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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25% 관세' 동시 발효...미 "이란 핵포기 압박"


지난 7일 중국 동부 장쑤성 장자강 항에서 인부들이 화학제품 포대를 하역하고 있다.
지난 7일 중국 동부 장쑤성 장자강 항에서 인부들이 화학제품 포대를 하역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중국이 오늘(23일) 자로 160억 달러어치 상대방 제품에 25% 관세를 동시 발효시켰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은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확실히 포기하도록 압박을 강화하겠다고 미 당국자가 밝혔고요. 이어서 유럽에서 홍역이 퍼지고 있는 이야기,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이 서로 고율관세를 매기기 시작했군요?

기자) 네. 미국 정부가 동부시간으로 오늘(23일) 0시 이후 통관하는 중국산 수입품 279개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160억 달러어치인데요. 지난달에 먼저 발효시킨 340억 달러어치를 합쳐 500억 달러 규모로 커졌습니다. 중국 정부도 오늘, 같은 시점에 160억 달러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발효시켰는데요. 중국이 미국에 매기는 신규 관세 대상 품목도 똑같이 500억 달러 규모가 됐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담화도 냈다고요?

기자) 네.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다고 상무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밝혔습니다. 미국의 오늘 조치는 “명백히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하면서, WTO 분쟁조정기구에 가져가 잘잘못을 가릴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중국으로서는 부득이 필요한 반격을 할 수밖에 없다”고, 보복 관세로 맞서는 이유도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오늘(23일)부터 새로 관세를 매기는 중국산 제품은 어떤 것들입니까?

기자) 반도체와 전지(배터리), 전기자동차, 고속철도, 화학제품 관련 품목들입니다. 중국 정부가 차세대 기술 육성 사업으로 추진하는 ‘중국제조 2025’에 해당하는 것들인데요. 미국 정부는 이 ‘중국제조 2025’가, 미국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고, 기술이전 강요를 비롯한 ‘불공정 무역 관행’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달 초 고율 관세 대상 품목으로 확정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새로 관세를 부과하는 미국산 제품들은 어떤 거죠?

기자) 석탄, 의료기기, 위스키, 오렌지 주스, 그리고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등 333개 품목입니다. 미국이 기술제품에 집중한 반면, 중국은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것들에 고율 관세를 매기는 게 다른데요. 할리데이비슨은 새로 부과되는 관세를 피해 미국 밖으로 생산 시설을 옮길 계획을 밝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 통상 당국자들이 지금 워싱턴에서 협상 중이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데이비드 멀패스 미 재무부 차관, 왕셔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각각 이끄는 대표단이 무역 대치를 풀기 위해 어제(22일)와 오늘 이틀 일정으로 협상하고 있는데요. 협상 진행 상황이 알려진 게 없는 가운데, 양측이 고율관세를 동시에 부과하면서 ‘무역전쟁’이 가열되고 있다고 주요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협상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대치 상황이 풀릴 수 있는 건가요?

기자) 기대가 높지는 않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에 앞서, “큰 성과가 나올 걸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는데요. 언론도 비슷한 시각입니다. 최종 의사 결정권을 가진 고위급이 협상단에 없기 때문에, ‘생산적인 대화를 했다’는 정도로 공동 성명을 내고 마무리될 것으로 블룸버그 통신은 예상했는데요. 다시 말해, 미국 쪽에서 윌버 로스 상무장관, 중국 쪽에서 류허 국무원 부총리가 주도한 지난 5 ·6월 협상보다 대화의 급이 낮아진 게 기대감을 낮추는 주된 요인입니다.

진행자) 양측이 서로 총 500억 달러어치 고율관세를 부과한 상황에서, 협상에 성과가 없다면 어떤 일이 진행되나요?

기자) 미국은 2천억 달러어치 추가 관세를 예고한 상태입니다. 공청회를 비롯한 사전 절차를 밟고 있는데요. 이르면 다음 달 말 발효시킬 것으로 일부 경제 매체들이 예상하고 있습니다. 대상 품목은 이전 조치들과 많이 다릅니다. 옷가지와 미용용품, 자전거, 야구장갑 같은 생활용품들과 정어리, 마늘, 양배추 등 식품까지 망라됐는데요. 그래서 미국 소비자들의 ‘무역전쟁’을 실감하게 되는 것은 물론, 중국의 산업 전반에 보다 폭넓은 타격을 입힐 것으로 점쳐집니다. 그런데, 중국은 미국산 수입량이 연간 1천억 달러 정도로, 훨씬 작기 때문에 여기에 마땅히 대응할 방법이 없는 형편입니다.

진행자) 그럼, 중국이 불리한 상황인가요?

기자) 그런 시각이 많습니다. 미국에 맞서는 상황이 오래갈수록 어려워지는 쪽은 중국이라는 지적이 내부에서도 나오는 중인데요. 경제성장과 내수가 둔화하고 부채가 누적되는 실정에, 실효성이 적은 WTO 심판만 기다리고 있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볼 땐 어떤가요?

기자) 미국은 지금 경제가 수년 새 최고 호황입니다. 그래서 중국과 통상 대치의 부담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경제 매체들은 보는데요.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 때까지는 중국에 대한 압박을 끌고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이스라엘을 방문한 존 볼튼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2일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엘을 방문한 존 볼튼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2일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이란에 압박을 강화하겠다, 미 당국자가 밝혔군요?

기자) 네. 이란이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미국은 “최대의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어제(22일) 밝혔습니다. ‘최대의 압박’, 영어로 ‘maximum pressure’라는 말은 미국 정부가 북한에 대해서도 자주 써온 용어인데요. 핵 개발을 비롯한, 이란의 도발적 행위들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주요 매체들이 해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볼튼 보좌관 발언 내용, 구체적으로 들어보죠.

기자) 이날(22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대 이란 제재의 효과가 예상보다 분명하고 강력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2015년 당시의 제재로 돌아가는 수준에 머무르지 않겠다”고 덧붙였는데요. 지난 2015년 체결된 ‘이란 핵 합의’로 풀어줬던 제재를 재개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 이상의 조치를 이란에 가하겠다는 말입니다. 미국은 핵 합의에서 올해 초 탈퇴하고, 이란에 제재를 부활시키고 있는데요. 과거 제재에 여러 가지 예외로 뒀던 사례들도, 이제는 인정하지 않겠다고 볼튼 보좌관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압박을 높이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볼튼 보좌관은 이란이 “1979년 이래 국제 테러의 돈줄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핵 합의로 제재가 풀리면서 이란 정부가 형성한 새로운 자산이 핵 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 테러활동에 쓰일 가능성을 지적했는데요. 이런 가능성을 강도높은 압박을 통해 원천 차단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진행자) 볼튼 보좌관이 예루살렘에는 왜 간 겁니까?

기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중동 정책 전반을 논의하기 위해 현지를 찾았습니다. 이란 문제 외에 시리아, 터키 이야기도 나왔는데요. 경제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터키에 15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카타르 군주의 계획을 "회의적으로 본다"고 볼튼 보좌관은 밝혔습니다. 터키가 어려움에서 “즉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2년여째 억류중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를 풀어주는 것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볼튼 보좌관 발언에 어떤 반응이 나왔나요?

기자) 이란 측은 격한 어조로 반발했습니다. “미국이 이란을 해할 경우, 미국과 그 주요 동맹국인 시온주의정권(이스라엘)이 표적이 될 것”이라고 이슬람 고위 성직자 아흐마드 하타미가 어제(22일) 연설했는데요. 이어서, 미국의 대 이란 정책을 ‘독재’로 규정하고, “이란과 이슬람권 전체가 독재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의 일반 국민들은 지금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나요?

기자) 이란 국민들은 고립감을 심하게 느끼고 있다고 오늘(23일) 워싱턴포스트가 소개했습니다. 미국의 제재 부활 1단계 조치로, 이달 초부터 달러, 금, 항공기 거래 등이 제한됐는데요. 이후 이란인들이 외국행 항공권을 끊는 비용이 세 배로 뛰었습니다. 이렇게 나라 밖으로 나가기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리알화 가치까지 폭락했기 때문에 “감옥에 갇힌 것 같다”고 30대 테헤란 주민은 이 신문에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을 비난하는 건가요?

기자) 물론 반미 여론도 있습니다. 이슬람 성직자들이 주도하는데요. 하지만, 이란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훨씬 더 큰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란 국민들이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은, 제재보다는 경제 운용 실패에서 원인을 찾는 게 타당하다는 이야기로 워싱턴포스트가 정리했는데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이달 초 이례적으로, 하산 로하니 정권의 경제 실정을 질책하기도 했습니다.

영국 남웨일스의 모리스톤 병원에서 10개월 된 아기가 홍역 예방주사를 맞고 있다.
영국 남웨일스의 모리스톤 병원에서 10개월 된 아기가 홍역 예방주사를 맞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최근 유럽에서 홍역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유럽 지역에서 홍역 발병 사례가 급증해 10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경고했습니다. WHO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럽 지역의 홍역 감염 환자는 성인과 어린이 합쳐 4만1천 명에 달하는데요. 이는 지난해 동안 보고된 환자 수의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입니다. 2017년 보고된 환자 수는 2만4천여 명이었습니다.

진행자) 홍역 때문에 사망한 사람도 있다고요.

기자) 네, WHO 당국은 올 상반기에만, 유럽에서 37명이 홍역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전에 홍역 환자가 줄어들었다는 발표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6년에 보고된 환자 수는 5천300여 명으로 지난 10년간 가장 낮은 수치였습니다. 그러니까 최근 2년 사이에 홍역 환자 수가 갑자기 급격하게 늘어난 겁니다.

진행자) 유럽 지역 중에서도 특히 홍역 환자가 많이 발생한 나라가 있습니까?

기자) 1천 명 이상 홍역 감염 환자가 발생한 나라는 모두 7개국으로 프랑스, 조지아, 그리스, 이탈리아, 러시아, 세르비아, 우크라이나인데요. 이 중에서 특히 우크라이나에서만 2만3천 명 이상의 홍역 감염 환자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사망자는 세르비아가 가장 많아서 37명 중 14명이 세르비아인들입니다. 영국에서도 올 1월부터 8월까지 800명 넘는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고 영국 가디언지가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홍역 환자가 늘어난 이유가 뭘까요?

기자) WHO는 홍역 예방 접종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홍역과 볼거리, 풍진을 예방하는 'MMR 백신'이 자폐증과 연관이 있다는 1998년의 연구 논문이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현재 이 주장은 잘못된 오류로 밝혀졌고, 이런 주장을 내놨던 영국 의사는 의료 면허가 취소됐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그의 주장을 믿는 부모들이 상당히 많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완전히 잘못된, 가치 없는 연구 때문에 부모들이 자녀들의 홍역 예방 접종을 하지 않는 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홍역 환자가 갑자기 늘어난 이유, 또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WHO는 많은 부모가 안일한 마음으로 예방 접종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홍역은 특히 어린이들의 사망을 유발하는 전염성 강한 질병인데요.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쉽게 감염됩니다.

진행자) 감염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납니까?

기자) 보통 고열과 콧물, 기침, 눈 충혈, 목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요. 온몸에 발진이 퍼집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치료가 가능한데요. 하지만 1천 명의 어린이 중 1~2명이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두 차례의 백신 접종은 필수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WHO는 홍역, 볼거리, 풍진을 예방하는 MMR 백신 접종률이 95% 이상 되어야 그 사회의 전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2번은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은 보통 첫 번째 접종은 12개월에서 15개월 사이, 그리고 두 번째 접종은 4살에서 6살 사이에 맞을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요. 한번 맞으면 평생 효과가 있기 때문에 성인이 돼서 다시 맞을 필요는 없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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