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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북한, 제재 장기화로 경제난 가중...기름값 오르고, 외화벌이 기업들도 어려움


지난해 7월 평양의 한 주유소에서 봉사원이 유조차 옆을 지나가고 있다.

매주 월요일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시간입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가 1년 이상 계속되면서 북한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명절 때면 주민들에게 나눠주던 술과 과자 같은 특별공급이 사라지는가 하면 기름 값이 오르고 외화벌이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요.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해 11월 29일 북한은 미 본토 공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형을 발사했습니다. 당시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조선중앙방송] ”김정은 동지는 새 형의 화성-15형 발사를 지켜보면서 오늘 비로서 국가 핵 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 위업이 실현됐다고 선포하였다.”

그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즉각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그날 열린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중국에 대해 대북 석유 공급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녹취: 헤일리 대사] “Major supplier of that oil is China. In 2003, China actually stopped the oil to North Korea, soon after North Korea came to the table.”

그러자 중국도 마침내 북한에 대한 석유 공급을 줄이기로 결정했습니다. 중국은 12월 채택한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397호를 통해 원유 공급을 연간 400만 배럴로 제한하고, 휘발유 등 정제품 공급 상한선을 50만 배럴로 묶었습니다.

중국이 북한에 대한 송유관 꼭지를 잠그자 평양의 기름값은 폭등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4월만 하더라도 평양 시내 연유판매소(주유소)에서 휘발유 가격은 kg당 6천원 선이었습니다. 그러나 12월 말에는 2만원으로 3배이상 뛰었습니다. 그러자 평양에는 문을 연유판매소가 생겼으며 화물을 지방에 보낼 수가 없어 장마당 상인들도 어려움을 겼었습니다.

기름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자 북한은 20여척의 유조선을 동원해 불법 해상 환적에 나섰습니다. 환적이란 남의 눈을 피해 몰래 기름을 옮겨 싣는 것을 말하는데, 북한이 동중국해 해상에서 중국이나 러시아 선박 등으로부터 기름을 밀수하는 겁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월에서 5월까지 모두 89 차례에 걸쳐 해상 환적을 통해 정제유를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통해 북한은 지난 8개월간 80만 배럴 이상의 기름을 확보한 것으로 보입니다.

해상 환적으로 석유가 들어오자 북한의 기름값은 다소 떨어졌습니다. 북한 내부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일본 `아시아 프레스'에 따르면 올 10월22일 현재 북한의 휘발유 가격은 kg당 1만4천원 선입니다. 1월에 비해서는 다소 떨어졌지만 지난해 봄보다는 2배이상 오른 겁니다.

문제는 이렇게 해상 환적으로 몰래 기름을 들여와도 북한의 휘발유, 디젤유 같은 정제유 수요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의 김경술 박사는 지적했습니다.

[녹취: 김경술] “여전히 모자랍니다. 북한이 원유를 정제한 것도 있고 밀수로 도입한 것도 시장에 풀린 것인데, 제재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볼 수는 없죠, 유엔 제재위원회에서 본 것은 북한의 연간 수요량은 연간 5백만 배럴 된 것으로 본 것이죠.

대북 제재의 효과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는 북한의 광물 수출입니다. 북한은 ‘석탄으로 먹고 산다’고 할 정도로 광물 수출 비중이 큽니다. 석탄과 철광석은 총 수출의 40%를 차지하며, 금액으로는 10억 달러에 이릅니다. 또 석탄 수출로 번 돈이 노동당과 군부, 국영기업, 돈주, 장마당, 광부 호주머니에 들어가야 경제가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석탄 수출이 중단되면서 북한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수출을 못해 돈이 들어오지 않는데다 상당수 광부들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는 겁니다. 북한 경제 상황에 밝은 일본의 주간 동양경제 후쿠다 케이스케 부편집장입니다.

[녹취: 후쿠다] ”그 쪽에서 사업을 하는 중국 비즈니스맨의 말을 들어보면, 힘들다, 광산업은 힘들다고 들었습니다. 수출을 못하고 사람들을 고용,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다고 들었습니다.”

또 탄광 운영을 통해 물자를 조달하던 북한 군부도 큰 타격을 입었다고 북한 통일전선부 간부 출신 탈북민 장진성 씨는 말합니다.

[녹취: 장진성] ”군 경제가 심대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왜냐면 군에 석탄독점권을 줬는데, 석탄을 팔아야 외화로 군복이나 군수물품을 사올 수 있는데, 이게 끊기니까, 군 경제가 망가졌다는 애기를 들었습니다.”

북한의 외화벌이 수단인 북-중 임가공과 섬유합작공장들도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그 동안 수 만 명의 북한 여성 근로자들이 중국 단둥과 훈춘에 있는 섬유단지에서 일하면서 외화를 벌었는데, 제재가 강화되면서 보따리를 싸서 귀국했다는 겁니다.

북한의 외화사정은 한층 빡빡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그 동안 석탄과 무기 수출, 관광, 개성공단, 섬유 임가공, 해외 노동자 송금 등 5-6개 경로로 외화를 조달해 왔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수출길이 막혔으며 연간 9천만 달러를 벌이들이던 개성공단도 2016년 2월 폐쇄됐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북한의 지난해 수입은 37.8억 달러였으나 수출은 28억 달러에서 17억 달러로 전년 대비 37%나 감소했습니다.

외화난은 명절 특별공급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북한 정권은 지난 수십년 간 김일성 주석의 생일(4.15)이나 당창건 일 (10.10)에는 쌀과 술, 그리고 과자 등을 주민들에게 나눠줬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아무런 특별공급이 없었다고 탈북자 출신인 김흥광NK 지식인연대 대표는 말했습니다.

[녹취: 김흥광] “9.9절에 특별 식량 공급을 줄려고 하면 해외에서 쌀을 사들여와야 하는데,달러로 쌀을 사오기 싫으니까, 밑에 시도군,공장,기업소에 명절 상품을 공급하라는 명령을 떨구는 것으로 땜을 했죠, 결국 명절에 손가락을 쪽쪽 빨았다고 해서 저희도 맘이 안 좋았어요.”

중국에서 물자 수입이 안되면서 물가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다시 김흥광대표입니다.

[녹취: 김흥광]”식량이 올랐구요, 수입품이 밀가루, 설탕 이런 게 올랐고, 소고기, 돼지고기도 전월대비 6% 올랐고, 수산물 가격은 7-8% 올랐구요.”

이밖에도 한국 중앙일보는 재정난에 시달리는 북한 당국이 지난해 11월 전기 요금을 kwh당 3원에서 30원으로 10배나 올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제재로 인해 크고 작은 공장과 기업소도 잘 안 돌아 가고 있습니다. 김책제철소가 돌아 가려면 철강 생산에 필요한 코크스를 중국에서 사와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은 제재로 인해 코크스를 수입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공장이 잘 돌지 않는다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 지도에서도 확인됩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평안북도 신의주 방직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자재와 자금 노력 타발만 한다”며 공장 관계자들을 질책했습니다.

[녹취: 중방] “이 공장에서는 보수도 하지 않은 마구간 같은 낡은 건물에 귀중한 설비들을 들여놓고 건물 보수를 땜때기식으로 하고 있으며…”

흥미로운 것은 석유와 석탄 수출 같은 북한의 대외 경제 부문을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는 겁니다. 지난 9월 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TV에는 평양의 고층 건물과 아파트가 비춰졌습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시내 대동강수산물 식당을 찾았을 때는 가족과 함께 외식을 하러 나온 주민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제재에도 불구하고 환율도 큰 변화가 없습니다. 게다가 평양의 상점에 가보면 라면을 비롯해 북한이 자체적으로 만든 여러 신제품을 볼 수 있다고 일본의 후쿠다 케이스케 씨는 말합니다.

[녹취: 후쿠다]”많이 늘었습니다.특히 식품,일용품,소비품이 많이 늘었는데, 역시 원자재가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국내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활용하는 건데..”

이처럼 북한경제는 겉으로 보기에 제재로 인한 영향이 별로 없고 몇몇 분야에서는 오히려 경제가 좋아진 것 같은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2012년 집권한 이래 장마당을 양성화하는 등 나름대로 시장경제 요소를 받아들인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현재 제재는 북한 핵 문제와 미-북 관계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 동안 미국에 대해 주로 종전선언을 요구해온 북한의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요즘 들어서는 종전선언 보다는 제재를 풀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지난 9월29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언급한 내용입니다.

[녹취: 리용호] ”제재가 우리의 불신을 증폭시키는 것이 문제입니다. 미국이 신뢰조성에 치명적인 강권의 방법에만..”

또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제재 완화를 통해 핵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에 지난 15일 프랑스 파리에서 언급한 내용입니다.

[녹취: 문재인]: “핵을 내려놓으면 내려놓을수록, 또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이 핵에 의존하지 않고도 북한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신뢰를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 하기 전까지는 제재를 풀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한 정치 유세장에서 대북 제재가 풀리려면 먼저 비핵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 haven’t take sanctions, I wanna take off sanction quickly but they rid of nukes…”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핵 신고와 검증을 통해 대북 제재 해제에 나설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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