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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중국 미북 협상 영향력’에 엇갈린 평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이 3일 양자회담울 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이 3일 양자회담울 했다.

미국 내 중국 전문가들은 미-북 협상에 중국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엇갈린 진단을 내놨습니다.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 진전을 방해하는 ‘걸림돌’이라는 비판이 있는 반면, 더딘 협상 속도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자초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지난달 31일 플로리다 탬파에서 열린 유세행사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

미국은 북한 문제를 잘 다루고 있고, 중국에 대해서도 잘하고 있다면서도, 중국이 끼어들어 방해하고 있을 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And we are doing well in North Korea, although I happen to think that we are doing so well with China that China maybe is getting in our way.”

어떤 식으로 개입하고 있는 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미-북 협상을 중국이 방해하고 있다는 식의 발언은 처음이 아닙니다.

보니 글레이저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북한 문제에 있어 전처럼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시각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글레이저 선임연구원] “I think from the perspective of the Trump administration, China is not helpful as it used to be, China is trying to develop its own relationship with North Korea, and also the Chinese are talking to the South Korean separately, there was just recently secret visit reportedly by state counsellor Yang Jae Chei to Seoul.”

북한이 비핵화에 전향적인 의지를 보이는 듯 하다가 태도를 바꾼 것은 북-중 관계의 회복 때문이라는 일각의 관측과 맥을 같이하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북 핵 협상 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중국 배후론’에 엇갈린 진단을 내놨습니다.

중국의 대북 접근을 강하게 비판해온 동북아 전문가 고든 창 변호사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중국이 미-북 협상의 ‘걸림돌’을 넘어 아예 해법 도출을 적극적으로 막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창 변호사] “China has more than just getting in the way, China has been actively blocking solutions, it has been doing that in number of ways including openly violating sanctions. They have to stop violating US sanctions and they should also stop laundering money to the North Korea.”

중국이 돈 세탁 등 대북 제재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미국을 방해하고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미국은 중국 은행에 미 금융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수십 억 달러의 벌금을 당장 부과하고 국제 금융 시스템에 아예 접근하지 못하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창 변호사는 지적했습니다.

반면 국제안보와 핵확산 전문가인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과대학 교수는 중국의 영향력 행사로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변화가 생겼다는 생각은 잘못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애초에 그런 의지를 보여준 적이 없다는 겁니다.

[녹취:나랑 교수] “The notion that Kim Jong Un’s denuclearization has taken a turn because of Chinese influence is kind of misreading the situation, I think the Trump administration, both President and Secretary Pompeo have repeatedly misread what Kim Jong Un agreed to in Singapore. Kim Jong Un never agreed to what Secretary keep saying which is the 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 of North Korea.”

나랑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의 거듭 언급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에 결코 동의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오 장관이 이 부분을 거듭 오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속도를 내지 않는 것은 반드시 중국 때문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대한 미-북 간 해석이 따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이 북한 뿐 아니라 한국에도 접근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한반도를 둘러싼 향후 안보 질서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글레이저 연구원은 특히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최근 비공개로 한국을 방문한 점을 주목하면서, 중국이 북한과의 독자적 관계를 발전시켜나가는 동시에 한국과도 따로 대화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글레이저 선임연구원]”Even President Moon talked in the past about the possibility of the peace treaty that might not include China. The Chinese very much would want to be signatory to a peace treaty, they would like to shape the future of the Korean Peninsula, so ultimately, they want better relations with both South and North than US has.”

이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과정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중국은 반드시 ‘서명국’이 되기 위해 미국이 남북한과 갖고 있는 관계보다 더 나은 관계를 가지려 한다는 진단입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대체로 중국이 미국의 북한 비핵화 노력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는 않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딘 챙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현 시점에서 자발적으로 대북 압박을 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미 행정부는 북한과 거래해온 중국 은행과 개인, 기업들의 명단을 확보한 것으로 보이며 이들을 곧 압박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녹취: 챙 선임연구원] “I don’t think China will voluntarily put additional pressure on North Korea, but the administration has apparently identified dozen banks in China that do business with North Korea as well as businessmen and corporations.”

글레이저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최대 압박’을 지지한다는 중국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국경 지역에서 북한과의 경제 활동이 감지되는 등 제재를 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글레이저 선임연구원] “The administration is frustrated that the Chinese have said that they continue to support maximum pressure, but it does appear they have been easing up on sanctions, particularly cross the border there appears to be more economic activity going on.”

나랑 교수도 중국의 소극적인 태도를 지적하면서, 이는 오히려 중국에게 승리를 안겨준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결과라고 주장했습니다. 회담을 통해 미-한 간 군사 동맹을 강화할 연합훈련 유예와 미국의 개입을 제한할 북한의 핵 보유 등 원하는 것을 얻은 중국으로서는 적극적일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녹취: 나랑 교수] “China fears North Korean collapse and desperation and US forces are on a board more than it fears that North Korea’s nuclear weapons, China has no intentions to do anything other than what they are doing it already.”

나랑 교수는 중국은 북한의 핵무기보다 북한 정권의 붕괴와 미군의 한반도 주둔을 더욱 위협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현 상황에 만족하는 중국은 이미 하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대북 조치에 나설 의도가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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