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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대북제재 해제 아직 일러...실질적 조치 더 필요”


지난 27일 유엔 안보리에서 '비확산과 북한'을 주제로 장관급 회의가 열렸다.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대북 제재는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제재 완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에 대한 제재 해제를 위해선 핵 시설의 가동 중단 등 실질적인 조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제재 완화가 비핵화를 촉진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 관련 시설이 여전히 가동 중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제재 해제를 논의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밝혔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무기 실험을 중단했지만 미래의 역량까지 줄인 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So to me, the real important step they need to take now...”

따라서 제재 완화 혹은 관련 논의가 있으려면 북한이 먼저 고농축 우라늄과 플라토늄 생산을 중단해야 한다고 브라운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북한의 핵무기가 줄어들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When the US talks about denuclearization, it is focused on the number of nuclear weapons that North Korea possesses...”

베넷 연구원은 미국이 말하는 비핵화는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의 숫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전반적인 한반도 상황의 긍정적인 진전만을 놓고 제재 완화를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약속과 달리 핵무기 숫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을 긍정적인 것으로 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풍계리 핵 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을 해체했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 스스로가 지난해 이들 무기 개발이 끝났다고 선언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이는 더 이상 관련 무기 실험이나 시험장이 필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불필요한 시설에 대한 해체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To me, that means Kim should surrender the 5-9 nuclear weapons the North has likely made in 2018...”

베넷 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제재 해제 등 미국의 새로운 조치를 원한다면 2018년에 생산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5~9기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폐기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래리 닉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위원도 비핵화에 중대한 조치가 취해지기 전까지 제재 해제가 이뤄져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닉시 연구위원] “In other words, to begin to a process to limit...”

북한이 핵탄두와 고농축 우라늄을 포함한 핵 물질을 감축하고 핵 관련 생산시설을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닉시 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이미 지난해 11월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사실을 강조하면서, 불필요한 시설을 폐기한 것이 제재 해제의 조건이 될 순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달 30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유엔 안보리가 “핵실험과 로켓 시험발사를 문제삼아 제재 결의를 쏟아냈다”면서 이 실험들이 중지된 지 1년이 다 된 현 시점까지 제재는 해제되거나 완화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에서는 안보리의 대북 결의가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겨냥해 채택된 만큼, 북한의 관련 무기 실험 중단에 맞춰 제재도 완화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총회 연설 등을 통해 미국과 북한이 대화하고,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의 진전에 맞춰 제재 완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단으로 활동했던 윌리엄 뉴콤 전 미 재무부 선임 경제자문관은 1일 ‘VOA’에 “(2006년 채택된) 대북 결의 1718호는 제재 부과의 원인을 ‘실험’이 아닌 ‘핵 프로그램’과 ‘핵무기 개발’ 중단에 두고 있고, IAEA 재가입과 IAEA 사찰 허용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실험 중단만을 제재 해제의 근거로 삼을 수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제재 완화가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시킬 것이라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입니다.

[녹취: 고스 국장] “I think that the US should seriously...”

북한이 무언가를 할 때마다 얻는 게 있다는 점을 알게 해야 하며, 이는 미국의 독자 제재를 푸는 데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겁니다.

고스 국장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이번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북한이 비핵화를 모든 과정의 마지막에 두고 있는 점이 명확해졌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미국은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전체 과정의 도입부에 두고 있다는 큰 차이가 있다며, 제재를 논의하기 전에 ‘비핵화’의 일치된 접근법부터 찾아야 한다고 고스 국장은 강조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조정관도 “북한과 다음 단계에 대한 합의를 이룬다면 미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제재 유예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f there’s an agreement on the next step, then the US should...”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제재의 목적은 무언가를 얻어내는 것이라며, 제재 완화와 북한의 행동을 서로 맞교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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