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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란 원유 수입국 제재"...미-중 남중국해 충돌방지 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백악관에서 열린 '페이스 투 페이스 위드 아워 퓨터'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백악관에서 열린 '페이스 투 페이스 위드 아워 퓨터'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오는 11월까지 이란산 석유 수입을 중단하라고 세계 각국에 요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제유가가 크게 올랐고요. 짐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중국에 가서, 남중국해 문제와 북한 관련 현안을 논의한 소식, 그리고 중국 제대군인들이 처우개선을 위해 시위하는 이야기,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이란산 석유 수입을 중단하라고 미국 정부가 요구했군요?

기자) 네. 오는 11월 4일까지 세계 각국이 이란산 원유수입을 완전 중단하지 않으면, 미국 정부가 제재할 것이라고 국무부가 어제(26일) 특별 브리핑을 통해 밝혔습니다. 이런 방침은 동맹국들뿐 아니라, 중국과 인도 등 대규모 원유수입국들에 모두 해당된다고 국무부 고위 당국자가 설명했는데요. 예외 없이 모든 나라가, 이란산 원유수입량을 ‘0’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이 당국자는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유가 뭔가요?

기자) 이란 정부를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한 압박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하고, 곧이어, 핵과 미사일 활동을 포함한 역내 안보 저해 행위들을 금지한 12개항을 이란 정부에 제시했는데요. 이란 당국은 12개 중에 어느 하나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섰습니다. 이란은 대신, 미국이 빠진 채로 핵 합의를 유지하려고 노력 중인데요. 유럽, 중국 등과 원유 수출입, 가스전 개발을 포함한 경제교류를 지키려고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정부가 이란산 원유 수입을 멈추라고 정한 날까가 왜 11월 4일인가요?

기자) ‘이란 핵 합의’ 탈퇴에 따라, 미국 정부의 대 이란 제재가 부활하는 날짜입니다. 미국 정부는, 제재를 되살리기 전에 준비 기간을 둬서, 각국 기업들이 이란과 벌인 사업들을 청산할 시간을 줬습니다. 90일 유예기간이 만료되는 8월 6일부터는 이란과 사이에 달러, 금, 항공기 등 거래가 금지되고요. 180일이 되는 11월 4일부터는 원유와 각종 정유제품을 아우르는 에너지 거래가 전면 금지되는데요.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들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도 이날부터 재시행됩니다.

진행자) 이란과 원유 거래를 완전 중단하라는 방침에, 각국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대부분 놀라고 있습니다. 당초, ‘이란산 원유 수입을 많이 줄이라’는 정도를 각국이 기대했었는데요. 완전 중단 요구는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과거 핵 합의 타결 이전, 바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이란과 거래량을 20% 정도 줄인 나라에 세컨더리 보이콧을 면제해줬는데요. 원유수입량을 아예 ‘0’으로 만들지 않으면 제재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은 이보다 훨씬 강경한 겁니다. 이란에 대해 “역사상 최강 제재”를 단행하겠다고 한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의 계획이 곧이어 실현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각국이 대책을 마련해야겠네요.

기자) 네. 이란 원유 수출량의 3분의 1을 사들이고 있는 유럽국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라크, 러시아로 수입선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의 반응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인도 국영 석유회사는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 검토에 나섰습니다. 일본 정부도, 미국으로부터 관련 입장을 통보 받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오늘(27일) 전했고요. 한국 정부는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현대, SK, 한화 등 관련 기업들과 대응 방안을 논의중입니다.

진행자) 국제유가도 출렁이고 있다고요?

기자) 미국 정부의 이란산 석유 거래 차단 방침이 알려진 직후, 어제(26일) 뉴욕 원유선물시장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2.45달러, 3.6%나 오른 배럴당 70.53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달 미국이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한 이후 최고치인데요.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 8월물도 전일 대비 2.1% 오른 76.31달러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미 텍사스중질유와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 중동의 두바이유가 세계 3대 유종으로 국제 원유가격 기준인데요. 동시에 오른 겁니다. 앞으로 이란산 원유 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해짐에 따라 기름 값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란에 ‘역사상 최강 제재’를 하겠다는 미국 정부가, 원유 거래부터 단속하는 이유가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원유 거래는 이란에게, 단순히 기름을 팔고 돈을 받는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과거 핵개발에 한창이던 이란 정부가,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원유 거래를 악용하는 일이 잦았는데요. 앞으로 제재가 부활하면 또다시 그렇게 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이란산 원유 수입을 ‘0’으로 만들라고 각국에 요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원유 거래로 어떻게 제재를 우회하는 거죠?

기자) 제재가 부활하면 이란을 상대로 달러와 유로화 결제가 전면 금지되는데요. 이란은 각국에 원유를 수출하고 받은 대금을 현지 통화 계좌에 적립해 놓고, 해당국가에서 물품을 수입한 값을 곧바로 치렀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기름 값으로 받은 위안화로 다시 중국산 철강판 값을 내고, 일본에서는 엔화로 석유 대금을 받아서, 그 돈으로 일본산 자동차를 수입하는 식으로 금융 제재를 비껴간 건데요. 원유 거래를 아예 못하게 하면, 이렇게 제재를 우회해서 물품을 사고파는 일을 막을 수 있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기름 값이 계속 오르는 건 어떻게 해야죠?

기자) 미국 정부는 주요 산유국들에 원유 생산량을 늘릴 것을 주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생산량을 상당 규모 늘리길 바란다. 유가를 낮게 유지해야한다”고 ‘트위터’에 적었는데요. 감산을 연장하려던 OPEC을 미국이 설득해, 결국 증산에 합의했습니다.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은 지난해부터 기름 값을 띄우기 위해 일일 180만 배럴씩 생산량을 줄였는데요. 다음달 1일부터 하루 100만 배럴을 증산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27일 짐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회담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27일 짐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회담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짐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중국에 갔군요?

기자) 네. 한·중·일 아시아 3개국 순방에 나선 짐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어제(26일) 베이징에 도착했습니다. 미국 국방장관이 중국을 방문한 것은 바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4년 이후 4년 만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로는 처음인데요. 매티스 장관은 현지 도착 직후, “내가 여기 온 것은 미군과 인민해방군의 군사 대 군사 관계 설정 때문”이라면서 “중국과의 군사 관계는 두 나라가 폭넓은 관계를 맺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떤 일정을 진행했습니까?

기자) 오늘(27일) 시진핑 국가주석을 면담했습니다. 시 주석은 매티스 장관에게 “중국과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라고 말하고, 특히 군사 관계는 “전반적인 양국 관계의 모델이 되는 요소”라고 강조했습니다. 군사 관계를 바로 맺는 게 두 나라 관계 발전에 중요하다는 매티스 장관 의견에 동의한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앞서 열린 웨이펑허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과 회담도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고 관영 CCTV가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중 국방장관 회담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갔나요?

기자) 매티스 장관은 회담 전 기자들에게 사진찍을 시간을 주면서, 구체적인 현안을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개방적이고 솔직한 대화”가 이뤄지길 바란다고만 하고, 웨이 부장을 미국 펜타곤으로 초청했는데요. 두 사람은 남중국해 현안과 타이완 문제, 그리고 북한 문제 등에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주요 매체들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주요 현안들 구체적으로 들여다볼까요?

기자) 중국이 남중국해 대부분 해역에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꾸준히 군사시설을 구축하고 있는데요. 미국은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해군 함정을 보내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하면서 양측의 마찰이 이어졌습니다. 미국은 중국을 환태평양훈련(림팩)에 초청했던 걸 취소하는 등 강경하게 대치했는데요. 오늘 회담에서는 어느 쪽이 옳다, 뚜렷한 결론을 내리기 보다는, 해당 해역에서 충돌 방지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문제는 어떤가요?

기자) 최근 중국군이 타이완 해협에서 실사격 훈련까지 하면서, 타이완군이 대응 훈련에 나서는 등 양안 간에 긴장이 고조됐는데요. 타이완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는 선에서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매티스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중국이 대북 제재를 유지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진행자) 매티스 장관 방문에 중국 현지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중국 외교부가 호의적인 논평을 냈습니다. “군사 교류는 양국 협력을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루캉 외교부 대변인이 오늘(27일) 밝혔는데요. “민감한 문제가 많다고 하지만, 두 대국이 수교한 지 40년이 되면서 각 분야 이익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면서 “양국이 상호 존중 자세로 임한다면 극복하지 못할 어려움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매티스 장관 순방 일정 앞으로 어떻게 되나요?

기자) 오늘(27일) 베이징에서 국방장관 회담, 시진핑 주석 면담 후 중국 국방·외교 당국자들과 만찬에 참석했고요. 내일은 한국으로 갑니다. 다음날 일본으로 이동하는데요. 미군과 한국군의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관련해, 한반도 비핵화 과정의 안보협력 태세를 점검하는 논의를 두 나라 당국자들과 진행할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지난 2016년 중국 베이징 국방부 밖에서 수 백명의 퇴역군인들이 대규모 시위를 열었다. (자료사진)
지난 2016년 중국 베이징 국방부 밖에서 수 백명의 퇴역군인들이 대규모 시위를 열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최근 중국에서 퇴역한 군인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종종 중국 관영 매체들을 통해 군대를 사열하고 군인들의 노고를 격려하며 '중국인민해방군 (People 's Liberation Army)'을 중국의 떠오르는 힘이라고 치하하는 모습을 보여주곤 하는데요. 하지만 중국의 퇴역군인들은 정부의 처우에 불만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특히 자주 가두시위를 벌이며 정부의 처우 개선을 요구해 중국 정부가 바짝 경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로 며칠 전에도 퇴역 군인들의 시위가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주 동부 장쑤성 진장시에서 퇴역군인들의 대규모 시위가 있었는데요. 19일부터 24일까지 닷새간이나 이어졌습니다. 현지 출신 퇴역 군인들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모여든 퇴역 군인들이 1천여 명 이상에 달했는데요. 이들은 도로와 공공장소를 점거하고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진행자) 이번 시위 과정에서 당국이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는 바람에 사태가 더 커졌다는 이야기도 나오던데요.

기자) 네, 시위 첫날에는 현지 출신 퇴역 군인 100여 명이 시 청사로 몰려가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는데요. 정체불명의 청년들이 나타나 이들을 폭행하는 모습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전국에서 퇴역군인들이 몰려들어 사태가 더 커졌습니다. 시 당국은 시위 닷새째인 24일, 무장경찰 2만 명을 동원해 이들을 해산시켰는데요. 이 과정에서 여러 사람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시위대의 요구사항은 뭔가요?

기자) 현재 중국에는 5천700만 명에 달하는 퇴역 군인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연금과 일자리, 주택, 의료보장 등의 혜택이 부족하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이런 퇴역군인들의 불만과 관련해, 중국 정부의 선전 활동에서 원인을 찾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의 선전 활동에서 원인을 찾는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기자) 네, 현재 중국 정부와 공산당은 중국은 이제 잘살고 강한 나라라고 홍보하면서 중국민의 애국심을 고취하고 있는데요. 이런 선전을 들으면서 퇴역 군인들은 또 한편, 국가의 성장에 따른 혜택으로부터 자신들은 배제됐다는 소외감과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최근 몇 달간 2번이나 비슷한 시위가 있었습니다.

진행자) 사회주의 공산국가인 중국에서 시위가 벌어지는 건 흔한 일은 아닌데, 중국 정부는 어떤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까?

기자) 시진핑 주석의 지시로 지난 4월, 퇴역군인들의 복지와 직업 알선 등을 위한 '퇴역군인사무부'라는 부처가 신설됐는데요. 하지만 퇴역군인들 사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은 주무 부처가 생긴다고 했을 때 너무 기뻤지만, 당국자들의 무능과 게으름 때문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법이나 정책이 하나도 수립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조적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중국의 각 지방정부가 퇴역 군인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가능한데요. 중앙정부로부터 추가 지원이 없기 때문에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이같은 시위가 중앙정부에 미치는 영향은 없나요?

기자) 퇴역 군인들은 시위 때 중국 국기인 홍성기를 휘두르며 지방정부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데요. 반면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 정부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지도부는 이러한 대규모 시위를 경계하면서 소요가 확산하지 못하도록 빠르게 단속하고 있습니다. 또 온라인상에서 시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못하도록 검열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퇴역군인들의 시위는 국제사회의 패권과 중국의 부활을 역설하고 있는 시진핑 주석에게 부정적인 이미지가 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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