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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제조 2025’ 보도금지...전 나토총장 미 입국 거부


지난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16 차이나 오토쇼에서 로봇이 고객을 응대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지난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16 차이나 오토쇼에서 로봇이 고객을 응대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 정부가 차세대 기술육성을 위한 ‘중국제조 2025’ 홍보활동을 사실상 중단했습니다. 미국이 이 사업의 문제점을 계속 제기해왔는데요. 자세한 사정 들여다보겠습니다. 전직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이 미국에 오려다 전자여행허가(ESTA)를 거절당한 이야기, 이어서 예멘 난민들이 한국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논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중국제조 2025’ 홍보가 중단됐다고요?

기자) 네. 중국 당국이 차세대 기술 육성 국책사업인 ‘중국제조 2025’에 대해 보도하지 말라는 지침을 관영 언론에 내렸다고 주요 중국어권 매체들과 로이터통신 등이 오늘(26일) 전했습니다. 이 밖에도 미국과의 통상 마찰을 부각시키는 내용은 다룰 수 없도록 지침에 규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제조 2025’는 최근 미-중 무역 대치 핵심 현안인데요. 이 사업이 가급적 언급되지 않게 해서, 미국의 공세를 피해보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중국제조 2025’가 최근 미국과 중국 사이 현안이 된 사정 짚어보죠.

기자) 미국 정부는 지난 15일, 연 500억 달러 중국산 기술제품에 25% 관세 부과를 발표했습니다. ‘중국제조 2025’ 업종을 중심으로 1천100여 품목이 대상인데요. 오는 주말에는, 중국계 자본이 미국의 주요 기술기업을 인수하지 못하게 하는 투자 제한 조치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할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이 조치도 ‘중국제조 2025’을 억제하기 위한 움직임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중국제조 2025’을 억제하려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중국제조 2025’는 중국에서 2025년까지 차세대 산업의 모든 것을 만들어내자는 사업입니다. 정보기술(IT)과 로봇, 항공우주, 해양공학, 생명과학, 고속철도, 전기자동차 등 10대 산업을 선정했는데요. 현재 중국 기술이 미국과 서방보다 한참 뒤쳐진 분야들입니다. 그런데, 중국 기업들이 당국의 지원과 묵인 아래, 미국에서 기술을 훔쳐내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미국 정부는 봤고요. 이를 막기 위해 지식재산권 보호와 기술이전 강요 금지를 중국 측에 꾸준히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제조 2025’에 대해 보도하지 못하게 당국이 지침을 내려서, 실제로 중단됐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로이터통신이 파악한 데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는 관영 신화통신이 ‘중국제조 2025’에 대한 기사를 140건이나 다뤘는데요. 이달 5일 이후에는 관련 보도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홍콩 명보와 타이완 중앙통신은 이 보도지침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전했는데요. ‘중국제조 2025’를 언급하면 기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적은 외에도, 미국과 통상 마찰을 부각시키는 보도를 자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통상 마찰을 부각시키는 보도란 어떤 겁니까?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터넷 ‘트위터’를 통해 중국의 통상 관행을 비판하는 일이 많은데요. 이걸 곧바로 보도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또 미-중 통상 현안에 대한 미국 언론의 논평도 직접 인용하지 말라고 강조했는데요. 상무부를 비롯한 중국 당국의 입장이 나오면, 그 뒤에 소화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또한 당국이 추천하는 전문가를 인터뷰해서, 중국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분석을 부각하라고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고위당국자들도 ‘중국제조 2025’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요?

기자) 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8일, 과학기술 혁신을 주제로 한 중국과학원·중국공정원 대회 연설에서 ‘중국제조 2025’를 일절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로이터통신이 소개했는데요. 중국 고위 당국자들은 ‘중국제조 2025’를 공개적으로 강하게 추진한 게, 미국의 대 중국 통상 압박을 증가시키게 만든 실수로 파악하고 있다고 한 서방 외교관이 로이터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통상 긴장 상황에서, 중국이 일단 숨을 고르고 있다고 보면 될까요?

기자)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미국에 대대적인 반격 의사를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어제(25일) 보도했는데요. 시 주석은 지난 21일 ‘글로벌최고경영자(CEO)협회’ 소속 경제인들과 만나 “당신의 왼뺨을 누가 때리면, 오른뺨도 대주라는 말이 서양에는 있다”면서, “우리 문화에서는 그럴 때 주먹으로 돌려준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모임에는 골드만삭스와 하얏트호텔, 프로로지스 등 미국 대기업 대표들과 폭스바겐, 아스타라제네카 등 유럽 주요 업체 경영자들이 참가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이 통상 긴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사이에도 대치가 진행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 이달부터 유럽연합(EU)산 철강 제품에 25%, 알루미늄에 10%씩 관세를 매기는데 대응해, EU측은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와 리바이스 청바지, 오렌지와 여타 농산물에 보복관세를 집행했는데요. 할리데이비슨 측은 고율관세를 피하기 위해, 생산시설을 일부 해외로 이전할 계획을 어제(25일) 공시자료를 통해 밝혔습니다. 새로운 관세 때문에, 할리데이비슨을 EU 국가에 한 대 수출할 때마다 2천200달러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실정인데요. 유럽시장은 연간 약 4만 대, 할리데이비슨 전세계 판매량의 6분의 1을 담당하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는 곳입니다.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에 이어 26일에도 여러 개의 글을 트위터에 올리며 할리데이비슨의 결정을 맹비난했는데요. "할리데이비슨은 결코 다른 나라에서 생산돼서는 안 된다. 그들의 노동자와 고객들이 이미 분노하고 있다"면서, "이전한다면 사상 유례없는 세금이 부과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25일) “할리데이비슨이 가장 먼저 백기 투항한 데 놀랐다”며, “내가 그(미국 기업)들을 위해 싸워왔다” “결국엔 EU에 물건을 팔 때 관세를 내지 않게 될 테니, 인내심을 가지라”고 요청했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과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를 지낸 하비에르 솔라나 전 스페인 외무장관.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과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를 지낸 하비에르 솔라나 전 스페인 외무장관.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사무총장을 지낸 인물이 미국 입국을 거절당했다고요?

기자) 네.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과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를 지낸 하비에르 솔라나 전 스페인 외무장관이 미국에 오려다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주요 매체들이 오늘(26일) 전했습니다. 솔라나 전 총장은 비자면제국 국민들이 사용하는 전자여행허가(ESTA)를 신청했지만, 거부됐다고 현지 매체 ‘엘파이스’에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여행허가가 신청이 거부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이란을 방문한 기록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2013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테헤란에 다녀왔는데요. 미 국토안보부는 이란을 포함한 7개 국가 블랙리스트(주의대상목록)을 만들어 놓고, 지난 2011년 3월 이후 해당 국가에 갔던 사람은 전자여행허가를 거부하고 있는데, 여기에 해당된 겁니다. 블랙리스트 국가는 이란과 시리아, 이라크, 수단, 리비아, 소말리아, 예멘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의 대 이란 강경 정책과 관련 있나요?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해당 블랙리스트는 2016년 처음 집행된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했으니까, 이전 정부 시절부터 관련 방침이 시행해온 겁니다.

진행자) 전직 국제기구 고위관리도 예외 없이 방침을 집행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자여행허가(ESTA)를 거부당한 사람은, 누구나 일반 방문비자 인터뷰를 신청할 수 있다고 미 국무부 관계자가 워싱턴포스트에 설명했는데요. 그렇더라도, 미국이 주도하는 유럽지역 방위협력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수장을 지낸 인물이 일반 여행객과 같은 취급을 받은 것은 온당치 않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비판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브루킹스연구소 톰 라이트 선임연구원은, 솔라나 전 총장에 대해 “미국이 바랄 수 있는 가장 진정한 친구 중 한 명”이라며, 미 국토안보부의 결정은 옳지 않다고 비난했습니다. 이그나시 과단 전 유럽의회 의원도 미 당국의 이번 판단은 “비 현실적”이고 “수치”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비에르 솔라나 전 나토 사무총장,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미국 버지니아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스페인 외교관입니다. 1995년부터 1999년까지 북대서양조약기구를 이끌었는데요. 1999년 이후에는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를 지냈고요. 몇 년 전부터는 각국 언론 기고와 저술활동 등을 통해 국제현안에 대한 의견을 활발하게 내놓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이란 핵 합의’ 탈퇴를 맹비난한 글이 잘 알려졌습니다.

제주 시내 전경. 사진제공=Google.
제주 시내 전경. 사진제공=Google.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 휴양지, 제주도가 지금 예멘 출신 난민 수용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뜨거운데요. 이런 가운데 예멘 난민들에 대한 첫 심사가 시작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주도에 들어온 예멘 난민 신청자들에 대한 인정 심사 절차가 25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제주 출입국 당국은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예멘 난민 신청자 총 486명에 대한 심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심사를 마치기까지는 6개월에서 8개월 정도 걸릴 전망입니다.

진행자) 난민 심사 절차와 기준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하루 2~3명을 심사하는데요. 긴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부터 심사할 방침입니다. 제주 당국은 개별면접과 관계 기관 정보 등을 통해 이른바 '가짜 난민' 여부를 철저히 가리기 위해 객관적이고 엄정하게 심사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난민 신청을 함에 따라 심사 인력도 보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한국민들 사이에서 예멘 난민 수용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난민 문제가 큰 현안이 되고 있는데요. 중동국가인 예멘의 내전이 길어지면서 발생한 난민들이 한국 제주도로 몰려들면서 한국도 난민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습니다. 최근 제주도에 머물고 있는 예멘인 500여 명이 난민 자격 신청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한국 청와대에 이를 막아달라는 국민 청원 서명자가 40만 명에 육박하는 등 반대의 목소리가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진행자) 말씀하신 대로 그동안 한국은 비교적 난민 문제와는 거리가 있는 나라였는데요. 예멘인들이 왜 가까운 중동 국가들도 아닌, 먼 제주도를 택한 걸까요?

기자) 제주도는 국제 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서 지난 2002년부터 비자가 없는 외국인도 관광 목적일 경우, 한 달간 합법적으로 제주도에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해왔는데요. 이런 무비자 제도를 이용해 예멘 난민들이 쉽게 제주도에 들어올 수 있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해 42명에 불과했던 예멘인들이 올해 500여 명으로 급증한 데다 이들이 무더기로 난민 신청을 하면서 지금 전국적인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제주도에 들어온 예멘인들은 대부분 10대 후반에서 20대 청년들인데요. 이들이 진짜 난민이 아니라 불법 취업을 위해 조직적으로 제주도에 입국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또 한국에서는 아직 낯선 이슬람권 문화에 대한 불편한 정서와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에 대한 우려 등을 들 수 있는데요. 반면 인도적 차원에서 난민들을 받아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난민 수용에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압도적으로 많은데요. 일부 난민 수용 반대자들은 오는 주말(30일) 서울 광화문에서 예멘 난민 수용 반대 집회를 열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한국은 지난 1991년에 UN의 난민협약에 가입했기 때문에 난민 협약에 따라 난민을 보호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은 지난 2012년 아시아 국가에서는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한 나라기도 한데요. 현재 제주도 당국은 철저한 난민 자격 심사를 통해 국민의 불안을 최소화할 것을 다짐하면서 정부와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6월 초, 제주의 무비자 제도는 관광객 유치가 목적이라며, 예멘을 비자 면제 대상국에서 제외시켰는데요. 이로써 일단 더이상의 예멘 난민 입국은 없게 됐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일부 예멘인들이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네, 한국 법무부는 지난 4월 예멘인들의 난민 신청이 몰리자, 이들이 다른 도시에 불법 체류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제주도에서 나가지 못하도록 출도 제한 조치를 내렸는데요. 현재 예멘 난민 신청자 3명이 이의 소송을 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출입국법에 따르면 공공의 안녕이나 국익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체류 외국인의 활동 범위를 제한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요. 하지만 이들은 제주도의 출도 제한 조치가 합법적 절차를 따르지 않았고,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법률 자체에 위헌성이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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