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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김정은의 진정성 시험대는 '인권과 개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마친 후 판문점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는 인권 개선과 개혁 조치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여러 미 전문가들이 지적했습니다. 다만 미-북 정상회담에서 인권 문제를 논의해야 할지에 대해선 엇갈린 의견이 나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체성을 집중 해부한 보고서 ‘김정은의 교육’을 발표했던 정 박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회의적으로 보는 대표적 전문가입니다.

미 정보당국에서 고위직을 지낸 박 석좌는 VOA에 북한 정권의 속성을 볼 때 비핵화 의지는 개혁과 인권 개선 움직임을 보일 때 진지함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만, 아직 그런 조짐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 박 석좌] “There is no optimism for me. I’ve not seen any sign at the North Koreans are starting to reform their system in that way to allow for…”

북한이 마이크 폼페오 국무부 장관이 강조한 미 기업들의 대대적인 투자 지원을 받으려면 규제를 완화해야 하고 인권 침해에 관한 개선 노력도 보여야 하는데 지금까지 그런 신호는 없다는 겁니다.

박 석좌는 북한 정권은 오히려 폼페오 장관의 제의를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비핵화와 경제건설에 매진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지를 현 상황에서는 낙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지적은 최근 미국의 대규모 민간 지원에 관심이 없다며 자본주의 체제와 문화를 거의 날마다 비난하는 북한 관영 매체들의 흐름과 맥을 같이하는 겁니다.

하지만 워싱턴에서는 비핵화와 인권 개선을 연계하거나 미-북 정상회담에서 함께 제기하는 데 대해 견해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5일 상원 청문회에서 미-북 정상회담은 비핵화에 집중해야 한다며 인권 등 다른 사안을 의제에 담는 것에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조셉 윤] “I really think it would be a mistake to overload the agenda”

미-북 정상회담에 너무 많은 의제를 담으면 실책이 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지지해 온 제임스 리시 상원의원은 이날 인권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정상회담에서 인권을 제기하는 데는 부정적 견해를 보였습니다.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하려 하면 실패를 위해 회담을 준비하는 것과 같다는 겁니다.

하지만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북한 정권에 인권 침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빅터 차 석좌] “we must require North Korea to address human rights abuses

인권에 관한 실질적인 조치들은 북한 정권의 변화를 실질적으로 가늠하는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기 때문에 어떤 포괄적인 정치적 합의에도 정권의 조직적인 인권 침해를 끝내는 내용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겁니다.

마크 루비오 상원의원도 미-북 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평가하면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인권과 세계 최악의 인권 침해자들 가운데 하나인 북한의 독재 정부에 대한 책임 추궁도 우선 사안으로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여러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적인 완전한 비핵화와 인권 개선에서 후퇴해 북한 정권이 불편해하는 것들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5일 VOA에 북한 정권의 대화 행보는 평화에 관한 게 아니라 제재 완화를 위한 것이라며 북한의 진정성은 인권 개선을 통해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총장] “This is not about peace. This is simply about appeasing…”

미국이 최대의 경제 제재와 인권 압박 기조를 유지하지 않으면 김정은 정권은 비핵화를 하지 않은 채 남북경제협력을 재개해 이를 차단하며 기존의 반인도적 범죄를 지속할 것이란 겁니다.

미국 내 기독교와 힌두, 유대교, 이슬람교 지도자, 외교전문가 등 50여 명의 대표는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인권과 종교 자유 문제를 의제로 제기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또 휴먼 라이츠 워치 등 국제 인권단체와 탈북민 단체들도 별도로 공개서한을 백악관에 보내 같은 요청을 했습니다.

하지만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겠다고 밝힌 이후 북한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있습니다.

익명의 백악관 고위 관리는 이와 관련해 AP 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은 인권 문제보다 미 국민의 이익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리는 북한이 비핵화하면 대대적인 외국 투자가 북한 주민의 민생을 돕고 민주주의와 개방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에 인권도 본질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 중 일부라고 설명했습니다.

백악관 고위 관리는 지난 2월 북한의 인권 문제에 관한 VOA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인권 상황에 열중하고 있다며 북한의 인권 상황은 아마도 이 시대 가장 큰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었습니다.

이 관리는 당시 공석 중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적임자를 빨리 찾는 게 우선순위라고 말했지만, 특사 자리는 로버트 킹 전 특사가 지난해 1월 떠난 후 17개월째 공석입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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