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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미·북 정상회담 한 달, 트럼프-김정은 상호 신뢰가 협상 유지 핵심 동력


지난달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의 단독회담장에 입장한 후 다시 악수를 하고 있다. 두 정상은 사진 촬영 후 비공개로 회담을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열린 지 내일(12일)로 한 달이 되지만 북한의 비핵화는 아직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상태입니다. 북한의 추가 행동이 없으면 후속 협상의 동력이 크게 떨어질 전망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미-북 정상회담 이후 미국과 북한이 실행에 옮긴 조치가 어떤 게 있나요?

기자) 다음달로 예정됐던 미국과 한국의 `을지 프리덤가디언’ 연합군사훈련을 유예키로 한 미국 정부의 결정이 유일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에게 탄도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를 약속했다고 밝혔고, 또 한국전쟁 미군 유해가 곧 송환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받은 것 없이 연합훈련 중단이라는 양보를 했다는 주장이 맞는 것이네요?

기자) 정상회담 이후 만을 보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정상회담 이전까지 감안하면 더 많은 조치를 취한 건 북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합의한 공동성명의 특징은 미-북 간 새로운 관계 수립과 평화체제 구축을 강조하고 있는 점입니다. `상호 신뢰 구축이 비핵화를 추동할 수 있다’는 논리였습니다. 연합훈련 중단 결정은 이런 맥락에서 김정은 위원장과의 신뢰 구축을 염두에 둔 선제적 조치로 이뤄졌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취한 선제적 조치는 어떤 것들인가요?

기자)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이 대표적입니다. 함경북도 풍계리의 핵실험장 폐기와 억류 미국인 3명 석방도 정상회담에 앞서 사전 신뢰 구축 조치의 일환으로 이뤄졌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이 받은 것 없이 주기만 했다는 일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진행자) 그런데, 정상회담 이후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비핵화 후속 조치가 없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북한은 철저한 동시적 조치를 요구하고, 미국은 비핵화 우선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입장은 폼페오 장관의 세 번째 방북 직후 발표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잘 드러납니다. “신뢰 조성을 앞세운 단계적 동시행동 원칙”이 비핵화를 실현할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는 겁니다. 북한은 폼페오 장관이 `빈손’으로 왔기 때문에 `빈손’으로 돌아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구체적으로 뭘 원하는 건가요?

기자) 비핵화의 진전에 맞춰 미국이 상응한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는 겁니다. 북한이 취해야 할 비핵화 조치에는 핵무기와 미사일, 그리고 관련 시설에 대한 신고와 사찰, 검증, 폐기, 재검증 수용 등이 있습니다. 이 것들과 종전 선언, 평화협정 협상, 제재 완화나 해제, 경제협력, 국교 수립 등 미국의 체제 안전보장 조치들을 맞교환하자는 겁니다. 양측의 조치들을 조합하고, 각각의 조치에 시한을 설정하는 것이 비핵화 시간표이자 로드맵입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이번 3차 방북에서 `빈손’으로 돌아온 건 이 로드맵에 대한 견해차 때문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양측이 무려 9시간에 걸쳐 깊이 있는 논의를 한 만큼 서로의 입장에 대해 상세히 파악하게 됐을 겁니다. 따라서 이번에 합의한 실무그룹의 논의가 예상 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일부에서는 북한이 비핵화 의사가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설득력이 있는 주장인가요?

기자)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는 사람들은 정상회담 개최 자체가 잘못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실제로 비핵화라는 전략적 결단을 내렸는지, 아니면 제재를 피할 목적으로 비핵화를 가장하고 있는지는 현 시점에서 누구도 단언할 수 없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결정과 이어지는 후속 협상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려는 시도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토대는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입니다.

진행자) 일각의 부정적 기류에도 불구하고 미-북 간 핵 협상이 지속되고 있는 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상호 신뢰 때문이지요?

기자) 맞습니다. 사실 미국 언론들은 정상회담을 포함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방식에 대체로 부정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심을 아직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북한의 담화와, “김정은이 합의를 지킬 것으로 확신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가 협상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이 동력이 앞으로도 유지되려면 북한이 조만간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는 게 필요한 상황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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