대로, 대부분의 교역이 두바이를 거쳐 이란으로 재수출하는 방식을 취해왔습니다.

진행자) 이란과 핵합의를 체결했던 나머지 당사국들은 현재 미국의 제재에 반대하는 입장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과 유럽연합(EU) 등은 이란 핵 합의가 전 세계 안보에 필수 불가결한 조치라고 강조하며 미국의 제재를 피해갈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데요. 특히 유럽연합은 이란과 합법적으로 거래하는 회원국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특수목적법인(SPV)' 설립을 추진해왔습니다.

진행자) '특수목적법인'이라는 게 뭔가요?

기자) 유럽연합과 이란이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기 위한 일종의 특별금융 채널입니다. 이란이 원유와 천연가스를 EU 회원국들에 수출하면서 미국 달러화로 원유 대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 유럽산 상품으로 대신하겠다는 건데요. 하지만 미국의 반발을 우려해 주도적으로 나서는 회원국이 없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이 이란을 방문했군요.

기자) 네, 미국의 2차 대이란 제재가 복원된 지 2주 만에, 제레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이 19일 이란을 방문했다고 이란 관영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헌트 영국 외무장관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국제금융거래와 예멘 사태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IRNA 통신이 전했는데요. 두 사람의 회담에 대해 영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시민 불복종 운동을 촉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추이우밍 은퇴 목사, 베니 타이 법대 교수, 찬킨만 전 사회학자가 19일 법원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시민 불복종 운동을 촉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추이우밍 은퇴 목사, 베니 타이 법대 교수, 찬킨만 전 사회학자가 19일 법원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 2014년 홍콩의 이른바 '우산 혁명'을 주도했던 사람들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군요.

기자) 네, 지난 2014년 9월,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시위를 주도했던 홍콩 우산 혁명의 주역 9명에 대한 재판이 19일 시작됐습니다. 시위가 발생한 지 4년여 만에 열린 재판인데요. 이들은 공공치안 방해와 소란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사람들이 기소된 겁니까?

기자) 네, 베니 타이 법대 교수, 찬킨만 전 사회학자, 추이우밍 은퇴 목사 등 3명을 비롯해 변호사와 국회의원, 학생들인데요. 이들은 지난 2014년 홍콩 전역에서 일어난 우산 혁명을 선동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특히 베니 타이 교수 등 3명은 학생들이 합세하기 전인 2013년 '점령(Occupy) 운동'으로 시민 불복종 운동을 촉발한 혐의도 받는데요. 만일 유죄가 인정되면 최고 징역 7년 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점령 운동'이 홍콩 우산 혁명의 도화선이 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점령 운동은 교수와 목사 등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홍콩의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홍콩 관공서지구를 점령하자는 민주화 운동이었는데요. 2014년 9월 경찰당국이 시위대에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서자, 학생들까지 합류해 대규모 시위로 확산했습니다. 당시 시위대가 경찰의 최루탄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우산을 사용하면서 '우산 혁명'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진행자) 재판 결과가 언제쯤 나오게 됩니까?

기자) 앞으로 약 20일간 계속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일부 변호사들은 이번 재판 결과가 앞서 무혐의 처분돼 기소되지 않았던 다른 수백 명의 시위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는 지난주 미 의회에 최근 중국 정부가 홍콩의 정치에 개입하는 현상이 늘고 있으며, 홍콩 민주화 운동가들이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정치적 공간이 차단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홍콩의 행정장관이 누구인가요?

기자) 캐리 람 행정장관으로 지난해 당선된 홍콩 최초의 여성 행정장관입니다. 림 행정장관은 우산 혁명 당시, 총리직에 해당하는 정무사장을 지내면서,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켜 중국 지도부의 눈에 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현재 홍콩 당국은 홍콩의 독립을 주창하는 정당과 개인의 활동을 강력히 단속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