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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미북 회담, 북한 핵 보유국 등장시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정상회담과 오찬을 마친 후 함께 산책하고 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비핵화 관련 내용을 담지 않은 미-북 정상간 공동성명을 진전으로 볼 수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한 연합 군사훈련 중단 가능성을 시사한 것 역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영남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전직 당국자들은 이번에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한 실질적인 진전을 보지 못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수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
수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

수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오히려 북한이 핵 보유국으로 등장하는 행사 같았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테리 연구원] “When you have been watching the last 24 hours, this whole Singapore meeting, didn’t it look like a big coming out party for North Korea as the world’s newest nuclear weapons state? I mean, that’s exactly the narrative that they are going to say... I think that’s exactly right. I think we already - you know, we might not say it as a policy, but they are a nuclear weapons power. ”

테리 연구원은 12일 CSIS가 이번 회담과 관련해 실시한 전화회견에서 이번 행사는 북한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봤을 때도 북한이 새로운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는 인상을 줬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정책적인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지만 회담이 진행된 방식 등을 봤을 때 그렇게 비친다는 설명입니다.

마이클 그린 CSIS 부소장.
마이클 그린 CSIS 부소장.

마이클 그린 CSIS 부소장 역시 일본과 호주를 비롯한 동맹국들이 미국이 북한을 사실상 핵 무장국으로 인정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그린 부소장] “Even though that’s not our declared policy, even though we say we want CVID. If we don’t actually hold their feet to the fire to get it, I think a lot of people - including and especially North Koreans - will argue, one, you just kind of de facto accepted them and their nuclear status.”

이는 완전한 비핵화를 원한다고 하는 미국의 공식적인 정책이 아니지만 회담 결과를 봤을 때 그런 인상을 준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미-북 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의 문제점 중 하나로 비핵화 관련 내용을 꼽았습니다.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는 이번 공동성명에 담긴 비핵화 관련 내용은 6자회담 합의에서 설정한 기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차 석좌] “What we essentially got was reiteration of the past commitments that really didn’t even meet the bar of previous agreements in 2005 Joint Statement, which North Korea agreed to abandon all nuclear weapons and existing nuclear programs, and return to the NPT in early date. We got a very broad statement about denuclearization.”

당시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핵 관련 프로그램을 포기하며 이른 시일 내에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하기로 약속한 반면 이번 공동성명은 일반적인 내용을 담는 데 그쳤다는 겁니다.

또 이번 합의에는 세부적인 검증 절차와 비핵화 일정 역시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린 부소장 역시 이번 공동성명의 실제 내용은 1994년 제네바합의나 2000년대 6자회담 당시 합의문보다 많이 부족하다면서도 북한은 이들 합의들을 모두 어겼기 때문에 별 상관이 없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그린 부소장] “The substance of this joint statement, the actual substance is far less that what was in the Agreed Frame Work in the Clinton administration in 1990s, or the Six-Party agreements in Bush Administration. In some way that may not matter because North Korea cheated on both of those anyway.”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을 통해 6개월 전 최고조에 달했던 미-북 간 긴장이 완화된 점은 긍정적이고, 두 나라 정상이 만났다는 점이 역사적이라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그러나 빅터 차 석좌는 가장 낮게 잡을 수 있는 정상회담의 목표는 최소한 전쟁을 피했다는 것으로, 어느 정도 공로를 인정받겠지만 이는 (사건을 잠시 봉합하는) 반창고에 불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차 석좌] “I mean, the lowest bar that you can set for a summit is, well, at least it didn’t take us to war. And so you can credit the summit with that. But you know, this is really - it’s a band-aid, right?”

또 앞으로 한국이 북한과 매우 빠르게 관여해 나갈 것으로 전망하면서, 공동성명에 제재 관련 내용이 전혀 담기지 않은 것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를 계속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 등은 유엔 제제 하에서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전직 당국자들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미-한 연합 군사훈련의 중단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이는 1994년 팀스피트 훈련을 중단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이클 그린 부소장입니다.

[녹취: 그린 부소장] “You know, in 1994, when we took a pause in Team Spirit, it was carefully coordinated with our allies beforehand. This came as a complete surprise to Japan and Korea and the Defense Department, and against a backdrop of the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saying that he wants to pull our troops out of Asia.”

1994년 당시 미국은 동맹국들과 사전에 조심스럽게 조율을 했던 반면 이번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고, 일본과 한국, 그리고 미 국방부 모두를 크게 놀라게 했다는 겁니다.

또한 아시아 지역에 있는 미군을 철수하고 싶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함께 발표된 결정인 만큼 과거와는 더욱 다르다고 덧붙였습니다.

테리 연구원 역시 북한으로부터 하나도 얻어낸 것이 없는 현재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관련 발언을 계속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테리 연구원] “Why does he keep talking about U.S. troops when we have not gotten a single thing out of North Korea yet? He said I want to bring our boys home. This, you know, is costly; it costs.”

빅터 차 석좌는 폼페오 장관이 싱가포르 회담 이후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연합 군사 훈련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차 석좌] “So what that looks like to me is that Pompeo will be consulting with Seoul and Tokyo in the region later this week, and then I assume that they would start negotiations right away, because the first real test of whether there is any meat on the bones of this joint statement will be in August, when the United States and ROK will have to make the decision about whether they hold the annual military exercise in August.”

차 석좌는 오는 8월로 예정된 연례 군사훈련과 관련해 미국과 한국이 어떤 결정을 내릴 지가 미-북 공동성명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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