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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존슨 전 NSC 비확산 국장] “성공적 비핵화 위해선 북한 과학자 참여해야”


리처드 존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비확산 담당 국장이 23일 VOA와 인터뷰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 과정엔 오래된 기술을 직접 운용해온 북한 과학자들이 참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리처드 존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비확산 담당 국장이 밝혔습니다. 북한이 과거 미국 과학자들에게 공개했던 우라늄 농축 시설은 영변 외에 다른 비밀 장소에서 준비해온 것일 수 있다며 협상 과정에서 반드시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6자회담에 미국 협상단 일원으로 참여했고 영변 핵 시설을 방문한 바 있는 존슨 전 국장을 김영남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북핵 전문가인 지그프리트 해커 박사와 함께 영변을 직접 방문하신 적이 있는데요. 당시 방문 목적을 소개해주시죠.

존슨 전 국장) 당시 북한과의 대화가 이뤄지고 있었고 북한의 핵 시설이 사용되지 못하게 하는 것을 감시한다는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이런 합의가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만약 문제가 생겼을 때 북한의 과학자들과 논의를 하기 위해 영변을 방문했었습니다.

기자) 영변 핵 시설 이전에 만들어진 비밀 핵 시설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비밀 핵 시설의 존재를 방문 당시에 눈치채셨나요?

존슨 전 국장) 저는 다른 식으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당시 북한이 지크프리트 헤커 박사에게 공개한 시설은 꽤 진전된 기술을 가진 우라늄 농축 시설이었습니다. 영변 외에 다른 시설에서 미리 준비했을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예를 들면 견본 시설 같은 곳에서 말이죠. 저는 북한이 공개하지 않은 핵 시설들이 있다고 추측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모든 것을 단번에 공개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죠. 앞으로의 협상 과정에서 이뤄질 북한의 신고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신고한 시설을 검증하지도 말자는 뜻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이란도 시설들을 신고했는데 아마 완벽하진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에서 과학자들과 질문도 하고 대화도 하면서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죠.

기자) 당시 영변 핵 시설이 진전된 기술을 가졌다고 했는데 놀라운 수준이었습니까?

존슨 전 국장) 북한 과학자들이 핵 프로그램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표현하겠습니다. 북한이 사용하던 기술은 사실 오래된 기술인데 작동했었죠. 당시 제 상사로 있던 사람은 북한의 이런 시설을 쿠바의 택시에 비교했습니다. 오래된 자동차이지만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이 핵에 대한 지식이 많고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추측해야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는 북한의 과학자들이 참여해야만 합니다. 외부인들이 북한에 가서 어떻게 하라고 지시할 수는 없을 겁니다. 성공적인 비핵화가 되도록 돕기 위해서는 북한 과학자들이 깊이 관여해야 합니다.

기자) 핵무기가 없는 이란과 북한을 비교하는 건 무리 아닐까요?

존슨 전 국장) 북한에는 핵무기가 있고 이럴 경우 더욱 신중해야 하기 때문에 물론 더 어려울 겁니다. 또한 핵확산금지조약(NPT) 때문에 많은 국가들이 북한의 비핵화 감시에 참여하지 못합니다. 핵무기와 관련된 정보를 얻지 않겠다는 조약을 위반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핵무기를 가졌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과거 소련 국가들의 비핵화를 해낸 적이 있습니다.

기자) 북한 비핵화에 걸리는 시간과 관련해 1년부터 15년까지 매우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존슨 전 국장) 북한 비핵화를 1년 이내에 할 수 있다고 하는 사람들은 착각하고 있는 겁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해야 합니다. 저는 수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핵심은 북한이 얼마나 협조하느냐입니다. 북한이 완전 투명하게 협조한다면 많은 일들을 짧은 시간 안에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의 협조만 있으면 단기간에도 가능하다는 겁니까?

존슨 전 국장) 미국과 북한이 빠른 시간 안에 완전한 신뢰를 구축할 가능성은 적다고 봅니다. 하지만 북한에 새로운 미래를 보여주고 과학자들이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등의 과정을 밟을 수 있습니다. 북한의 산업 시설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도록 하면서 더욱 협조하게 하는 것이죠. 과거 소련 국가들의 비핵화 당시 미국은 러시아 등과 함께 핵 시설을 해체하고 이들 과학자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킨 적이 있습니다. 꽤 성공적이었죠.

기자) 북한 문제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의 신고를 신뢰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존슨 전 국장) 북한에 신고하지 않은 시설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IAEA의 절차를 통해 검증을 해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신고를 받은 뒤 북한이 검증 절차를 밟도록 하고 천천히 북한 과학자들과 시설들에 접근하는 것이죠. 이런 길로 나아가면 북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 역시 더욱 높일 수 있습니다.

기자) IAEA는 핵 물질만 다룰 수 있고 핵무기는 다룰 수 없지 않습니까? 북한 비핵화 검증에 적합할까요?

존슨 전 국장) IAEA 회원국 중에는 핵 보유국가들이 당연히 있습니다. 핵 보유국 인원들로 사찰단을 꾸린다면 핵 확산 우려는 줄어들 수 있죠. 저는 IAEA가 핵무기 검증 절차에도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일종의 혼합 기구를 만드는 게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IAEA가 북한 핵 연료 생산 시설을 담당하고 핵 보유국들이 실제 무기와 탄두를 다루는 방안이죠.

기자) 사찰단이 투입된다고 가정했을 때 어떤 조건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존슨 전 국장) 최상의 시나리오는 사찰단이 사찰 계획을 아주 짧게 통보하면서도 현장에 접근할 수 있는 겁니다. 미신고 시설을 검증하는 데 도움이 되겠죠. 핵 연료 시설들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이런 모델이 갖춰지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리처드 존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비확산 담당 국장으로부터 북한의 비핵화 방안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김영남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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