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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북핵 협상 `중국 배후설’, 개연성 있지만 입증은 어려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미국과 북한의 핵 협상과 관련해 제기된 `중국 배후설’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미-중 간 무역 분쟁은 중국에게 북한의 전략적 중요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먼저, `중국 배후설’이 뭔가요?

기자) 구체적인 비핵화 행동에 미온적인 북한의 현재 태도에 중국이 작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의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제기하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요, 미-북 정상회담 이전에는 회담에 임하는 태도, 정상회담 이후에는 비핵화 실행에 대한 입장에서 북한이 달라졌다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의혹을 제기한 근거는 뭔가요?

기자) 우선, 북-중 국경이 느슨해진 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나선 것이 제재에 따른 압박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압박이 완화되면 북한의 절박성도 그만큼 약화된다는 판단입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고조되고 있는 무역 분쟁도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중국이 미국의 무역 압박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북한의 비핵화 움직임에 부정적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런 의혹은 설득력이 있는 건가요?

기자) 중국의 대북 제재 이행이 느슨해졌다는 관측은 여러 언론보도를 통해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중국이 북한과의 국경에 대한 통제를 느슨하게 하면 밀무역이 성행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늘어난 밀무역이 북한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또 비핵화 협상에 임하는 북한의 태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진행자) 미-북 정상회담을 전후해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과 세 차례나 만난 데 대해, 든든한 후원자를 확보했다는 관측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을 만난 건 비핵화 대화가 열린 만큼 유엔 안보리 제재 완화나 해제, 경제협력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미국과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 대비하려는 측면도 있을 수 있습니다. 북한의 입장에 대한 중국의 지원은 대미 협상에서 북한에 지렛대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비핵화 의지에도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이에 대해서는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협상에 나선 이유를 봐야 합니다. 북한의 목표는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과 경제협력, 국교 수립을 통해 `정상국가’가 되는 것인데요, 이는 중국이 제공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북한은 비핵화 없이는 안보리의 제재가 해제되지 않을 것이란 점도 잘 알고 있습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나 실행이 중국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추론은 현실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의 지난주 평양 방문 중 북한이 강경하게 돌아섰다는 관측이 있습니다. 중국과는 관련이 없는 건가요?

기자)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나온 북한의 입장은 이전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 담화에서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라는 오랜 주장을 되풀이 한 것 외에 북한이 새로운 요구를 한 건 없습니다.

진행자) `중국 배후설’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과도 연관이 있을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의구심을 제기하면서도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확신하지는 못 한다는 겁니다. 주목할 점은, 미국과의 갈등은 중국의 입장에서 북한의 전략적 중요성을 높인다는 사실입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을 곤경에 처하게 하기 위해 북한을 대미 협상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북한 문제에 대한 협력을 지렛대로 삼는다는 건데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북 핵 폐기를 최우선 외교안보 과제로 삼고 있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진행자) 중국은 미국이 제기하는 `중국 배후설’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전혀 일리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지역의 영구적인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역할하고, 건설적으로 공헌한다는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는 겁니다. 중국의 민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비핵화 협상이 순조롭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미국이 `속죄양’을 만들려 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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