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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한국 국민 89% “북한 비핵화 상당히 진전될 때까지 대북 제재 유지해야”


지난 6월 한국 서울 주재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한반도 평화 캠페인이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길거리에 전시된 4.27 남북정상회담 사진 옆으로 지나가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 국민의 압도적 다수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상당히 진전될 때까지 대북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미-북 관계가 개선돼도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해야 한다는 응답이 다수를 차지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연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한국 국민 10명 중 9명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상당히 진전될 때까지 대북 제재가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의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발표한 ‘남북관계 및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보고서’에서, 응답자의 88.8%가 ‘북한에 대한 제재가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상당히 진전될 때까지 유지돼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국민들이 여전히 북한에 대한 경계심을 유지하고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을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상대로 인식하는 응답이 과거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응답이 다수를 차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2.3%로, ‘동의한다’는 응답 32.5%의 거의 두 배를 차지했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의 김도희 조사관은 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남북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 이후 국민들의 인식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6월25일부터 28일까지 1천2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국민들이 남북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의 결과를 성공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북한 비핵화 전망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도희 조사관] “당장 무슨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든지, 아니면 그런 결과 때문에 제재를 완화해야 된다든지 그런 성급한 기대가 아니라, 앞으로 비핵화 성과와 제재가 연계돼야 한다는 형식으로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는 점이 눈에 띄었고요...”

김 조사관은 남북정상회담이나 미-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들이 나오지 않고 후속 협상에서 결정되도록 돼 있다는 점을 한국 국민들이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국민들의 이같은 태도는 남북 교류협력에 대한 견해에도 반영됐습니다.

남북 경협을 ‘즉각 재개해야 한다’는 응답은 15.6%에 그친 반면, ‘비핵화 협상의 진전에 맞추어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응답이 62.3%로 가장 많았고, ‘완전한 비핵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응답도 18.7%에 달했습니다.

다만, 금강산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해서는 각각 61%와 60.5%가 찬성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대다수는 미국과 북한 관계가 개선되더라도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미-북 관계가 진전되면 주한미군이 주둔할 필요가 없다는 데 단지 23.9%만 동의했다며, 미-북 관계가 개선되더라도 주한미군이 주둔해야 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이 동아시아 지역의 안정에 기여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조금 기여한다’ 44.7%, ‘매우 기여한다’ 44.5%로 전체의 89.2%가 긍정적인 역할을 인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바람직한 미-한 관계의 방향을 묻는 질문에 ‘미-한 동맹 강화’라고 응답한 비율이 57.6%로, ‘독자적인 외교정책 추진’ 11.9%에 비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도희 조사관은 대화 국면을 거치면서 오히려 미-한 동맹과 주한미군에 대한 공감대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김도희 조사관] “예전에 많이 언급됐던 것이,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한-미 동맹은 어떻게 될 것인가, 주한미군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런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한-미 동맹에 대한 지지도 높아졌고, 주한미군의 필요성도 많이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미-한 연합훈련 중단에 대해 반대가 53.1%로, 찬성 46.9% 보다 많았습니다.

김 조사관은 미-한 연합훈련 중단과 미-북 관계 개선 이후 미군 철수에 대해 노년층뿐 아니라 젊은 층에서도 반대가 많은 방향으로 수렴되고 있다며, 이는 대북 문제 인식에 있어 젊은층의 보수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도희 조사관] “젊은층들이 계속 핵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다 보니까 북한이나 미사일, 핵 발사 이런 문제에 상당한 위기감을 상당히 크게 느끼고, 예전과 다르게 더 보수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요.”

이 밖에 보고서는 남북관계의 궁극적 목표를 한반도 통일로 보던 과거의 시각과는 달리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와 통일은 별개라는 인식이 우세해졌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한국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발표한 ‘남북관계에 대한 인식 여론조사’에서도 북한의 비핵화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응답이 더 많았습니다.

6월29일부터 7월6일까지 1천521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 조사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43.2%로, 포기할 것이라는 응답 33.7% 보다 많았습니다.

또 최우선적인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으로 북한의 비핵화 조치(63.8%)를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평화협정 체결(38%), 남북 경제협력(31.6%), 북한의 개혁개방(27%)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서울에서VOA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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