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특파원 리포트] 북 억류 김정욱 선교사 형 “ 동생, 북한 대사면에 포함 기대”


김정욱 선교사의 형 김정삼 씨가 19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대사면으로 동생이 풀려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욱 선교사의 형 김정삼 씨가 19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대사면으로 동생이 풀려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오는 9월 정권 수립 70주년을 앞두고 다음달 대사면을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6명이 사면에 포함될지 주목되고 있는데요, 억류자 가족들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이연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에 억류된 지 5년이 다 돼가는 김정욱 선교사의 형 김정삼 씨는 19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다음달 단행되는 북한의 대사면으로 동생이 풀려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정삼] “기대는 엄청 하고 있죠. 뉴스를 봤을 때 인민을 강조하는 것 같더라고요. 인권을 중요시하는 쪽으로 표현을 하는 게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었을 때 더 기대를 하게 되는 겁니다.”


김정욱 선교사는 지난 2007년부터 북-중 접경 지역인 단둥에서 탈북자와 중국을 방문하는 북한 주민들을 위한 쉼터를 운영했고, 작은 국수공장도 경영했습니다.

그러다가, 2013년 10월 8일 평양에서 국가안전보위부 요원들에게 체포됐고, 국가전복음모죄와 간첩죄 등으로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입니다.

김정삼 씨는 동생으로부터 북한을 드나든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아직도 동생이 체포된 이유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동생이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백한 범죄 혐의도 믿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4년 2월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 개신교 선교사 김정욱 씨가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2014년 2월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 개신교 선교사 김정욱 씨가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녹취: 김정삼] “무슨 간첩 활동을 하려고 그런 일을 하느냐, 가족들도 다 데리고 갔는데. 혼자 간 것도 아니고, 어린아이들도 다 데리고 거기가서 (간첩 활동을) 하겠어요, 내가 간첩 활동을 해도 나 혼자 하지, 그렇게 하겠느냐는 거죠.”

김정삼 씨는 한국 국가인권위원회의 도움으로 지난 4월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산하 ‘비자발적 강제실종 실무그룹’ 회의에 참석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서도 동생이 간첩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정삼] “북한에서는 간첩이라고 하는데 간첩이 아니고, 6년 동안 단둥에서 선교를 하고, 어려운 사람들, (북한을) 나온 분들을 위해 사랑을 나누는 부분에 대해 일을 했고, 또 그 동생만 선교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얘기를 했죠.) ”

유엔 산하 ‘비자발적 강제실종 실무그룹’은 지난 2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회의를 통해, 김정욱 선교사 사건을 북한에 통보하고 이에 대한 조사와 정보 제공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삼 씨는 아직까지 북한으로부터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삼 씨는 최근 한국 정부가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문제를 제기해 준 것이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5월10일 서면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억류 중인 한국인 6명의 조속한 송환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조명균 한국 통일부 장관도 지난 6월1일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억류자 문제를 제기해 북한 측으로부터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조명균 장관] “억류자 문제에 대해서 문의를 했습니다. 북측에서는 억류자 문제와 관련해서 관련기관에서 검토를 하고 있다, 이런 설명을 저희 측에 해왔습니다.”

그 동안 동생의 생사 확인 조차 안 돼 답답했던 김정삼 씨는 관련기관에서 검토를 하고 있다는 북한의 말에, 적어도 동생이 아직 살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동생에게 보낼 메시지가 있느냐는 `VOA'의 질문에, 그동안 힘든 시간을 견뎌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정삼] “정말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죠. 지금까지 견뎌주고 인내하고, 모든 부분에서 본인의 비전을 위해 그렇게 살아있을 단계까지 왔다는 것은 엄청난, 제가 상상하고 표현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난 2015년 6월 대남용 매체인 우리민족끼리TV를 통해 남한 국민 김국기·최춘길 씨에게 '무기노동교화형'(무기징역)을 선고한 재판 과정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지난 2015년 6월 대남용 매체인 우리민족끼리TV를 통해 남한 국민 김국기·최춘길 씨에게 '무기노동교화형'(무기징역)을 선고한 재판 과정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에 김정욱 선교사 외에도 다른 5명의 한국인들이 더 억류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김국기 선교사는 2014년 10월 1일 압록강에서 국가안전보위부 요원들에게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4년 12월에는 최춘길 선교사가 단둥에서 북한 주민들을 위한 후원물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사람 모두 국가전복음모죄와 간첩죄로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구금돼 있습니다.

또 다른 3명은 한국 국적을 취득한 탈북민들로, 모두 2016년에 억류됐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19일, 북한의 대사면에 한국인 억류자들도 포함될 것으로 보느냐는 `VOA'의 질문에, 북한 당국의 공식 발표는 없다며, “다만 북한의 대사면에 우리 국민 억류자 6명도 포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이달 초 서울에서 가진 `VOA'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대북 인터넷 매체 기자 1명도 북한에 억류돼 있다며, 이들 7명의 한국인 억류자들을 사면 형식으로 석방할 것을 북한에 촉구했습니다.

[녹취: 퀸타나 특별보고관] “DPR Korea leadership should send a sign to international community and to the South Korean government...”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북한 지도부가 한국인 억류자들을 석방함으로써 국제적 의무를 준수하고 있다는 신호를 국제사회와 한국 정부에 보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이연철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