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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CSIS "북한 미신고 미사일 시설 13곳 확인"


민간 위성업체 '디지털 글로브'가 촬영한 '삭간몰' 미사일 기지 모습. 사진제공=디지털 글로브/CSIS
민간 위성업체 '디지털 글로브'가 촬영한 '삭간몰' 미사일 기지 모습. 사진제공=디지털 글로브/CSIS

북한이 신고하지 않은 미사일 기지 13곳을 현재 운영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북한이 이런 시설에 미국과 한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감추고 있다며, 앞으로 비핵화 협상에서 신고와 폐기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약 20개로 추정되는 북한의 미신고 미사일 기지 중 13곳의 위치와 가동 여부를 확인했다고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밝혔습니다.

CSIS는 한반도전문 웹사이트 ‘비욘드 패럴랠’에 12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탈북자와 미 정부, 국방, 정보 당국자와의 인터뷰 등 광범위한 자체 연구를 통해 이 같은 정황을 발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미사일 기지는 비무장지대와의 거리를 기준으로 가장 전방에 있는 전술(Tactical)벨트와 중간 지역의 작전(Operational)벨트, 그리고 가장 후방의 전략(Strategic)벨트 등 3구역으로 나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술 벨트'에 있는 황해북도 '삭간몰' 미사일 기지를 주목했습니다.

황해북도 봉산군과 서흥군, 연탄군이 교차하는 지점에 있는 삭간몰 기지는 비무장지대에서 북쪽으로 85k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일부 언론은 종종 이곳을 '지하 미사일 보관 시설'로 소개하지만, 북한 인민군 전략미사일사령부 산하로 화성-5호, 6호 등 스커드 계열의 단거리 미사일 부대가 배치됐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입니다.

또 중거리탄도미사일 등 고성능 미사일도 쉽게 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습니다.

삭간몰 기지가 처음 건설된 시기는 1991년 1993년 사이. 당시 7개의 지하 시설, 차량 운행이 가능한 미사일 지원 시설, 막사 등으로 조성됐고, 1단계 공사가 끝난 뒤 27개의 스커드 미사일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2010~2011년 사이 진행된 2단계 공사를 통해 막사와 창고 시설, 온실고 등이 확충됐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셉 버뮤데즈 연구원은 위성사진 판독 결과 삭간몰 기지는 일부 시설 재정비가 진행되는 등 현재까지 운영 중이며, 잘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민간 위성업체 ‘디지털 글로브’가 3월 29일에 촬영한 해당 지역의 위성 사진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삭간몰' 기지 이외에, 위치와 가동 여부를 확인했다고 주장한 나머지 기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습니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2011년 집권한 김정은 위원장이 실전훈련과 작전 수행태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북한 인민군에 광범위한 변화를 주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2013년 북한 핵과 탄도미사일을 운용하는 전략미사일사령부를 전략군사령부로 재편했고, 많은 미사일 기지에서 중요한 인프라 구축 작업이 진행됐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군은 전략상 미사일 발사장과 기지를 분리해서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 확인된 미사일 기지는 발사 시설은 아니지만, 비상시에는 발사 장소로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의 미사일 기지는 통상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이 운영하는 미사일 기지와 외관상 큰 차이를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대부분 산악 지역에 있으며, 큰 건물이 드물고 도로가 미비하며, 대개 각종 시설을 연결하는 지하 터널을 갖추고 있다는 겁니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북한은 서해 미사일 기지 해체로 언론의 관심을 얻었지만, 이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미사일 기지에 미국과 한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감추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번에 확인된 미사일 기지들은 추후 미-북 비핵화 협상에서 신고, 검증, 폐기의 대상에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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