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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손튼 전 차관보 대행] "트럼프 정상 간 외교 방식, 대북협상 개시 어렵게 해"


수전 손튼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대행.
수전 손튼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대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상대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방식이 미-북 비핵화 협상 개시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수전 손튼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대행이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미 행정부 내 엇갈린 대북 접근법을 이용해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비핵화 세부 내용을 논의하는 실무급 협상부터 신속히 열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손튼 전 대행을 이조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대북 협상이 어려운 과정을 거치고 있는데요. 미 행정부 내 이견 때문인 것으로 보시나요?

손튼 전 차관보 대행) 행정부 내 이견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더 대 리더’ 방식의 외교에 중점을 두고 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부적인 것에 중점을 두는 실무급 협상에 들어가야 합니다. 이 두 가지 접근법이 대립해 왔다는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기자) 그런 접근법이 대북 협상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십니까?

손튼 전 차관보 대행) 북한도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상대하는 ‘리더 대 리더’ 방식을 선호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해야 앞으로 논의될 비핵화 단계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북한은 협상에 나서지 않기 위해, 미국에서 이렇게 두 갈래로 나누어진 접근법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기자) 미 행정부 내 미-북 협상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무부에서 활동하실 당시 대북 협상이 시작되는 전후 과정을 모두 지켜보셨는데, 현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시죠?

손튼 전 차관보 대행) 국가안보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모든 이들이 북한의 비핵화에 회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민주,공화 양당 모두 북한의 비핵화에 갈수록 회의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매우 보수적인 진영에서도 북한과의 과정이 진행되는 방식에 대해선 만족하면서도,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에 대해선 갈수록 회의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자) 향후 대북 협상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손튼 전 차관보 대행) 북한의 비핵화를 이뤄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긴 합니다. 미국이 북한과 외교의 길을 걷게 돼 매우 기쁩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의 지렛대는 약화되고 있는 반면, 북한의 지렛대는 강화되고 있어 우려됩니다.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될수록 미국은 북한과 비핵화의 세부적인 내용을 논의하는 데 불리해집니다.

기자) 대북 협상이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고 지적하셨는데요.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협상을 개시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손튼 전 차관보 대행) 정말 모르겠습니다. 저희도 할 수 없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직접 김정은과 다시 만나면 미-북 협상이 개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바로 이런 것이 협상 개시를 위해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은 좋은 신호가 아닙니다.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종류의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할 경우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십니까?

손튼 전 차관보 대행) 긴장으로 가득 찼던 관계로 다시 돌아가게 될 겁니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이 마련돼야 합니다. 한국 정부를 비롯해 다른 모든 파트너들도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무엇인가 하도록 만들지 못한다면 현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으며 다시 긴장 상태로 돌아갈 것이라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전 손튼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대행으로부터 미-북 비핵화 협상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이조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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