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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개성공단 입주기업들, 방북 신청 승인 촉구


개성공단기업협회의 신한용 회장(왼쪽에서 다섯번째)이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 방북 승인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개성공단기업협회의 신한용 회장(왼쪽에서 다섯번째)이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 방북 승인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개성공단 가동이 전면 중단된 지 2년 5개월이 지나면서 입주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장마철을 맞아 공장설비가 훼손될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시설 점검을 위한 방북 조차 성사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서울에서 이연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11일 방북 신청을 승인해 줄 것을 한국 정부에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녹취: 신한용 회장] “대북 제재와 무관한 시설 점검 방북 승인을 강력히 촉구한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성공단 가동이 전면 중단된 지 2년 5개월이나 지났다고 지적하면서, 더 이상 기약없이 방북 승인을 기다릴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개성공단이 닫힌 이후 3번째 장마가 지나가고 있다며, 공장설비가 장마철에 훼손되는 것을 더 이상 바라볼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한국 정부가 철도, 산림, 체육 등의 교류를 위한 방북을 승인하면서도 기업인들의 방북을 승인하지 못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인 ‘대화연료펌프’의 유동욱 회장은 기업인들의 방북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유동욱 회장] “벌써 닫혀가지고 2년 반이 되니까 우기를 3번 맞습니다. 재개는 그 다음 문제고, 이 기계들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는가? 녹슬지 않았는가, 가동이 될 수 있는가, 이런 것을 점검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박창수 ‘창신금속’ 대표는 많은 기업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덜고 활발한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유창근 개성공단 재개 태스크포스(TF) 단장은 많은 입주기업들이 좌절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유창근 단장] “개성공단을 가서 재개를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예측경영을 위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시설만 보고 오겠다는데, 그 부분에 대해 기업들로부터 애절한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답변을 못해주고 있습니다.”

유 단장은 새로운 평화의 기회가 오면 가장 먼저 개성공단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기다렸지만 그렇게 되지 않아 실망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2016년 2월 공단 가동 중단 이후 다섯 차례 방북 승인을 신청했지만, 3번은 불허, 2번은 유보 통지를 받았습니다.

한국 통일부 대변인실은 11일 VOA에, 개성공단 비상대책위원회가 마지막으로 방북 승인을 신청한 것이 지난 2월26일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당시에 신변 안전보장 관련 협조 확보 등 제반 여건이 마련될 때까지 방북 신청 승인을 유보한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지금도 같은 입장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유 단장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VOA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유창근 단장]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 여기저기 흩어져서, 특히 해외로 많이 나가 있었는데, 개성공단이 열리지 않으면 더 이상 기업을 이끌기가 어려운 입장입니다.”

유 단장은 심각한 경영난에 처한 기업들이 폐업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채로 인한 소송이 걸려 있기 때문에 개성공단에 가서 자산을 확인해야만 폐업이나 정리가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개성공단에서 자켓, 코트 등 의류를 생산했던 중소기업인 ‘만선’의 성현산 대표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2년 5개월 전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된 후 지금까지 휴업 상태로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성현산 대표] “막연하게 개성공단의 재가동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기업 사정이 매우 어렵습니다.”

성 대표는 특히, 개성공단이 언젠가는 다시 가동된다는 전제 아래 국내투자나 해외투자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 10년 넘게 기업을 일구었다며, 그 만큼 애정이 크기 때문에 개성공단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성 대표는 개성공단은 자신의 모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성현산 대표] “개성공단은 땀과 열정을 담고 있고, 모든 저의 재산을 투자한 곳입니다. 적지 않은 10년의 시간과 공장을 가꾸기 위한 열정과 땀은 나의 모든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성 대표는 나머지 다른 기업들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개성공단은 2016년 2월 10일 전격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한국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2월 말 기준으로 125개 기업이 입주해 있었고, 북한 근로자 5만5천여 명이 일했습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공단 가동 중단으로 토지와 건물 등 투자자산과 원부자재 등 유동자산 피해, 그리고 공장 미가동 피해 등이 13억 4천만 달러가량 된다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개성공단이 대북 제재와 상관 없다고 주장하면서, 하루 빨리 공단 가동이 재개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대북 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개성공단 재개 등 본격적인 경제협력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통일부 대변인실은 11일 VOA에, 비핵화와 관련해 진전이 있으면 개성공단 재개가 가능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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