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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한국 전문가들 “북한, 대남 비난 통해 간접적 대미 압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마친 후 판문점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북한이 연일 관영매체들을 동원해 남한에 대한 비난과 압박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한국전쟁 종전 선언과 집단탈북한 식당 종업원들의 인권, 한국의 경제 민생 문제 등 다양한 사안들을 거론하고 있는데요, 한국의 전문가들은 미국에 대한 간접적인 압박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연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23일, “판문점 선언의 조항을 이행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는 남조선 당국도 종전 선언 문제를 결코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한국 정부를 압박했습니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22일, “남조선에서 경제 파국과 실업 사태는 그대로 민생파탄에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신문은 21일에는 ‘감출 수 없는 강제유인 납치 범죄의 진상’이란 제목의 개인필명 논평에서, 지난 2016년 중국 북한식당에서 일하다 집단탈북한 여종업원 사건을 문제 삼았습니다.

특히, “우리 여성 공민들의 송환 문제가 시급히 해결되지 않으면 일정에 오른 북-남 사이의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은 물론 북-남 관계의 앞길에도 장애가 조성될 수 있다”고 위협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도 같은 날 식당 종업원 문제와 관련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이산가족’들을 그대로 두고, 갈라진 혈육들의 피타는 호소를 외면하고 돌아앉아 ‘이산가족의 아픔’을 운운하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북한은 또 20일 `노동신문'에서 개인필명 논평을 통해,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싱가포르 강연을 거론하면서, “현실에 대한 맹목과 주관으로 일관된 편견이고, 결과를 낳은 엄연한 과정도 무시한 아전인수격의 생억지이며, 제 처지도 모르는 희떠운 훈시”라고 비난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통일부 백태현 대변인의 23일 정례브리핑 발언입니다.

[녹취: 백태현 대변인] “기본적으로 북한 매체의 보도에 대해서 특별히 언급할 내용은 없습니다. 남과 북은 상호 신뢰 구축의 정신하에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국가전략연구원의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최근 북한의 잇단 대남 비난과 압박은 한국 정부가 자신들의 기대만큼 움직여주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의 표출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북한은 자기들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 성의를 다하고 있는데, 남측이 거기에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를테면 제재 해제 문제라든지 이런 것을 안 해주니까 이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고...”

문 센터장은 또 북한이 미국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북 제재는 기본적으로 미-한 공조를 기반으로 국제사회가 함께 하는 것인 만큼, 전반적으로 볼 때 북한의 불만에는 한국은 물론 미국에 대한 불만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동국대학교의 김용현 교수 역시 북한이 현재의 남북관계에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이 미국의 입장, 미국과의 관계를 의식해 북한에 대한 압박에 나서는 것에 북한이 불만을 갖고 있다는 겁니다.

아울러, 북한이 동시에 미-북 관계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김용현 교수] “제대로 문제가 안 풀리는, 일시적으로 풀리지 않는 이런 흐름 속에서 미국을 간접적으로 압박하는 이런 차원에서 북한의 대남 강경발언들이 나오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불만 속에 북한이 느끼는 답답함과 초초함이 내포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4.27 남북정상회담과 6.12 미-북 정상회담 이후, 당초 기대했던 것 만큼 관계 개선이나 협상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는 것에 불만을 가질 수 있다는 겁니다.

아울러, 김 교수는 북한의 불만을 차후 협상전략을 위한 사전포석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다며, 북한이 식당 종업원 문제를 거론한 것을 예로 들었습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이런 것들을 제기하지 않고 만약 그냥 지나갔을 때, 북한이 이런 것도 가만 있어 주네, 이런 것을 문제 삼지 않네 하고, 쉽게 말하면 북한을 깔볼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북한으로서는 문제를 제기할 것은 제기하겠다, 할 말은 하고 가겠다, 그런 측면에서 받아들이는 것죠.”

하지만, 김 교수는 북한이 남북관계나 미-북 관계의 판 자체를 흔들려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대남 비난이나 압박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이런 것들한테 우리가 너무 일희일비 하거나, 특히 언론에서 너무 민감하게, 북한이 몽니를 부린다거나 시간을 끈다고 생각하지 말고...”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한국을 비난하며서도 일정 정도 수위 조절을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녹취: 김용현 교수] “다만 이것이 제한적인 수준에서의 압박, 또한 (제한적인) 미국과 한국에 대한 압박이 나오는 측면이라고 봐야 될 것 같고요, 그것이 곧 지금의 상황들을 깨거나 현재의 국면들을 완전히 흐트러뜨리는 그런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봐요.”

김 교수는 오는 27일로 예정된 북한의 미군 유해 송환이 미-북 관계에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미-북 간 대화와 접촉이 늘어나면 남북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한국국가전략연구원의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의 대남 비난과 압박이 남북관계와 미-북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북한이 핵과 관련된 진전된 조치를 취하면 상황이 호전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제재는 계속될 것이고 오히려 수위가 올라갈 수도 있고, 그렇다면 한국도 그 틀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거니까 북한의 불만 수위가 덩달아 높아지고 남북관계, 미-북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죠.”

문 센터장은 북한이 식당 종업원 문제로 다음달로 예정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무산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VOA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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