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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인권전문가·탈북자들 “미북 정상회담 결과 실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에서 단독 정상회담에 이어 확대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에서 단독 정상회담에 이어 확대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미국의 북한인권 전문가들과 탈북자들은 대체로 이번 미-북 정상회담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인권 문제가 공동성명에 포함되지 않은 것에 실망을 표시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부국장은 1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미-북 정상회담 결과에 실망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버트슨 부국장] “Human rights was forgotten issue something that was left out of the comminique……”

미-북 정상회담에서 인권 문제가 잊혀졌고, 공동성명에도 인권 문제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북한의 인권 문제가 미군 유해 발굴보다 중요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이 인권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북한으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북한인권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인권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만큼, 후속 회담에서도 미국이 이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믿을 만한 증거나 신뢰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미국이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하도록 국제사회가 미국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 역시 미-북 정상회담 결과에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인권 문제에서 큰 진전이 없었고, 개인적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다는 겁니다.

특히 앞으로 미국이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나중에 새로운 이슈를 거론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대북협상의 특징입니다. 그래서 어떤 이슈를 중요시하려면 대북협상을 시작할 때부터 그 이슈를 꺼내야 합니다. 그래서 걱정되긴 됩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인권 문제가 제기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북 관계가 개선되면 북한인권 유린의 책임을 물어 김 위원장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반면 워싱턴의 대북인권단체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숄티 대표는 미-북 정상회담 결과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숄티 대표] “Of course I wanted it to be on the agenda, but I believe that what the president have done is he started a process where this issues will be addressed…”

물론 인권 문제가 의제에 포함되기를 바랐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한 일은 그 같은 문제들이 다루어질 수 있는 과정을 시작한 것으로 믿는다는 겁니다.

숄티 대표는 공동성명에 미군 유해송환 문제가 포함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산가족상봉이 포함된 판문점 선언을 언급한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인권 문제에 매우 열정적인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앞으로 계속 북한과 협상을 하게 되는 만큼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서부에 정착한 탈북자 폴 씨는 이번 정상회담에 기대를 많이 했지만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국민들이 원하고 탈북자들이 원하는 인권 문제나 핵 문제 해결을 제대로 언급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주민들을 사랑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폴] “지금까지 해 온 짓이 있고 나쁜 것들이 있는데, 자기 친족까지 죽이는 사람을 놓고 어떻게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는지, 마음 아프죠”

폴 씨는 트럼프 행정부가 앞으로 북한과의 후속 협상에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고통 받는 사람 등 북한의 인권 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탈북민국제연대의 마영애 대표 역시 회담 결과에 다소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의 공동성명 문구에 구체적인 사항들이 포함되지 않은 점이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처럼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설명했어야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마영대 대표] “김정은이 발언을 해야 할 부분들이 없지 않아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왜 김정은은 이런 문제에 개인 기자회견을 하지 못하고 돌아가야 되는지…”

마 대표는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공동성명에서 합의한 사항들을 현실화시킬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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