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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스포츠 세상] US오픈 테니스 대회


'전 세계 테니스 랭킹 1위' 앤디 머레이 선수가 지난 22일 뉴욕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전 세계 테니스 랭킹 1위' 앤디 머레이 선수가 지난 22일 뉴욕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세계의 다양한 스포츠 소식 전해드리는 ‘주간 스포츠 세상’, 오종수입니다. 올해로 50년째인 US오픈 테니스 대회가 지난 화요일(21일) 개막했습니다. 다음 달 9일까지 열전을 치르는데요.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이기도 합니다.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오디오] US오픈 테니스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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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은 테니스(정구)에서, 영국의 윔블던 다음으로 역사가 오래된 대회입니다. 윔블던과 프랑스 오픈, 호주 오픈과 함께 세계 4대 주요 토너먼트인데요. 다시 말해 테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메이저’ 대회이자 ‘그랜드슬램’ 대회 중의 하나입니다.

매년 여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데요. 메이저 대회 가운데 순서상으로,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윔블던에 이어 US오픈이 마지막으로 진행됩니다. 이번 대회는 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 대회이자 US오픈 50주년, 상징성이 높아서 어느 때보다 우승 경쟁이 치열한데요.

남자부 톱 시드는 지난해 우승자, 스페인의 라파엘 나달이 차지했습니다. 2번 시드는 올해 초 호주오픈에서 개인 통산 메이저 20승을 달성한 스위스의 로저 페더러가 받았는데요. 두 선수 모두, 이번에 누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최상의 기량을 갖췄습니다.

이어서 3번 시드는 2009년 우승자인 아르헨티나의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 4번과 5번은 독일의 알렉산더 즈베레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빈 앤더슨에게 각각 돌아갔습니다.

대진표를 짤 때, 잘하는 선수끼리 처음에 맞붙는 걸 막기 위해, 객관적 기준에 따라 순서를 매겨 분산시키는데요. 이 순서를 ‘시드(seed)’라고 합니다.

여자부 최고 시드는 루마니아의 시모나 할렙, 2번은 덴마크의 카롤라인 워즈니아키가 받았습니다. 이어서 지난해 우승자인 미국의 슬로언 스테픈스가 3번인데요. 미국의 유명한 ‘테니스 자매’, 비너스와 세레나 윌리엄스는 16, 17번에 차례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보수적인 스포츠인 테니스에서, US오픈은 가장 개혁적인 대회로 꼽힙니다. 남자부와 여자부 상금을 똑같은 액수로 처음 책정한 대회가 US오픈인데요. 1973년 US오픈이 남녀 차별을 없앤 뒤에도, 시간이 한참 흐른 2000년대 들어서야 다른 메이저 대회들이 뒤따랐습니다. 호주오픈은 2001년, 프랑스오픈 2006년, 윔블던은 2007년에 상금 차별을 철폐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 선수도 선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남자부의 정현이라는 스물두 살 대학생(한국체대)인데요. 이번 대회 23번 시드를 받았습니다. 시드가 배정됐다는 건, 강자로 인정받았다는 뜻이죠. 한국인이 테니스 메이저 대회에서 시드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현은 올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4강까지 올라 세계적으로 주목받았습니다. 4강전에서 로저 페더러와 겨뤘지만, 경기 도중 발바닥 물집 때문에 기권했는데요. 부상으로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건너뛰었기 때문에, 이번에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주목됩니다.

정현보다 높은 시드를 받은 아시아 선수도 있습니다. 일본의 니시코리 케이가 21번에 올랐는데요. 니시코리는 지난달 윔블던에서, 아시아 출신으로 유일하게 8강에 올랐습니다. 8강전에서 세르비아의 노박 조코비치와 맞붙었는데요. 당시의 좋았던 경기 감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이번 대회에서 더 높은 성적을 장담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37년 전인 1881년 출범한 ‘US 내셔널 챔피언십’ 대회가 US오픈의 뿌리입니다. 그러다가 1968년 제1회 US오픈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었는데요. 시작부터 남다른 기록을 남겼습니다. 첫 우승자가 흑인이었는데요. 당시만 해도 흑인이 테니스를 하는 경우가 흔치 않았습니다. 주인공은 미 육군 초급장교로, 직업 테니스 선수도 아니었던 아서 애쉬였는데요.

유명한 직업 선수 톰 오커를 결승전에서 물리쳤습니다. 하지만 애쉬는 US오픈 첫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고도, 상금 1만4천 달러를 한 푼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직업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인데요. 대신 출전 비용 280달러만 실비로 정산 받아 웨스트포인트 복무지로 복귀했습니다.

당시 1만4천 달러였던 US오픈 우승 상금은, 올해 남·녀부 각각 380만 달러로 올랐습니다. 50년 만에 300배 가까이 뛴 건데요. 작년보다도 10만 달러가 오른 액수입니다.

상위 입상자들에게 주는 상금을 모두 합치면 5천300만 달러에 달하는데요. 테니스 역사상 가장 큰 규모라고 US오픈 조직위원회 측은 설명했습니다. 1대 1로 겨루는 단식의 경우, 본선 첫 경기에서 져도 5만4천 달러를 받고요. 한 경기를 이겨 2회전에 나가면 9만3천 달러를 확보합니다.

US오픈 50주년을 기념하는 만큼, 뉴욕주 퀸스 대회장 주변에서 3주간에 걸쳐 다양한 행사를 치르는데요. 역대 우승자 50명을 조직위원회가 초청했습니다. 남자 27명과 여자 23명을 현장에서 기념하는데요. 제1회 US오픈 결승전에서 아서 애쉬에게 패했던 톰 오커도 테니스 팬들에게 인사합니다.

지난 화요일(21일) 개막일에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지휘하는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 앤드루 퓨스텔이 동료들과 우주에서 테니스 대결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9월 US 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싱글 결승전에 출전한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케빈 앤더슨(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이긴 후 환호하고 있다.
지난해 9월 US 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싱글 결승전에 출전한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케빈 앤더슨(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이긴 후 환호하고 있다.

‘주간 스포츠 세상’, 알쏭달쏭한 스포츠 용어를 알기 쉽게 설명해드리는, 스포츠 용어 사전입니다. 테니스는 다른 구기 종목들보다 점수를 따지는 방식이 조금 복잡한데요.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게임(game)’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0점을 뜻하는 ‘러브(love)’에서 15, 30으로 점수를 높여가다, 먼저 40점을 기록하면 한 ‘게임’을 따게 됩니다. 상대가 다섯 게임을 얻기 전에 여섯 게임을 채우는 쪽이 ‘세트(set)’를 가져가는데요. 한 경기(match)는 보통 3세트나 5세트로 승부를 가립니다.

남자부의 경우, US오픈을 비롯한 메이저대회와 올림픽에서 5세트를 겨루고요, 그 밖에 프로대회는 대부분 3세트로 진행합니다. 여자부 경기는 모든 대회에서 3세트입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50주년을 맞은 US오픈 테니스 개막 소식 전해드렸고요. 테니스 점수 계산 방식도 알아봤습니다. 끝으로 노래 들으시겠습니다. 더위가 한풀 꺾였다지만, 아직도 한낮의 해는 뜨겁죠? ‘태양의 또 다른 하루’, ‘Another Day of Sun’ 전해드립니다. 다음 주에 더 재미있는 이야기 가져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오종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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