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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한국 정부, 공동연락사무소 설치 위해 개성행...판문점 선언 이행 움직임 본격화


천해성 한국 통일부 차관(가운데)을 단장으로 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추진단이 개성공단을 방문하기 위해 8일 경기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출경하고 있다.
천해성 한국 통일부 차관(가운데)을 단장으로 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추진단이 개성공단을 방문하기 위해 8일 경기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출경하고 있다.

4.27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한의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준비를 위해 오늘(8일) 개성을 방문했습니다. 서울에서 함지하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남측 추진단이 8일 군사경계선을 넘었습니다.

천해성 한국 통일부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추진단은 개성공단을 방문해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설치 전 현장 점검을 할 계획입니다. 추진단에는 청와대를 비롯해 현대아산과 KT 등 한국의 민간 기업 관계자들이 포함됐습니다.

천해성 차관은 이날 방북 직전 기자들과 만나 이번 공동연락사무소 설치가 판문점 선언 이행의 첫 번째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천해성 차관] “지속가능한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중요한 의미 있는 조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공동연락사무소가 조속히 개설될 수 있도록 오늘 철저하게 관련 시설 등을 점검하고 돌아오겠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판문점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판문점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앞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27일 정상회담을 통해 개성지역에 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후 1일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사무소의 구체적인 설치 장소를 개성공단 내로 확정했었습니다.

천 차관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운영이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해 여러 제도적 장치와 함께 시설 점검 등의 문제를 북측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추진단은 연락사무소에 적합한 건물과 숙소 등 관련 시설, 통신 등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락사무소는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나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등에 마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이들 건물들이 사용되지 않은 채 오랜 기간 방치돼 시설 점검 등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개성공단 재가동 논의도 재개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천 차관은 이날 개성공단에 대한 시설 점검도 이뤄지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공동연락사무소 설치와 관련된 시설 등을 점검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습니다.

남측 관계자가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것은 2016년 2월 개성공단 가동이 전면 중단된 지 약 2년4개월 만입니다.

이런 가운데 남과 북은 다음주부터 순차적으로 판문점 선언 이행과 관련된 중요한 실무회담을 시작합니다.

가장 먼저 열리는 건 장성급 군사회담입니다.

남북은 1일 고위급회담에서 군사적 긴장 완화를 협의할 장성급 군사회담을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기로 했습니다.

이어 18일 아시안게임 공동 참가를 논의할 체육회담이 개최되고, 8.15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논의할 적십자회담도 22일에 열립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들판을 가로질러 달리고 있다, 사진 출처=OSJD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들판을 가로질러 달리고 있다, 사진 출처=OSJD

남북한은 고위급회담에서 발표한 공동보도문에서 “남북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하고 민족적 화해와 평화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과감히 열어나가기 위한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고위급회담에서 언급된 철도 관련 협력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한국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한국은 7일 북한의 찬성표를 얻어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의 정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한국은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OSJD 장관급 회의에서 북한을 포함한 모든 회원국들의 지지를 받아 가입이 확정됐습니다.

OSJD는 중국횡단철도(TC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몽골종단철도(TMGR) 등 유라시아 대륙의 철도운영국 협의체로,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 28개국이 정회원으로 가입돼 있습니다.

한국은 2015년부터 정회원 가입을 추진했지만, 다른 정회원인 북한의 반대로 가입이 번번이 무산됐었습니다.

한국은 이번에 OSJD 정회원으로 가입함에 따라 TCR와 TSR를 포함해 28만㎞에 달하는 유라시아 대륙철도 노선 운영에 참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앞서 남북은 고위급회담에서 동해선과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의 연결과 현대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 철도와 도로협력 분과회의 등의 개최 날짜와 장소를 차후 확정짓기로 했었습니다.

이에 따라 남북은 추가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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