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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국방수권법 서명...FBI, '반트럼프' 메시지 보낸 요원 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3일 뉴욕주 포트 드럼 육군부대를 방문하고 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3일 뉴욕주 포트 드럼 육군부대를 방문하고 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서명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13일) 국방수권법안에 서명했습니다. 지난 대선 기간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관련된 메시지로 논란이 된 연방수사국(FBI) 요원 피터 스트럭 씨가 해고됐습니다. 몇몇 오토바이 생산 공장을 외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할리데이비슨사를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비난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수권법안에 서명했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 어제(13일) 뉴욕주 포트드럼(Fort Drum)에 있는 제10 산악사단에서 국방수권법안에 서명했습니다. 대통령은 이날 장병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이번 국방수권법이 미군에 있어서 역사상 가장 중요한 투자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 is the most significant..”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 법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연방 상원과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국방수권법안은 모두 7천160억 달러 규모입니다.

진행자) 그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국방수권법이 2019 회계연도 국방예산이 되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이 법을 근거로 ‘지출안’을 만들어야 하는데요. 이 ‘지출안’이 바로 정식 예산입니다.

진행자) 예산안을 만드는데, 두 단계를 거치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에서는 12개에 달하는 ‘지출안’을 만들기 전에 근거가 되는 수권법을 먼저 만듭니다. 올해 국방수권법은 암으로 투병 중인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 이름을 따 ‘존 매케인 국방수권법’으로 명명됐습니다.

진행자) 새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에서 눈길을 끄는 항목이라면 뭘 들 수 있을까요?

기자) 먼저 중국 기업 ZTE에 대한 제재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상원이 마련한 법안에는 ZTE에 대한 제재를 푸는 걸 무효로 하는 조항이 들어갔는데, 하원과 상원이 단일안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이 항목을 없앴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ZTE를 제재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ZTE가 통신장비를 불법으로 북한과 이란에 팔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국 정부가 올해 4월 미국 기업이 ZTE와 거래하지 못하게 했는데요.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는 ZTE에 거액의 벌금을 물리고, 경영진 교체를 조건으로 제재를 풀어줬습니다. 하지만, 새 국방수권법은 연방 정부 부처가 ZTE나 화웨이 같은 중국 기업이 만든 통신장비를 구매하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진행자) 국방수권법이 정부 부서가 중국 업체가 만든 통신장비를 못 사게 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중국 업체 장비를 쓰면 국가안보에 해를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국방수권법은 또 외국 자본의 미국 내 투자가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감시하는 군사위원회 기능을 강화했는데요. 이 항목도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으로서는 떨떠름한 조항일 수밖에 없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상무부가 이와 관련해 어제(13일) 성명을 냈는데요. 미국 측이 중국 투자자들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중국 외교부도 성명을 냈는데요.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방수권법이 처리됐다면서 중국에 불리한 내용이 담긴 것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방수권법에서 터키 관련 항목도 눈길을 끌던데 이 부분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네. 최첨단 F-35 전투기를 터키에 인도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이 터키와 갈등을 빚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터키의 러시아산 지대공 미사일 구매와 미국인 목사 억류 문제로 두 나라가 긴장 상태에 있습니다. 미국이 터키에 인도를 중단한 F-35 전투기는 스텔스 기능을 가졌는데요. 스텔스 기능은 적 방공망에 포착되지 않는 기술을 말합니다. 터키는 F-35 전투기 100대를 구매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밖에 이번 국방수권법에서 주목할 만한 항목으로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군인 급여가 인상된 것이 먼저 눈에 띕니다. 2.6% 인상됐는데요. 이렇게 많이 오른 건 9년 만이라고 합니다. 또 육해공군, 그리고 해병대 병력을 1만5천 명 이상 늘리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군 전력 강화 부문은 어떤가요?

기자) 네. F-35 전투기 77대 구매 예산, 신형 함정 13척 건조 예산도 들어갔습니다. 또 신형 스텔스 전략 폭격기 B-21 제작, 신형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건조, 미사일 방어체제(MD) 확충 예산도 포함됐습니다.

피터 스트럭 씨가 지난달 하원 법사위원회와 정부개혁감독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청문회에서 증언했다.
피터 스트럭 씨가 지난달 하원 법사위원회와 정부개혁감독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청문회에서 증언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그간 언론 보도에 자주 오르내린 피터 스트럭 FBI 요원이 결국 해고됐군요?

기자) 네. 스트럭 씨 변호인은 FBI가 스트럭 씨를 해고했다고 어제(13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스트럭 씨는 그간 중앙 정치권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스트럭 씨는 FBI 선임 요원으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 개인 이메일 사용 수사, 그리고 러시아 스캔들 조사에 참여했는데요. 내연 관계에 있던 FBI 변호사와 논란이 된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나 문제가 됐었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이 주고받았다는 메시지는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내용이었죠?

기자) 네. 2016년 8월 당시 연인이었던 리사 페이지 변호사와 주고받은 문자였습니다. 페이지 씨가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을 우려하니까 스트럭 씨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막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이 문자를 두고 공화당 측에서는 연방 법무부와 FBI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생각을 가지고 수사에 임한다고 비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스트럭 씨는 지난 7월 하원 청문회에 나와서 문제가 된 메시지가 직설적이기는 했지만, 특정 후보나 정당을 겨냥한 말은 아니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그냥 개인적인 생각에 불과했다는 해명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의 언행을 우려하는 견해를 표현한 것이었고, 자기 생각이 FBI 조사에 영향을 미칠 수 없고 영향을 주지도 않았다고 스트럭 씨는 설명했습니다. 한편 법무부 감찰실 조사에서도 몇몇 요원의 정치적 편향성이 관련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해고에 대한 스트럭 씨 측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변호인은 해당 조처를 비난하면서 이는 FBI 관례뿐만 아니라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이 의회에 설명한 것과도 다르다고 반발했습니다. 레이 국장은 의회 청문회에서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스트럭 씨 문제를 처리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해고가 너무 과하다는 얘기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경우엔 보통 직위가 강등되거나 60일 정직 같은 징계 처분이 나온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지난 10일 데이비드 보디치 FBI 부국장이 스트럭 요원을 해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스트럭 씨 해고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이와 관련해 어제(13일) 오늘(14일) 인터넷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요. FBI에 아직도 나쁜 사람들이 있다면서 클린턴 전 국무장관 수사와 뮬러 특검 수사를 싸잡아서 비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해고된 스트럭 씨와 문제가 있는 FBI 사람들의 범죄를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2017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오토바이 박람회에서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가 전시돼있다.
2017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오토바이 박람회에서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가 전시돼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토바이를 만드는 회사인 할리데이비슨사를 비난했군요?

기자) 네. 할리데이비슨이 일부 생산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공장 이전 검토가 정말 나쁜 조처라며, 할리데이비슨 불매 운동을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할리데이비슨은 지난 6월 유럽에 수출하는 오토바이를 만드는 공장을 해외로 옮길 수도 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할리데이비슨이 미국 회사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903년에 세워졌고요. 위스콘신주 밀워키가 본거지입니다. 전문 애호가용 오토바이를 만드는 할리데이비슨은 미국 문화를 대표하는 회사 가운데 하나입니다.

진행자) 할리데이비슨이 일부 공장을 이전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오토바이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철강과 알루미늄값이 너무 올랐기 때문에 수지를 맞추려고 그러는 겁니다. 또 유럽연합(EU)이 미국산 오토바이에 보복 관세를 부과한 것도 영향을 미쳤는데요. 할리데이비슨 측은 지난 6월 유럽 시장이 필수적인 시장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 측은 미국 판매용 오토바이 생산 공장은 이전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유럽 시장이 할리데이비슨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 되나요?

기자) 네. 지난해 유럽에서 약 4만 대를 팔았는데, 회사 전체 매출에서 16%를 차지합니다. 할리데이비슨에 유럽 시장은 미국에 이어 매출 2위 시장입니다.

진행자) 생산 공장 이전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하고 관련이 있죠?

기자) 네, 이른바 ‘무역전쟁’ 때문입니다. 미국이 몇몇 국가에서 들어오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와 10% 관세를 부과했고요. 이에 따라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가 부과되는 등 최근 ‘무역전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할리데이비슨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도입한 ‘무역전쟁’이 가져온 결과라고 볼 수 있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할리데이비슨 측은 보복관세 탓에 올해 모두 약 9천만 달러에서 1억 달러 정도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회사 측은 또 오토바이 1대당 평균 2천200달러 비용이 추가로 든다고 설명했는데요. 이렇게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자 일부 공장을 외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 있는 공장을 미국 안으로 옮겨야 한다고 집요하게 요구했는데, 할리데이비슨 결정은 대통령 요구에 반하는 조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눈길을 끄는 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 2월에 할리데이비슨 경영진과 노조 대표자들을 만나 할리데이비슨이 진정한 미국의 상징이라고 추켜세웠다는 겁니다. 하지만 올해 여름에 이 회사가 일부 공장을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절대 그래서는 안 된다고 요구한 바 있는데요. 공장 이전은 회사 종말의 시작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에 어떤 반응이 나왔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할리데이비슨 측에서는 아무런 논평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편 민주당 소속으로 위스콘신주가 지역구인 태미 볼드윈 연방 상원의원은 인터넷 트위터에 위스콘신에 있는 회사들이 트위터 글이나 무역전쟁이 아니라 더 좋은 무역협정을 원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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