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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러시아 신규 제재...트럼프 "EU자동차 25% 관세"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새로운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불법 전산활동에 관한 건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유럽연합(EU)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매기겠다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확인했고요. 이어서, 베네수엘라 경제 위기로 주변국가들에 혼란이 퍼지고 있는 이야기,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러시아에 새로운 제재를 단행했군요?

기자) 네. 러시아의 개인 2명과 기업 1곳, 그리고 슬로바키아 업체 1곳을 제재 대상에 올렸습니다. 미 재무부가 어제(21일) 성명을 냈는데요. 불법 전산활동과 관련해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 회사가, 제재를 회피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신규 제재 사유를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제재 사유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죠.

기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벨라-마린’, 그리고 슬로바키아에 있는 ‘라크노 SRO’라는 회사인데요. 미국 정부가 지난 6월 제재를 단행한 러시아 기업 ‘다이브테크노 서비스’를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이브테크노 서비스는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해킹(불법 전산침입)으로 개입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잠수용품을 제공한 회사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 발표에 러시아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번 조치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 고집스럽고 편협하며 공격적인 미국의 접근법일 뿐”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당일(21일) 성명을 냈는데요. “러시아는 이익을 해치지 않기 위해 여기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불법 전산활동에 대해 미국이 제재한 게 처음이 아니죠?

기자) 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 러시아 당국이 해킹 등으로 개입한 사실을, 미 수사당국이 확인하면서 제재가 이어졌습니다.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임기 말부터 외교인력 추방 등 조치와 함께, 수 차례 제재를 단행했는데요. 불법 전산활동 외에 다른 제재 사유도 있습니다. 지난 3월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이중스파이 독살 시도 사건과 관련, 이달 초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치명적인 생화학무기를 자국민에 사용했다”며 신규 제재를 가했고요. 어제(21일)는 북한을 도운 러시아 업체들에 대한 제재도 동시에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에도 러시아의 불법 전산활동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선 올해 중간선거가 열리는데요. 이를 노리고, “러시아 해커가 미국 내 보수 성향 싱크탱크(정책연구단체) 해킹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알려졌습니다. 미국 정보기술기업 마이크로소프트가 월요일(20일) 발표한 내용인데요. 러시아 당국은 즉각 관련성을 부인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떤 해커에 대해 이야기 하는지, 우리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3월 독일 북부 볼프스부르크의 폭스바겐 공장에서 제조된 차들이 최종 품질 검증 단계를 거치고 있다.
지난 3월 독일 북부 볼프스부르크의 폭스바겐 공장에서 제조된 차들이 최종 품질 검증 단계를 거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유럽연합(EU)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말했군요?

기자) 네. “유럽연합에서 미국으로 오는 모든 자동차에 25%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밝혔습니다. 어젯밤(21일) 웨스트버지니아주 선거 유세 연설 내용인데요. EU 측과 통상 갈등을 봉합하고, 무역 장벽을 없애자고 합의한 지 약 한 달 만에, 다시 강경한 입장을 내놓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 달 전에 미국과 EU가 어떤 합의를 했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과 장클로드 융커 EU집행위원장이 지난달 25일 백악관에서 회담했는데요. 자동차 관련 품목을 제외한 산업 전반에, 무관세 무역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를 위해 당장 협상을 시작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했고요. 협상 기간에는 양측이 신규 관세 부과도 하지 않는다고 융커 위원장이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자동차 관세도 유보되는 것으로 이해됐고요. EU는 미국산 콩과 천연가스 수입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실무 당국자도 어제(21일) 자동차 관세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연기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관련 보고서가 이달 안에 나올지 불분명하다”고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어제(21일)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밝혔는데요. EU뿐 아니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참가국들과 통상 협상을 진행중인데, 여기 자동차 문제도 들어있기 때문에 일정이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로스 장관 발언이 알려진 직후, 미국 정부의 자동차 관세 부과 의지가 약해진 것으로 일부 언론이 해석했습니다.

진행자) 언론 해석을 트럼프 대통령이 뒤집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점을 못박진 않았지만, 자동차 관세 부과 방침을 분명히 한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EU산 자동차 관세 계획을 밝히면서, 실무적으로 검토하라고 관계 당국에 지시했는데요. 근거는 미국의 국가 안보를 해치는 품목을 수입 제한할 수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 입니다. 그래서 미 당국이 보고서를 만드는 중인데요. EU 측과 유럽 자동차 회사들은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어제(20일) 발언에 대한 시장 반응, 어떻습니까?

기자) 유럽 자동차 회사들의 주가가 줄줄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오늘(22일) 독일증시에서 BMW는 전날 대비 장중 1.70% 빠진 가격에 거래 중이고요. 이탈리아증시에서는 피아트 주가가 장중 1.02% 떨어졌습니다. 반면, 미국 회사들은 올랐는데요. 포드는 미국 뉴욕증시에서 어제(21일) 1.44%나 오른 채 장을 마쳤고요, 제너럴모터스(GM)도 0.38% 상승했습니다.

진행자) EU 당국 반응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 대한 구체적인 반응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같은 날 대통령은 강경 발언을 하고, 실무 당국자는 대화를 강조했기 때문에, 미국 정부의 대 EU 협상 전략으로 보는 쪽이 많은데요. 경제전문지 ‘포천’은, 트럼프 대통령이 악역을 맡고, 로스 장관이 선한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자동차 관세가 기정 사실화되면 미국의 협상력을 훼손할 수도 있을 것으로 해설했습니다.

진행자) EU 외에도, 미국과 무역 대치중인 곳들이 있죠?

기자) 네. 우선 중국이 있습니다. 올봄부터 고율관세· 보복관세를 주고받으며 무역 마찰이 커지는 중인데요. 미-중 양국은 내일(23일), 서로 160억 달러어치 상대방 제품에 신규 관세를 발효시킵니다. 이런 가운데 두 나라 차관급 통상대표단이 오늘과 내일 이틀 동안 워싱턴에서 협상을 진행합니다.

진행자) 협상에선 무슨 얘기를 합니까?

기자) 공식적으로 의제가 공개된 건 없는데요. 중국의 환율 조작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파악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엊그제(20일)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위’ 대표 사례로, 환율 조작을 다시 한번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중국이 시간을 끌 것이라, 이번 협상에 큰 기대를 안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그런데 별다른 합의를 못 본 지난 5· 6월 협상과는 달리, 이번엔 작더라도 성과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진행자) 긍정적인 전망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환율조작과 지식재산권 침해 등 ‘불공정 무역행위’들을 줄곧 부인했던 중국이, 이번엔 다른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일부 경제 매체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미국과의 대치가 실물 경제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고, 이게 시진핑 주석 지도력에 흠집을 내고 있는 상황이라, 갈등을 어떻게든 풀어야 할 형편이라는 건데요.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실무 대표단 만남에서 핵심 쟁점들을 해소할 대강의 얼개를 짜 놓고, 11월에 양국 정상이 만나 협상을 타결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EU와 중국 짚어봤고요. 다른 곳은 어떤가요?

기자) 미국은 또한, 캐나다· 멕시코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개정협상 중인데요. 멕시코와는 협상이 잘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내일(23일)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양국 간 합의점을 마련했다는 발표를 할 것으로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는데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케빈 하셋 위원장은 “멕시코와의 무역협상 타결이 훨씬 더 가까워졌다"면서 "다음은 캐나다 차례”라고 월요일(20일) CNBC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베네수엘라 이주민들이 20일 페루 리마의 이민사무소 밖에서 임시 체류 허가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베네수엘라 이주민들이 20일 페루 리마의 이민사무소 밖에서 임시 체류 허가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경제 파탄으로 베네수엘라 국민의 탈출이 이어지면서 주변국들도 지금 비상이 걸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상 최악의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탈출 행렬이 이어지면서, 브라질, 에콰도르, 페루 등 주변국들이 삼엄한 국경 단속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에콰도르의 경우,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입국한 베네수엘라 국민이 50만 명이 넘는데요. 그런데 8월 첫째 주에만 3만 명에 달해 지금 초비상이 걸려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일부 지역은 비상사태까지 선포했다고요.

기자) 네, 에콰도르는 베네수엘라와 직접적으로 국경을 맞대고 있지는 않은데요. 하지만 많은 베네수엘라 사람들이 베네수엘라와 접경한 콜롬비아를 거쳐 에콰도르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에콰도르 정부는 지난주 콜롬비아 접경지역인 3개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고요. 또, 합법적인 여권 제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전에는 여권 대신 다른 형태의 신분증만 제시하면 입국이 가능했습니다. 페루도 8월 25일부터 합법적인 여권을 소지한 베네수엘라 사람만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브라질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브라질도 마찬가지입니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 19일, 120명의 병력을 국경 지역에 배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브라질에서는 전날(18일) 일부 브라질인이 무리를 지어 베네수엘라인들을 공격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베네수엘라인들의 안전 위협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브라질 관영 매체는 베네수엘라인들이 먼저 브라질 상인을 공격한 사건이 발생하는 바람에 흥분한 브라질 사람들이 베네수엘라인들을 공격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사건 후 1천200여 명의 베네수엘라인들이 자국으로 달아났지만, 일부는 다시 돌아왔습니다.

진행자)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는 한때 남미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의 하나로 불리던 곳 아니었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오히려 1970~80년대에는 콜롬비아나 페루, 칠레 같이, 정정 불안을 겪던 나라 국민들이 기회의 땅으로 생각하던 남미 최대 부국이었는데요. 하지만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에 이어 니콜라스 마두로 현 좌파 정부가 선심성 정책을 남발하면서 국가 경제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고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제 유가마저 하락하면서 지금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극심한 식량난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범죄 급증 등을 견디지 못하고 나라를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도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5월 야당의 선거 불참과 부정 의혹 속에 재선에 성공했는데요. 미국 정부는 마두로 정권이 독재 정치로 국민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있다며 베네수엘라 정부에 대해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베네수엘라 정부는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기자) 극심한 인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해 화폐 개혁을 단행하고 20일부터 새 화폐를 선보였습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베네수엘라 화폐인 '볼리바르(Bolivar)'에서 0을 5개 떼어내, 화폐 가치를 90% 이상 떨어뜨렸는데요. 이렇게 가치 절하된 새 통화는 '볼리바르 소베하노(Bolivar Soberano)라는 새 이름으로, 암호 화폐인 '페트로'와 연동됩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또 최저 임금을 액면가 기준으로 60배 인상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 조치는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된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화폐 개혁이나 최저 임금 60배 인상, 국가적으로 큰 정책인데요. 너무 즉흥적이라는 비판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두로 대통령도 그런 지적을 의식한 듯, 지난주 이를 발표하면서 이는 결코 밤사이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마법의 공식(Magic Formula)' 은 순전히 우리의 생각과 분석에서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마두로 대통령의 화폐 개혁이 당장의 위기를 모면할 수는 있어도, 더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저 임금 60% 인상도 간단한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90일 동안 정부의 지원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고용주들은 직원들의 임금을 줄 만큼의 충분한 돈이 없다며 충격에 빠져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이 올해 말까지 100만%에 육박할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내놔 우려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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