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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한국 외교부 “남북연락사무소 대북 제재와 무관...예정대로 개소”


노규덕 한국 외교부 대변인. (자료사진)
노규덕 한국 외교부 대변인. (자료사진)

한국 정부는 개성에 설치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유엔의 대북 제재를 훼손하지 않는다며, 예정대로 개소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연락사무소 개설이 남북관계에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정부의 독자적인 추진 방침에는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서울에서 이연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부의 노규덕 대변인은 23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를 정부가 생각하고 있는 일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노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제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도 공동연락사무소를 정부가 생각하는 일정대로 추진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정부는 연락사무소 개소가 대북 제재의 목적을 훼손하지 않도록 미국 측과 긴밀한 협의로 개소를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연락사무소에 대한 모든 물자와 장비, 전력 공급은 사무소 운영과 우리 인원들의 편의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며, 북한에 어떠한 경제적 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므로 이는 대북 제재의 목적을 훼손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노 대변인의 이같은 발언은 연락사무소 개소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단 하에 일단 예정대로 이달 중 개소를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다음주 중에 연락사무소 개소식을 개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는 4.27 남북정상회담의 합의사항입니다. 남북한은 판문점 선언에서 당국 간 협의를 긴밀히 하고 민간 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해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 지역에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지난 15일 8.15 경축사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상호대표부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 앞으로 상호대표부로 발전하게 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사상 최초로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며칠 후면 남북이 24시간 365일 소통하는 시대가 열리게 될 것입니다.”

당초, 한국 정부는 지난 17일에 연락사무소의 문을 열 계획이었지만, 미국에 요청한 대북 독자 제재 및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적용의 예외 인정과 관련해 결론이 나지 않으면서 개소가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국립외교원의 김현욱 교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를 남북관계의 획기적 진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김현욱 교수] “연락사무소를 서울과 평양에 설치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개성에 설치한다는 것은 한국과 북한이 정상적인 국가 간의 관계로 변환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니까 그런 면에서 상당히 중요한 진전이 될 수 있겠죠.”

하지만, 김 교수는 한국 정부의 독자적인 추진 움직임이 앞으로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한 조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북한 비핵화 속도 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이견을 보이는 것이 연락사무소 개설 문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김현욱 교수] “비핵화 이전에 남북관계가 이렇게 발전되고 그러면 어쨋든 미국의 대북정책과 한국의 대북정책이 속도가 달라지는 것잖아요.”

아산정책연구원의 최강 부원장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남북 간 대화창구의 제도화 상설화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최강 부원장] “예를 들어 무력 충돌이 생기거나 위기 상황이 생겼을 때도 대화가 지속될 수 있는 창구가 개설된다는 것이고, 또 매일 매일 지속되고 있는 남북관계의 교류와 협력을 모니터링하고 그 때 그 때 발생하는 문제들을 협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한다고 볼 수 있죠.”

최 부원장은 북한은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교류협력에 중점을 둘 것 같고 한국은 긴장 완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지만 핵 문제 같은 핵심적인 문제를 다루지는 못하는 한계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대북 제재 예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연락사무소를 개소하려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녹취: 최강 부원장] “한미간에 신뢰가 돈독하고 협의가 잘 진행돼 왔다면 제가 볼 때 (제재 면제 문제는) 그냥 넘어갈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최 부원장은 대북 제재와 압박과 관련해 미국과 한국 사이에 여전히 이견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핵심적인 문제인 비핵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관계가 일방적으로 진전을 이룰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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