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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태평양 미군 폭격 훈련"...미-터키 관계 악화 일로


지난해 12월 바시해협과 미야코 해협을 통과하는 정기순찰훈련에 참가한 중국 공군 H-6K 폭격기와 J-11 전투기. (자료사진)
지난해 12월 바시해협과 미야코 해협을 통과하는 정기순찰훈련에 참가한 중국 공군 H-6K 폭격기와 J-11 전투기.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군이 태평양에서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을 겨냥한 폭격훈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습니다. 터키가 억류 중인 목사를 풀어주지 않으면 추가 제재하겠다고 미 당국이 예고했고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불량 백신’ 파동에 관련된 고위 공무원들을 대거 처벌한 소식,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중국군이 미국과 동맹국들을 대상으로 폭격훈련을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군요?

기자) 네. 중국군이 태평양 일대에서, 미국과 미 동맹국 표적에 대한 공격을 훈련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습니다. 어제(16일) 의회에 제출한 연례 보고서에 나온 내용인데요. 중국이 경제적, 외교적 영향력과 함께 군사적 영향력까지 증대시키면서, 역내 우월한 지배력을 추구하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 내용 구체적으로 알아보죠.

기자) 중국의 공군력 확대 노력을 중점적으로 짚었습니다. 요약하면, 중국에서 되도록 먼 곳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공군의 능력을 키우고 있다는 내용인데요. 특히 “최근 3년 간 인민해방군 폭격기들의 해상작전 범위를 빠르게 넓혔고, 이에 따라 태평양 일대에 행동반경이 미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에 실제로 제시된 사례가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 8월, 중국군 최신예 폭격기 훙(H)-6K가 미야코 해협까지 진출했습니다. 미야코 해협은 일본의 오키니아와 미야코 섬 사이에 있는 좁은 바다인데요.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 분쟁해역입니다. 이 폭격기는 이 곳을 통과한 뒤 북쪽으로 진로를 틀어 오키나와 동쪽으로 향했습니다. 처음 있는 일인데요. 오키나와에는 미군 4만7천여명이 주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최신예 폭격기가 처음으로 미군 주둔지 인근 상공에 진출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민해방군은 조만간 오키나와와 괌을 포함한 태평양 서부 미군 전력, 그리고 주요 동맹국들의 방위력을 타격할 능력을 갖출 것으로 미 국방부는 전망했는데요. 특히 공군력에 ‘핵 임무’를 새로 부여하고, 장거리 폭격기에 핵 능력 탑재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그래서,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능을 갖춘 장거리 핵폭격기가, 향후 10년 내 작전 수행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이 밖에 미 국방부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나요?

기자) 중국 공군의 태평양 일대 능력 강화는 타이완의 독립 움직임을 제한하는 데도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중국은 타이완을 압박해 굴복시킬 목적으로 주변에 무력 배치도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이 밖에 중국군의 해외 기지 구축 현황과 우주 전력 증강 노력도 이번 보고서에 담겼습니다.

진행자) 중국군의 해외 기지 구축 현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 부분은 지난해 보고서에서도 상세히 짚었는데요. 아프리카 지부티에 첫 해외 기지를 만든 데 이어, 파키스탄에 두 번째 기지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중국은 당시 보고서가 나오자,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무책임한 억측”이라고 부인했습니다. “(중국과 파키스탄의) 우호협력은 제3자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반발했는데요. 올해 미 국방부 보고서는 중국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여전히 중국은 우호적이고, 비슷한 전략적 이해관계를 가진 나라에 군사 기지 건설 방안을 찾을 것”이라면서, 파키스탄을 후보지로 다시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우주 전력에 관한 부분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중국이 미국의 정보·정찰 위성을 타격할 ‘키네틱 탄도미사일’과 지상레이저, 우주궤도 로봇 등을 개발 중인 것으로 보고서가 짚었는데요. 대외적으로는 러시아와 함께 ‘우주무기금지조약(PPWT)’을 주도하는 중국이, 대내적으로는 우주 전력 향상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미 국방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에서 남중국해 문제도 거론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남중국해 곳곳의 무인도와 암초 사이를 메워, 그 위에 군사시설을 짓고 있는데요. 아시아 일대 주요 갈등 요인입니다. 인접국 필리핀 함정이나 항공기가 접근하거나, 미군이 이 일대 공역에서 순찰비행을 하면 경고방송까지 하고 있는데요. 최근에 대규모 간척사업은 중단했지만, “세 군데 주요 지점에서 시설 구축을 계속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 국방부 보고서에 대해, 중국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 정부의 반응은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를 비롯한 현지 유력 매체들은 보고서 내용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17일 터키 이즈미르에 위치한 미국인 목사 앤드류 브런슨의 자택 입구를 터키 경찰관들이 지키고 있다.
17일 터키 이즈미르에 위치한 미국인 목사 앤드류 브런슨의 자택 입구를 터키 경찰관들이 지키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터키에 새로운 제재를 가하겠다고 미국 정부가 밝혔군요?

기자) 네. "터키가 브런슨 목사를 즉각 석방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일이 더 많을 것"이라고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어제(16일)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말했습니다. 터키에 대한 추가 제재 의사를 밝힌 건데요.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터키에 경고했습니다. “우리의 훌륭한 기독교 목사를 붙잡고 있는데, 풀어달라고 한 푼도 내지 않겠다”면서 “오히려 터키와의 거래를 축소할 것”이라고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진행자) 터키에 대한 추가 제재, 어떤 내용이 될까요?

기자)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터키 국영은행인 ‘할크방크’에 대한 제재를 단행할 수 있을 것으로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가 앞서 `로이터' 통신에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터키 측은, 미국이 추가 제재하면 맞대응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루흐사르 펙칸 터키 통상장관은 오늘(17일)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앞선 제재 조치들에) 우리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대응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최근 터키에 대한 제재를 이어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쿠데타 연루단체 지원’ 혐의로 지난 2016년부터 터키에 갇혀 있는 미국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를 석방하라고 미 당국이 거듭 요구했는데요. 터키 측이 계속해서 거부하자, 최근 두 차례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여기에 터키 측이 반발하면서, 두 나라 관계가 좀처럼 풀리지 않는 양상입니다.

진행자) 앞선 두 차례 제재, 어떤 내용이었죠?

기자) 먼저, 브런슨 목사 구금 책임자인 터키 법무장관과 내무장관의 자산을 동결시켰습니다. 이어서,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두 배로 올렸는데요. 각각 50%와 20%씩 매기기 시작했습니다. 터키의 철강 수출이 사실상 막힌 데 맞춰, 터키 화폐 리라화 가치가 폭락했고요. 터키 경제 전반에 극심한 혼란이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터키는 제재에 곧바로 대응했죠?

기자) 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난 화요일(14일)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미국 전자제품 불매를 선언했고요. 다음날,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매겼습니다. 주요 세율을 두 배로 올렸는데요. 자동차에는 120%, 술에는 140% 세금을 부과했습니다.

진행자) 터키 당국은 국제 연대를 추진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미국에 맞서 다른 나라들에 도움을 청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한 데 이어, 이번 주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이어갔는데요. “미국의 제재와 고율 관세를 반대하는 데 있어서, 터키와 독일, 프랑스의 입장이 같다”고 이브라힘 칼린 터키 대통령 대변인은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혼란스럽다는 터키 경제, 지금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몇 주 동안 통화 가치 폭락으로 터키에서 외화가 급속하게 빠져나갔습니다. 최악의 경우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금융시장에 퍼졌는데요. 베라트 알바이라크 터키 재무장관은 어제(16일) 회견을 열어 “IMF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재정 지출을 억제하고 외국인 직접투자를 끌어들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이에 맞춰 터키 리라화 가치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의 추가 압박 때문에 불안감은 여전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터키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미국인 목사를 풀어주지 않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터키가 내세우는 조건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이슬람 성직자 펫흘라흐 귈렌을 송환하라고 요구하는 중인데요. 지난 2016년 쿠데타 기도를 배후조종했다고 에르도안 터키 정부가 지목한 인물입니다. 터키 측은 귈렌의 신병을 인도 받을 때까지, 미국과는 어떤 합의도 없다는 입장인데요. 반면, 미국은 브런슨 목사가 석방되지 않으면 터키와 어떤 문제도 협상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 접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진행자) 터키가 송환을 요구하는 펫흘라흐 귈렌,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이슬람 성직자이면서 학자이기도 한데요. 터키 곳곳에 서구식 교육기관들을 만들어 온건 이슬람주의를 전파했습니다. 이를 통해 터키의 시장경제와 서구식 민주주의를 정착하게 한 인물로 꼽히는데요. 1999년 신병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이주한 뒤 지금까지 펜실베이니아주 세일러스버그에 살고 있습니다. ‘쿠데타 배후’라는 터키 정부 주장에 대해서는 “1만㎞ 떨어져 있는 나를 에르도안이 아무 증거 없이 지목했다”며 반박했습니다.

지난달 중국 안후이성 황산의 질병관리센터에서 ‘창성 바이오테크놀로지’가 만든 인체용 광견병 백신 상자가 보인다.
지난달 중국 안후이성 황산의 질병관리센터에서 ‘창성 바이오테크놀로지’가 만든 인체용 광견병 백신 상자가 보인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얼마 전 중국에서 불량 백신 파동이 일어나 충격을 안겨줬는데요. 중국 지도부가 관련자들을 처벌하기로 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최고 지도부가 지난 16일 회의를 열고, 최근 발생한 '창춘창성바이오테크놀로지사'의 불량 백신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30여 명의 공직자들을 무더기 문책하기로 했습니다. 이 가운데는 부성장과 시장 등 고위 공직자들도 포함돼 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주재한 회의였다고요.

기자) 네, 시진핑 주석의 주재로 열린 중국 공산당 정치국 7인 상무위원회 회의, 즉 최고 지도부 회의였습니다. 중국 지도부는 이 자리에서 불량 백신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고 받고, 이같이 결정했는데요. 해임되는 인사 중에는 진위후이 지린성 부성장을 비롯해, 류창룽 창춘시 시장, 리진슈 지린성 공산당 정치협상회의 부주석 등 고위 공직자들이 여럿 포함돼 눈길을 끕니다.

진행자) 중국 지도부가 그만큼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중국 의약품 감독 당국이 창춘창성바이오테크놀로지사에 대한 불시 검사에서 데이터 조작 등 심각한 위반을 발견한 지 한 달여 만에 내려진 결정인데요. 중국 정부가 비교적 신속하게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국민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정부에 대한 불신이나 반발로 확산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또다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고요.

기자) 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5일 발표한 건데요. 중국 국무원이 이번 창성바이오 불량백신 사건을 조사한 결과, 이 회사에서 생산한 DPT 백신 두 가지 제품, 거의 50만 개, 총 49만9천800개에 이르는 백신이 기준 미달인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종전에 알려진 약 25만2천 개의 2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더 많은 아이들이 피해를 봤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국무원에 따르면 이번에 새롭게 드러난 불량 백신 제품은 약 25만 개인데요. 이 중 10분의 1 정도는 안후이성에서 판매됐고요. 나머지는 산둥성에서 팔렸습니다. 앞서 판매된 다른 제품 25만여 개는 전부 산둥성에서 팔렸습니다. 그러니까 무려 50만 명에 달하는 아이들이 불량 백신을 접종 받은 셈입니다.

진행자) 불량 백신을 맞은 어린이들은 어떤 치료를 받고 있습니까?

기자) 국무원은 첫 번째 불량 백신을 맞은 어린이들을 상대로 보충 접종을 시행해 이 중 76%가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당국은 나머지 아이들을 대상으로 보충 접종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 정부는 관련 법에 따라 관계자를 엄격히 처벌할 방침인데요. 하지만 정부의 이런 방침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앞서 수 십 명의 피해 아동 부모들은 책임자 처벌, 백신 관련 법안 마련 등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는데요. 중국에서 이런 시위는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종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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