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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핵 전문가 올브라이트] “북한 핵물질 생산, 비핵화에 큰 영향 없어…영변 아닌 ‘강성’이 핵심시설”


핵 안보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

북한이 핵물질을 계속 생산해도 비핵화 과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지는 않는다고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이 밝혔습니다. 2012년 미-북 간 2.29 합의에 참여했던 올브라이트 소장은 30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핵물질 생산 중단 시점과 관계없이 비핵화 절차는 똑같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또 북한의 핵심 우라늄 농축 시설은 영변이 아니라 강성이라며, 강성의 위치를 평양 근교로 지목한 미 전문가의 최근 분석은 오류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영남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최근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이 핵 물질 생산을 멈추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핵 물질 생산은 핵무기 수가 늘어난다는 뜻이고 결과적으로 비핵화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는 것 아닙니까?

올브라이트 소장)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북한이 핵물질 생산을 멈출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핵물질을 계속 생산하는 것이 별로 놀랍지 않습니다. 아울러 농축 우라늄이나 플루토늄과 같은 핵물질을 계속 생산하는 게 비핵화를 더욱 어렵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북한이 핵물질 생산을 6개월 전에 중단했든 세 달 후에 중단하든 비핵화에 필요한 절차는 똑같으니까요.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았다면 핵물질 생산 여부가 중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미 15개에서 35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북한은 물이 담긴 욕조의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은 셈이죠. 구체적인 비핵화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기자) 하지만 북한이 핵물질을 계속 생산한다는 것은 북한의 핵무기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뜻 아닙니까?

올브라이트 소장) 북한은 1년에 최소 2개에서 3개의 핵무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높게 잡으면 1년에 5개 정도를 생산할 수 있다고 보는데요. 1년에 3개에서 5개 핵무기가 늘어나는 것이 상황을 크게 바꾸지는 않습니다.

기자) 북한은 이미 20~30개의 핵무기를 만든 경험이 있는데도 그렇게 조금씩밖에 만들지 못합니까? 핵무기를 대량생산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건가요?

올브라이트 소장) 북한의 핵 시설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현재 영변이 아닌 다른 우라늄 농축 시설의 규모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과 같은 국가들은 원심분리기나 우라늄 농축 시설을 작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또 그런 나라들은 그렇게 많은 핵무기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15개에서 35개의 핵무기만 해도 상당한 규모입니다. 이는 핵무기를 운반할 운반 체계가 뒷받침 돼야 하기 때문인데 북한에는 운반 체계가 많지 않습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보유 숫자에 대해서도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은 10기 정도로 추정합니다. 또한 ICBM을 아예 보유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죠. 핵 물질이 계속 생산되고 있다는 것에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폐기해야 할 무기가 더 많아진다는 것뿐이며 폐기 자체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북한이 신고한 시설과 무기들이 사실과 일치하는지 검증하는 과정입니다.

기자) 북한이 영변 외에 ‘강성’이라는 비밀 핵 시설을 운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처음 내놓으셨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는 최근 위성 사진 분석을 통해 강성이 평양 인근에 위치했다며 장소를 특정했는데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올브라이트 소장) 강성의 위치가 그곳이 아니라는 게 제 판단입니다. 평양 인근을 지목한 건 깊이 없는 분석이자 추측에 불과합니다. 우라늄 농축 시설이라고 보기엔 너무 작고 트럭의 교통량이 너무 많습니다. 해당 분석은 강성이라는 지역에 보안이 삼엄한 직사각형 건물이 있다는 점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뿐입니다. 저희가 강성이라는 이름을 공개한 뒤 나온 분석인데 북한에는 강성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지역이 많습니다. 저희는 해당 시설의 장소를 일부러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이 때문에 많은 오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자) 장소를 의도적으로 특정하지 않으셨지만 알고는 있다는 뜻입니까?

올브라이트 소장) 저희가 강성이라는 이름을 공개한 이유는 영변 외 다른 핵 시설이 있다는 사실을 부각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이 핵 시설에 대해 저희가 알고 있는 것을 북한에 알려주지 않기 위한 목적이었죠. 장소를 공개하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현재 한 나라가 강성을 우라늄 농축 시설로 보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이를 우라늄 농축 시설로 보고 있죠. 다른 이유는 북한이 한밤중에 갑자기 이 시설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핵 시설을 솔직히 신고하고 제3, 제4의 비밀 시설이 있는지 여부를 밝히도록 하기 위해 애매하게 이름만 공개한 겁니다.

기자) 일부 국가는 동의하지 않지만 미국은 이를 핵 시설로 확신하고 있다는 거군요.

올브라이트 소장) 네, 미국은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에 1만2천 개의 원심분리기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근 위성 사진을 통해 알려진 시설에는 이 정도 규모의 원심분리기가 들어가지 못합니다. 강성은 영변 시설보다 훨씬 큽니다. 미국보다 원심분리기 부문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는 한 나라는 북한이 보유한 원심분리기가 6천개 이상 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2천개를 보유한 영변에 비해 세 배 가까운 규모입니다.

기자)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강성의 존재를 공개한 이유는 북한에 제3, 혹은 제4의 비밀 시설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올브라이트 소장) 강성이라는 이름은 미국 정부가 아니라 제가 공개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았죠. 저는 강성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건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등에 대해 확실히 알고 있죠. 한 나라 정부가 아니라 여러 정부를 통해 정보를 얻었습니다. 당시 이들 정부는 이런 정보가 공개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제가 공개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영변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몰랐기 때문입니다. 협상 과정에서 영변 외의 비밀 시설이 포함되길 바랐습니다. 사람들이 영변만 동결하고 다른 시설은 없다고 믿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공개했습니다.

기자) 북한에 영변과 강성 이외의 비밀 시설이 있다고 보십니까?

올브라이트 소장) 저는 없다고 봅니다. 영변 핵 시설에서 원심분리기 조립을 담당했던 탈북자 등을 통해 이런 정보를 얻었는데 강성이 북한의 핵심 우라늄 농축 시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강성을 핵심 농축 우라늄 시설로 보는 다른 이유가 있는데요. 북한이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한 것은 대략 2010년입니다. 당시 지크프리트 헤커 박사에게 저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었죠. 2012년 2.29 합의를 위한 협상이 이뤄질 단계였는데 북한이 원심분리기 시설이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만 합의가 가능했었죠. 따라서 영변을 공개해야만 먼저 건설된 다른 시설(강성)을 숨길 수 있었다는 얘깁니다. 북한은 무기용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계속 가동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이런 제안을 거절했고 북한은 결국 영변을 동결하기로 합의했죠. 2.29 합의 당시 영변 외 시설에 대한 논의는 더 이상 이뤄지지 않았고 비밀 시설(강성) 존재에 대해 함구할 것을 요구 받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시설을 다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으로부터 북한의 지속적인 핵 물질 생산이 추후 비핵화 협상에 끼칠 영향과 비밀 핵 시설 존재 여부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김영남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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