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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트럼프, ‘강온양면’ 전략으로 대북 협상 이어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한과의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강온 양면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복잡하게 얽힌 북 핵 문제를 ‘트럼프 식’ 협상법으로 풀어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나는 인내심이 강한 사람이고,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지만, 상황은 바뀔 수 있다.”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미-한 연합군사훈련 재개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지금은 훈련에 큰 돈을 쓸 필요가 없다며 선을 긋기도 했습니다.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 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3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그 만의 특유한 협상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I think it comes out of his book, ‘The Art of the Deal’. I think it’s keeping Kim Jong Un off balance. He’s practicing unconventional experimental top-down diplomacy and he’s really engaging in this of himself, leading this very much by himself.”

트럼프 대통령은 저서 ‘협상의 기술’에서 밝혔듯이 독특한 ‘톱다운’ 외교를 펼치며 자신이 모든 것을 주도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북한 문제를 복잡한 '체스 보드'에 비교했습니다. 미국과 역내 동맹 문제, 미-한 간 대북 외교 협력, 남북 사업, 미-러 관계와 미-중 무역 분쟁까지 여러 사안이 복잡하게 얽혀있다면서, 대통령이 여기에 '트럼프 식' 협상 기술을 적용해 김정은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일련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대북 협상이 어떻게 교착상태에 놓이게 됐는지 보여준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입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It’s the reflection of how the denuclearization talks with North Korea stalled. Last week, when he canceled Pompeo’s trip, for the first time, he admitted that that talks are not going well. He had previously claimed after Singapore, it was total success, North Korean threat is gone. And even a month ago, he blamed the fake news media for lying about him not being happy with the pace of negotiation.”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크게 성공했고 대북 위협도 사라졌다고 단언했지만, 지난 주 폼페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취소하면서 처음으로 북한과의 대화가 잘 진행되지 않고 있음을 인정했다는 설명입니다.

또 지난 달에는 더딘 대북 협상에 대통령이 불만을 갖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비난했지만, 결국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북 협상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한다고 해서, 실패로 간주할 수는 없다는 것이 한반도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패트릭 크로닌 신안보센터 아시아태평양 안보소장은 미 행정부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의미 있는 비핵화 조치를 (북한에) 요구할 것이라며, 앞서 ‘성공’을 선언한 것이 시기상조였듯, 지금 ‘실패’를 예견하는 것도 이르다고 강조했습니다.

[크로닌 소장] “It is premature to predict failure just as it was earlier premature to declare success. The US will continue to insist on meaningful denuclearization steps as the necessary ingredients moving forward.”

맥스웰 선임연구원도 북한과의 대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스티븐 비건 신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역할에 주목하면서, 그가 북한의 9.9절 행사 이후 평양이나 판문점을 방문해 북한과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대통령의 신임을 얻고 있는 비건 대표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협상을 벌일 것이라는 겁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 My assessment is that we will see Stephen Beigan goes to Pyongyang or Panmunjum probably in coming weeks, after Sep.9th, and the discussions will continue, because I think it’s in everybody’s interests that continues even Kim Jong Un’s.

그러면서 70년을 끌어온 북한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다면서 인내를 갖고 미-북 협상을 지켜볼 것을 당부했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미-북 협상이 답보상태에 놓인 것은 맞지만, 협상을 위한 노력은 해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협상을 이어가되, 과거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We still can try negotiations, but if we remain in negotiations, we have to make sure we get a lengthy and very clear detail agreement rather than all the previous agreement which fails because they were very vague and short didn’t include robust verifications.”

애매모호하고 검증절차가 결여돼 실패했던 합의문이 아닌, 길고 명확하며 구체적인 합의를 북한으로부터 확실히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대통령이 지지부진한 미-북 협상 속도를 중국 탓으로 돌린 것은 북-중 관계를 오해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It reflexes the misunderstanding of North Korea and Chinese relationship. Certainly, China is responsible North Korea’s foreign trade and could do more to implement required UN sanctions, but China doesn’t control North Korea and it’s not responsible for North Korean behavior.”

전체 북한 교역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위해 더 많은 것을 할 수는 있겠지만, 중국은 북한을 조정하거나 북한의 행동에 책임을 지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따라서 미-중 간 무역 분쟁과 북 핵 협상 사이에도 큰 연결 고리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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