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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독립기념일’ 기념 군인 감사 행사...‘자유의 여신상’서 이민정책 반대시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4일 백악관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4일 백악관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4일) 독립기념일을 맞아 미국 군인들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뉴욕 자유의 여신상에 올라가 트럼프 대통령 반대 시위를 벌인 여성이 체포됐습니다. 고객이 인터넷에 올린 평가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해당 웹사이트에 이를 삭제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는 결정이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에서 나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어제(4일)는 미국의 생일이었습니다. 242번째 독립기념일을 맞아 미국 전역에서 기념행사와 불꽃놀이가 펼쳐졌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독립기념일을 보냈을까요?

기자) 네, 무더운 날씨지만 좋아하는 골프에 오전 시간을 할애하고, 트위터에 독립기념일 축하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는데요. 오후에는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백악관에서 미군 가족들을 위한 야유회를 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을 안전하고 자유로운 나라로 지켜주는 데 모든 미군과 그 가족에게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Our freedom exists only because there are brave Americans…”

기자) 미국인들이 누리는 자유는 우리의 위대한 나라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생명을 내거는 용감한 이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애국자들의 피와 땀, 희생을 통해 얻은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군인 가족 초청 야유회는 백악관 연례행사죠?

기자) 그렇습니다. 매년 독립기념일에 열리는데요. 백악관은 이번 행사에 미군 가족 1천500명을 초청했습니다. 이날 저녁 백악관 남쪽 정원에서는 축하 음악회가 열렸는데요. 새라 에번스, 조니 브렌스 등 인기 가수들이 출연했고요, 해병대와 공군 악단 등이 흥겨운 연주로 분위기를 돋웠습니다. 90분 동안 진행된 이날 음악회는 케이블 TV를 통해 전국에 방영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 외에 스콧 프루이트 환경청장 등 정부 각료들도 이번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바로 백악관 남쪽 정원은 불꽃놀이 보기에 최적의 장소가 아닌가 싶은데요. 바로 앞에 있는 워싱턴기념비 인근에서 독립기념일 불꽃놀이가 벌어지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도 미군 가족들과 함께 불꽃놀이를 지켜봤는데요. 백악관은 불꽃놀이 관람 행사에 5천500명을 추가로 초청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지난주에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이 은퇴한다고 밝히면서, 누가 후임으로 지명될 것이냐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대법관 인선 작업은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대법관 후보 7명을 인터뷰했다고 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9일, 대법관 지명자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어떤 사람들이 후보에 올라있나요?

기자) 지난해 11월에 대법관 후보 25명의 명단이 나온 바 있는데요. 보수단체 ‘헤리티지재단’에서 만든 명단이라고 하는데, 주로 주 대법원과 연방 순회항소법원 판사들의 이름이 올라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보수적인 판사를 대법관에 지명하겠다고 말해왔는데, 이 명단에서 한 사람을 선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 중에서 혹시 가능성이 높은 후보로 꼽히는 판사가 있습니까?

기자) 네, 몇 명 있습니다. 연방 항소법원 판사들인 브렛 캐버노, 레이먼드 케스리지, 아물 사파, 에이미 코니 배럿 씨 등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웨스트버지니아주 행사에서 이들이 모두 똑똑하고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라며, 훌륭한 판사를 대법관으로 지명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대법관 지명자는 상원 인준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규정이 바뀌면서 단순 과반수인 51명의 지지를 받으면 통과가 가능하긴 한데요. 현재 상원 의석 비율이 공화당 51석 대 민주당과 무소속 49석이어서 별로 여유가 없습니다. 민주당과 무소속이 모두 반대할 경우, 공화당 내에서 2명 이상 반대하면 부결되는 겁니다.

진행자) 지금 거론되는 판사들에 대해 반대 의견이 있나요?

기자) 캐버노 판사에 대해 랜드 폴 상원의원이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폴 의원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대통령의 특권과 관련한 캐버너 판사의 조처에 불만을 품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여성 의원으로 공화당 내 온건파로 꼽히는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은 여성의 낙태 권리를 반대하는 후보는 지지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는데요, 과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판사를 내세울지, 많은 사람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4일 미국 뉴욕시 '자유의 여신상' 위에 여성이 앉아있는 가운데 경찰이 사다리에 올라 타 여성을 설득하고 있다.
4일 미국 뉴욕시 '자유의 여신상' 위에 여성이 앉아있는 가운데 경찰이 사다리에 올라 타 여성을 설득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어제(4일)는 미국 독립기념일이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시가행진과 불꽃놀이를 구경하며 축하 분위기 속에 보냈는데, 이날 항의 시위에 나선 사람들도 있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여러 곳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뉴욕에서는 한 여성이 ‘자유의 여신상’에 올라가서 경찰과 대치하는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진행자) 네, 이 여성이 자유의 여신상 발치에 앉아있는 모습이 TV로 생중계되는 걸 저도 봤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사건 내용을 좀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네, 이 여성은 자유의 여신상 전망대에서 동상 위로 기어 올라갔는데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3시간 이상 대치한 끝에 내려왔습니다. 처음에는 이 여성이 경찰에게 매우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하는데요. 경찰이 계속 설득해서 내려오게 했다고 하네요.

진행자) 이 여성의 신원이 밝혀졌습니까?

기자) 네,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이민자로 이름이 테레스 오쿠무라고 하는데요. 올해 44살이고, 개인 트레이너로 일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경찰이 이 여성을 체포해 구금하고 있는데요. 무단침입, 치안 문란, 불법 방해 등의 혐의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 여성이 올라간 데가 몹시 경사지고 미끄러운 곳이라고 하던데요, 이렇게 위험한 행동을 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무관용 원칙’에 항의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이날 ‘일어나 저항하라(Rise and Resist)’란 이름의 단체 회원들이 자유의 여신상 전망대에서 기습 시위를 벌였는데요. 이들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을 폐지하라”는 구호가 쓰인 현수막을 전망대에 내걸었다가 경찰에 연행됐습니다. ICE는 불법 이민자 체포와 구금을 담당하는 기관인데요. 자유의 여신상 발치에 올라간 오쿠무 씨도 이 단체 회원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그러면 미리 계획된 일이었던 건가요?

기자) 시위를 벌인 단체 측은 오쿠무 씨가 단독으로 한 행동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앞서 오쿠무 씨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가, 나중에 말을 바꿨습니다.

진행자) 자유의 여신상은 뉴욕 하면 떠오르는 것 가운데 하나잖아요? 많은 사람이 찾는 관광지이기도 한데요.

기자) 맞습니다. 맨해튼 남쪽 뉴욕만에 있는 작은 섬 위에 있는데요. 이번 사건으로 어제(4일) 자유의 여신상이 일시 폐쇄됐고요, 관광객들이 모두 섬을 떠나야 했습니다. 자유의 여신상은 19세기 말에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가 선물한 건데요. ‘자유로게 숨쉬기를 갈망하는 지치고 가난하고 고단한 이들이여 내게로 오라’는 문구가 받침대에 새겨져 있어서 이민자들을 환영하는 상징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아이폰 스크린에 옐프 앱이 보인다.
아이폰 스크린에 옐프 앱이 보인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요즘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를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관련 소송 한 가지 살펴볼까요?

기자) 네, 인터넷에 악평이 올라있어도 해당 웹사이트에 삭제를 요청할 수 없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습니다.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이 지난 2일에 내린 결정인데요. 사회관계망 서비스의 일종인 ‘옐프(Yelp)’가 관련된 소송입니다.

진행자) 먼저 ‘옐프’가 어떤 사이트인지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네. 옐프는 한 마디로 평가 사이트라고 할 수 있는데요. 여러 지역의 식당이나 병원, 상점 등에 대한 이용자 후기를 모은 겁니다. 예를 들어 어느 식당에 가보니 음식은 맛있는데, 서비스는 형편 없더라, 분위기가 좋더라, 이런 식으로 이용자가 후기를 남기고요, 별 하나부터 별 다섯 개까지 별을 주는 식으로 평가하는 건데요. 별 다섯 개가 제일 좋은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옐프가 어떻게 이번 소송에 휘말리게 됐나요?

기자) 네, 이번 소송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던 해셀 씨가 2013년에 제기한 건데요. 해셀 씨는 과거 자신이 변호를 맡았던 고객이 옐프에 악평을 올렸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제대로 고객과 소통하려 하지 않았다는 등 허위 사실을 퍼뜨리며,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건데요. 이 고객과 옐프 측에 문제의 글을 삭제해달라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소송을 걸었습니다.

진행자) 명예 훼손이라는데, 옐프 측이 해당 리뷰를 삭제하지 않은 이유는 뭔가요?

기자) 제삼자가 올린 글을 일일이 다 삭제할 수 없다는 겁니다. 특히 선례를 남길 경우, 식당이나 기타 업체가 부정적인 내용의 평가는 모두 삭제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1996년에 제정된 통신품위법을 들면서, 인터넷 기업은 제삼자가 올린 글에 책임질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 소송에 주 대법원에까지 올라갔는데, 앞서 하급 법원에서는 어떤 결정이 나왔나요?

기자) 네, 1심과 2심에서는 원고 측이 승리했습니다. 문제의 글이 명예 훼손에 해당한다고 보고, 옐프 측에 삭제하라고 명령한 겁니다. 옐프 측이 앞서 말씀 드린 통신품위유지법을 들면서 삭제 명령은 이 법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하급 법원은 이 사건에서 옐프는 법적 당사자가 아니라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주 대법원이 4 대 3으로 하급 법원 결정을 뒤집은 겁니다.

진행자) 4 대 3이면, 대법원 판사들의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나 본데요. 하급 법원 판결이 뒤집힌 근거가 뭔가요?

기자) 다수 의견을 낸 판사들은 옐프가 법적 당사자가 아니라는 하급 법원 판결은 통신품위법의 해당 조항을 지나치게 협소하게 해석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넷 기업은 이용자가 쓴 글에 대해 책임 질 필요가 없으며, 옐프 역시 이에 해당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논란이 되는 글을 삭제할지 말지는 순전히 회사 재량에 달린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결정에 대해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옐프 측은 “서로의 의견과 경험을 공유하는 일에 가치를 두는 사람들이 승리했다”며 자축했는데요. 이제 캘리포니아주의 온라인 기업들은 법적으로 제3자가 쓴 글을 내리도록 강요 받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원고 측이 1심, 2심에서 이기고 주 대법원에서 패배했는데요. 이번 결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기자) 원고 측은 인터넷상에 잘못된 정보를 퍼뜨려도 괜찮다는 초청장이나 마찬가지라며 비판했습니다. 원고 측이 연방 대법원에 가져가는 문제를 검토중이라고 하는데요. 미국에서는 주 대법원 결정에 불만이 있으면, 최종적으로 연방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소송을 많은 인터넷 기업이 관심 있게 지켜봤다고요?

기자) 네, 페이스북과 트위터,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인터넷 기업들이 옐프 입장을 지지하는 서한을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에 보내기도 했는데요. 하급 법원의 삭제 명령이 표현의 자유를 해치는 근거로 이용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 여러 시민 단체 역시 옐프 측 주장에 동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가끔 이런 ‘옐프’같은 사이트가 논란에 이용당하는 일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지난달에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버지니아주의 ‘레드헨(Red Hen)’이란 식당을 찾았다가, 트럼프 대통령 정책에 반대하는 주인으로부터 나갈 것을 요구 받은 일이 있는데요.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옐프 사이트에 몰려가 이 식당에 대해 안 좋은 평가를 남겼고요, 반대로 대통령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후한 평가를 남겼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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