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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전문가들 “북한 비핵화, 방식과 순서에 따라 시한 달라져”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해 9월 보도했다. 뒤에 세워둔 안내판에 북한의 ICBM급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화성-14형'의 '핵탄두(수소탄)'이라고 적혀있다.

워싱턴에서 북한의 비핵화 시한을 놓고 이견이 표출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핵 전문가들은 비핵화의 절차와 순서, 북한의 협조 여부에 따라 소요 시간이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의 분석을 김영남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 국무부가 북한에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비핵화에 소요되는 시간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앞서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인 2020년까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후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이 협조한다면 핵 프로그램 대부분을 1년 이내에 폐기할 수 있다고 주장해 일각에서는 비핵화 시간표가 앞당겨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과거 영변 핵시설 등을 직접 방문한 미국의 핵과학자 지크프리트 헤커 박사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는 15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최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비핵화의 정치적, 기술적 복잡성을 고려할 때 단기적인 비핵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핵 전문가들은 기술적인 측면만 놓고 봤을 때 비핵화 자체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는 분석에 무게를 뒀습니다.

1, 2차 북 핵 위기 당시 영변 핵 시설 사찰을 주도했고 20여 차례 방북했던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입니다.

[녹취: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I think that two three years to complete the entire job…I think it is realistic. And you would have to put some of the verification to the upfront”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된 생산 시설들, 그리고 보유한 핵 물질의 양을 모두 공개하겠다는 의지만 보인다면 현실적으로 2~3년이면 충분하다는 겁니다.

또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북한보다 적은 수의 핵무기를 보유하기는 했지만 비핵화 절차에 몇 개월이 걸리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지난 2012년 미-북간 2.29 합의에 참여했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 역시 2년 안에 비핵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소장] “I think that the whole purpose of this time is to make the hard things first. I think that you could dismantle this program successfully…you can dismantle this successfully in verifiable manner in 2 years.”

헤커 박사의 주장은 쉬운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어려운 문제를 뒤로 미루는 과거의 방식을 답습한 것이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경우 어려운 것을 먼저 해결하는 게 목적으로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성공적이고 검증 가능하게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것은 2년 안에 가능하다며 원심분리기 등 핵심 핵 프로그램을 해체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 없다고 말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또 볼튼 보좌관이 제시한 1년 일정은 폐기만을 말하는 것이지 폐기 여부의 검증 절차까지 포함한 시한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소장] “As far as I can tell, he is talking about dismantlement not necessarily verification of the dismantlement. In that sense that is not that hard to dismantle. If you take the reactor, will it be dismantled after a year?”

원자로 등 핵 관련 시설을 1년 안에 완전하게 폐기할 수는 없겠지만 그 기간 내에 다시 사용될 수 없게끔 파괴할 수는 있다는 겁니다.

아울러 핵 프로그램의 해체와 폐기 과정이 얽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해체보다 훨씬 앞서 많은 시설들을 사용할 수 없게끔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로스 알라모스 국립연구소에 재직했던 핵 페기 전문가 셰릴 로퍼 씨는 정치적인 사안을 배제하고 기술적인 측면으로만 본다면 북한의 비핵화는 IAEA가 현재 이란에서 진행하고 있는 과정과 거의 비슷하거나 조금 더 어려운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로퍼] “As far as the technical part goes, I think it is going to be roughly equivalent to what IAEA has been doing in Iran, except little bit more difficult …”

하지만 북한은 이란과 달리 실제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또 국제사회는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를 비핵화해 본 경험이 없다는 변수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카자흐스탄과 시리아 등 여러 나라의 핵무기와 생화학무기 해체 과정에 참여했던 로퍼 씨는 볼튼 보좌관과 마찬가지로 비핵화 일정은 북한이 얼마나 협조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로퍼] “I think it depends on how much cooperation there is from North Korea, it depends on how much we can pull together, I think it is going to take quite an effort”

북한에는 핵 관련 시설이 많고 검증 절차에서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또한 검증을 통해 제거해야 하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의 목록을 작성하고 북한이 공개한 목록과 비교하는 절차를 거치게 되는데 서로간의 차이가 많다면 시간은 계속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핵 전문가들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비핵화 절차 초기에 많은 문제를 해결한 뒤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비핵화 초기 과정에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의 상당 부분을 해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When I look at the previous agreements and experiences, actually there needs to be in the very beginning some substantial dismantlement as well in order for convince the other party that we are serious this time, plus at the same time it builds the confidence.”

이를 통해 북한은 과거와 달리 자신들이 이번에는 진지하다고 미국 등을 설득할 수 있으며 상호간 신뢰를 쌓아나갈 수 있다는 겁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도 자신들의 행동에 보상을 요구할 권리가 있는 만큼 신고도 단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며, ‘부분적 신고’를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소장] “Even the declaration would be in phases, because North Korea has rights to get significant rewards for its actions, and what I am proposing, or giving an example of, the partial declaration.”

북한은 플루토늄과 농축 우라늄, 핵무기와 관련 운반체계를 따로 나눠 공개할 수 있고 이를 차례로 검증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한 과거 협상이 무산된 것은 검증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며 미국은 이런 단계적 검증 과정을 통해 비핵화 노력이 시간 낭비인지 여부를 확인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김영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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