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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우라늄 농축' 경고...홋카이도 6.7 지진 고립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 원자력청 대변인이 핵 합의를 한 해 앞둔 지난 2014년 기자회견하고 있다. (자료사진)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 원자력청 대변인이 핵 합의를 한 해 앞둔 지난 2014년 기자회견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을 또 한번 밝혔습니다. 일본에 큰 지진으로 200명 가까운 사상자와 실종자가 발생했고요. 지난 3월 영국에서 일어난 ‘이중 스파이’ 독살 기도 사건 용의자들이 기소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우라늄 농축 재개 의사를 밝혔다고요?

기자) 네. 2015년 맺은 핵 합의를 유지하는 데 실패하면, 즉각 우라늄 농축 작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이란 원자력청이 밝혔습니다. 베흐루즈 카말반디 대변인은 “합의 이전으로 돌아가는 정도가 아니다”라면서, “그 이상 높은 수준을 추구할 것”이라고 어제(5일) 관영 IRIB 방송에 밝혔는데요. 핵 합의 당시보다 기술을 발전시켰다고 강조하고, “이 나라의 핵 활동은 유리한 흐름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먼저, 우라늄을 농축한다는 게 어떤 작업인가요?

기자) 우라늄은 핵무기를 만드는 핵심 원료인데요. 자연 상태로는 무기화할 수 없습니다. 핵 분열로 폭발을 일으키는 요소가 적게 들어있기 때문인데요. 핵 분열이 잘 일어나는 수준으로 높이는 작업을 ‘우라늄 농축’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높은 기술이 필요한 일 아닌가요?

기자)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우라늄을 원심분리기에 넣고 빠르게 돌리면 되는데요. 동위원소 별로 질량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종류가 비슷한 장소에 모입니다. 그 중에 필요한 원소만 추려내면 되는 건데요. 이란 원자력청은 지금도 자체 인터넷 홈페이지나,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같은 곳에 원심분리기 시설 영상을 게시해놨습니다. 언제라도 고농축 우라늄 추출이 가능하다고 홍보하는 중입니다.

진행자) 2015년 핵 합의에 따라, 이란이 이런 작업을 못하게 건가요?

기자) 아예 못하게 한 건 아니었고요. 농축 비율에 제한을 뒀습니다. 이란은 핵 합의 전까지 20% 농축 우라늄을 보유했는데요. 핵 합의에서 3.67%로 제한했습니다. 발전소 연료봉에 넣어 사용할 수 있는 수치가 3%에서 5% 정도인데요. 핵 에너지를 평화적 목적으로만 쓸 수 있게, 합의에서 강제한 겁니다. 그 이상 고농축 우라늄을 만들 수 있는 원심분리기는 봉인을 씌웠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재개할 수 있다고 한 건, 합의 이전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합의 이전에 가졌던 20% 우라늄이 아니라, 더 높은 비율의 고농축 우라늄을 만들 수 있다고 이란 측은 강조했는데요. 비율을 계속 높여, 80%에서 90%까지 가져가면 핵 무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진행자) 왜 이런 의사를 밝힌 건가요?

기자) 경제적 압박이 커지는데 대한 반발로 주요 매체들은 풀이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미국이 핵 합의에서 탈퇴하고, 제재 부활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는데요. 프랑스 에너지회사 ‘토탈’을 비롯한 유럽 기업들이 속속 현지 사업을 철수하고 있고요.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 와중에 이란 통화인 리알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극심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번 주 달러 대비 환율이 14만 리알에 이르러, 사상 최고 수준이 됐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이란이 유럽을 상대로 핵 합의를 지켜내라고 요구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오는 11월 4일까지 해법을 찾으라고 요구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남은 주요 핵 합의 당사국들이 “미국의 제재를 상쇄할 방안을 이때까지 마련해야 한다”고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관영 매체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왜 11월 4일로 시한을 둔 겁니까?

기자) 그 때가 미국 정부의 2단계 제재 부활 시점입니다. 1단계로 지난달부터 달러와 항공기 거래 등을 제한했는데요. 11월 4일 제재가 재개되는 2단계 대상 품목에는 원유가 포함돼 있어서, 에너지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이란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중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란과 대화나 협상을 안 하나요?

기자) 이란과 조건 없이 정상회담 할 수 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란 측은 ‘핵 합의 복귀가 우선’이라며 거부했는데요. 이달 말 유엔 총회 일정 중에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할 예정입니다. 이란 관련 현안이 의제인데요. 미국은 이란 대표가 참석할 수 있게 하고, 발언권도 보장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진행자) 이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회의 일정 자체를 비난했습니다. 유엔주재 이란 대표부가 성명을 냈는데요. 이란 문제를 의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하는 것을 놓고, “미국이 안보리를 납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안보리를 이란에 반대하는 행사로 만들려는 목적”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제재 부활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강한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결의 2231호를 통해 핵합의 이행을 보장했는데도, 미국은 안보리 결의를 무시하지 않으면 징벌하겠다고 회원국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6일 일본 홋카이도 아쓰마에서 긴급구호대가 지진 피해를 수습하고 있다.
6일 일본 홋카이도 아쓰마에서 긴급구호대가 지진 피해를 수습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일본에서 큰 지진이 났군요?

기자) 현지 시간으로 오늘(6일) 새벽, 일본 북부 홋카이도에서 규모 6.7의 강진이 일어났습니다. 최대 진도 7의 진동이 발생했다고 일본 기상청이 발표했는데요. 홋카이도에서 진도 7이 관측된 것은 진도를 기록하기 시작한 지난 1996년 이후 처음입니다. 도 전체에 전기 공급이 끊긴 가운데, 인명피해가 속속 집계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피해가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사망자 7명이 확인됐다고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조금 전 기자회견에서 발표했습니다. 이 밖에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실종자가 30명을 넘고, 부상자는 140명 이상인데요. 도내 모든 화력발전소 가동이 중단되면서 거의 300만에 이르는 가구가 정전됐습니다. 홋카이도에 전기공급을 정상화하려면 최소한 1주일이 걸릴 것으로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이 예상했습니다.

진행자) 전기가 없으니, 산업 활동도 멈췄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삿포로증권거래소가 종목 매매를 중단했고요. 모든 공장설비와 상점들도 가동을 멈췄습니다. 경제활동이 사실상 마비된 건데요. 교통 문제도 커지는 중입니다. 도내 모든 공항이 폐쇄됐고요. 홋카이도와 본섬을 잇는 ‘신칸센’ 고속철도를 비롯한 대부분 간선 교통도 운행을 중단했습니다. 전기도 끊기고 교통이 막히면서 지역 전체가 고립된 실정입니다.

진행자) 홋카이도면 일본 열도 가장 북쪽이죠?

기자) 맞습니다. 남쪽엔 불과 엊그제, 21호 태풍 ‘제비’가 지나면서 큰 피해를 남겼는데요. 북쪽에서 지진이 이어지면서, 전체적으로 일본 경제에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현지 언론이 전망하는 중입니다.

진행자) 일본 경제에 어떤 타격을 주는 겁니까?

기자) 우선, 산업설비들을 재가동시키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잇따른 재해가 생산과 관광을 저해시키고, 농산물 가격을 높여 경제의 다양한 측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닛세이 기초 연구소’ 측이 현지 언론에 지적했는데요. 관광객 수도 크게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오늘(6일) 지진으로 일본 북부 거점 공항인 홋카이도 신치토세공항이 폐쇄됐는데요. 남쪽의 간사이 국제공항도 태풍 침수 때문에 아직 정상 운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진이 난 홋카이도는 인기 관광지죠?

기자) 맞습니다. 홋카이도는 지난해 역대 최다 관광객 수를 기록할 정도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였고요. 앞서 태풍 피해를 입은 간사이 중심도시 오사카는 외국인 관광객 30% 이상이 방문하는 곳입니다.

진행자) 남쪽에서 태풍, 북쪽에선 지진 피해가 났는데, 중부 지역은 괜찮습니까?

기자) 도쿄도를 포함한 중부 일대에서도 피해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작지만 태풍으로 인한 바람과 비 피해가 있었는데요. 각 지역 시민들은 저마다 태풍과 지진 현장 사진,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고 있습니다. “재난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들이 일본에선 현실이 되고 있다”는 사회연결망(SNS) 글이 높은 공감 수를 얻는 중입니다.

지난 3월 3일 영국 솔즈베리역 인근 폐쇄회로TV 카메라에 잡힌 '이중스파이 독살기도' 용의자 알렉산드르 페트로프와 루슬란 보쉬로프.
지난 3월 3일 영국 솔즈베리역 인근 폐쇄회로TV 카메라에 잡힌 '이중스파이 독살기도' 용의자 알렉산드르 페트로프와 루슬란 보쉬로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영국이 ‘러시아 이중간첩' 독살 기도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인 용의자들을 기소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영국 정부는 5일, 전직 러시아 간첩과 그의 딸을 살해하려고 한 혐의로 러시아인 2명을 기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영국 검찰은 용의자들이 러시아 최고위층으로부터 명령을 받고 움직이는 러시아군 정보요원들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이중간첩 독살 기도 사건이 어떤 사건인지 잠깐 짚고 가죠.

기자) 네, 러시아 정보국(GRU)에서 근무하다 영국 해외정보국(M16)으로 전향한 러시아인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율리아가 지난 3월 초, 영국 남부 솔즈베리의 한 공원 의자에 앉아있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는데요. 영국 당국은 수사 결과, 스크리팔 부녀가 냉전 시대 구소련이 군사용으로 개발한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노출된 것으로 결론짓고, 러시아 정부가 이 사건에 개입했다고 비판해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러시아는 이런 개입설을 줄곧 부인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영국 정부가 정보를 조작하고 러시아를 고립시키려 한다며 음모라고 맞섰는데요. 이후 양국 관계는 외교관 맞추방 등으로 갈등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테레사 메이 총리도 검찰 당국의 사실을 확인했다고요.

기자) 네, 메이 총리가 5일 영국 의회에서 수사 진척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메이 총리는 당국이 지목한 러시아인 2명은 'GRU'로 알려진 러시아군 정보기관 소속 장교라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러시아 정부는 정부 기관 중의 하나인 GRU의 무모하고 공격적인 행위에 대해 반드시 설명하고, GRU의 행동을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영국 검찰이 용의자들의 이름과 얼굴도 공개했습니까?

기자) 네, 영국 검찰은 용의자들이 둘 다 40대로, 알렉산드르 페트로프와 루슬란 보쉬로프로라는 이름의 여권으로 영국에 입국했다고 밝혔습니다. 당국은 또 이들이 모스크바를 출발, 영국에 입국해 솔즈베리로 향하기까지 행적을 보여주는 감시 카메라 영상도 공개했는데요. 영국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스크리팔 부녀가 살던 집 현관문에 노비촉을 뿌린 후 몇 시간 후 모스크바로 돌아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는 영국 당국의 기소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 외무부는 5일, 영국이 제시한 러시아인들의 이름과 사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평가 절하했습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 고문도 비슷한 어조로 영국 정부를 비난하면서 영국이 왜 이런 일을 하고 있으며, 어떤 종류의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용의자들이 둘 다 지금 러시아에 있으니까, 결국 궐석 기소를 한 셈인데요. 그렇다면 이들의 신병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현재 영국 정부는 이들에 대해 '유럽 체포영장(European arrest warrant)'을 발부했는데요. 유럽연합 회원국들에 적용되는 영장인 데다가 러시아 헌법은 자국민의 인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용의자 신병 인도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영국 정부도 러시아 정부에 용의자들의 신병 인도를 요청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궐석 재판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영국 검찰은 이들 용의자에 살인 공모 혐의 외에 화학무기 불법 소지와 사용 혐의도 적용하고 있는데요. 영국 검찰 측은 현실적으로 유죄선고를 받아낼 충분한 증거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이들을 기소하는 것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되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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