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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앞두고 ‘이미지’ 챙긴 김정은에 넘어가선 안돼"


5일 워싱턴 해리티지재단에서 대북정책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브루스 클링터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김두연 한반도 미래포럼선임연구원, 이성윤 터프츠대학 교수,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담당 선임연구원.
5일 워싱턴 해리티지재단에서 대북정책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브루스 클링터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김두연 한반도 미래포럼선임연구원, 이성윤 터프츠대학 교수,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담당 선임연구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북 정상회담 성사로 이어진 지난 수개월 간의 외교 공세를 통해 이미 많은 것을 얻었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국제 무대에 ‘정상적 지도자’로 등장하고 대북 제재의 동력을 약화시키는 등 별다른 양보 없이 실익을 챙겼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협상가들이 북한 지도자의 ‘이미지 변신’에 또다시 넘어가선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한국 담당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기도 전에, 이미 많은 것을 얻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테리 선임연구원] “Before even getting to this summit, I think North Korea has already gained. Kim Jong Un has been playing this really really well. you have seen him engaging last few months to trying diplomacy. And that has gotten him a lot. He had completed image makeover, already. He got to meet with President Xi twice, multiple meetings with South Korean president, hosted Russian prime minister, now he does appear, like almost normal leader of normal country.”

테리 선임연구원은 5일 워싱턴의 헤리티지재단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수 개월 동안 외교적 노력에 나서는 듯 행동하며 이미지를 쇄신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각각 2차례씩 정상회담에 나서고, 러시아 외무장관을 평양으로 초청하는 등 국제사회에 ‘정상국가’의 ‘정상적 지도자’라는 인상을 줬다는 겁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성윤 미 터프츠대학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의 이런 행보는 김정일 시대에도 봤던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현재 추구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가장 극적인 이미지 쇄신으로, 이에 경도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이성윤 교수] “What Kim Jong Un seeks today is the most dramatic image makeover in history, in just few months, Kim has gone from maniac, mad man, rocket man, to recent week, very honorable man, very smart and very gracious these are what President trump said of Kim, and Pompeo has said of Kim that very personable, back in old days, Wendy Sherman said of Kim Jong Il that he was very smart, capable,”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미치광이’, ’로켓맨’으로 부르던 김정은을 최근 들어서는 존경스럽고 똑똑하며 품위 있는 사람으로 묘사했는데, 이는 지난 2000년 방북한 웬디 셔먼 당시 대북정책조정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똑똑하고 능력 있다고 언급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그러면서 미국인과 한국인 모두 목적 달성을 위해 속내를 감춘 채 다르게 행동하고 말하는 북한 독재자를 만나면 그에게 감동받고 현혹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의 목적은 핵 전략 검토를 위한 시간과 돈을 벌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이성윤 교수] “What Kim Jong Un seeks is protracted negotiation process, not final agreement with which to buy time and money to perfect his own nuclear posture review.”

비핵화 관련 최종 합의문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협상 과정을 오래 끄는 데 목적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테리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 김정은과 회담에 나서게 되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 제재 해제 정황이 감지된다며, 이는 북한에게 큰 수확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테리 선임연구원] “I am concerned that all these maximum pressure they were talking about, it is already hard to achieve. Regardless how this meeting goes with Trump, there’s already activities.”

때문에 회담 결과와 무관하게 그 동안 북한을 겨냥했던 미 행정부의 ‘최대 압박 캠페인’은 이미 달성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입니다.

테리 연구원은 특히 이번 회담은 마치 북한에게 미국과 마주 앉아 협상할 수 있다는 ‘합법적 지위’를 부여한 것처럼 보여, 사실상 북한의 현 상황은 지난해 11월과 12월보다 훨씬 나아졌다고 관측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는 미국의 북한에 대한 코피 전략 등 군사적 옵션 주장이 제기됐었습니다.

이 교수는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에서 “정치적 드라마” 대신 미국 법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녹취: 이성윤 교수] “ At the meeting, I suggest President Trump needs to use the law, US law instead of political drama. What do I mean by that, the terms for the gradual suspension and ultimate termination of US sanctions against North Korea are qualified into law, sections 401 and 402 of North Korea sanctions and policy enhancement act in 2016. President Trump should tell Mr. Kim that No one is above the law in US and my hands are tied until you release the political prisons, until you take meaningful steps toward denuclearization.”

점진적 제재 완화와 완전한 제재 해제를 위해선 2016년 발효된 ‘대북제재와 정책 강화법’ 401조와 402조를 따라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켜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구체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정치범수용소 내 수감자 석방과 비핵화에 다가서는 의미 있는 행동을 보여주기 전까지 어떤 제재도 완화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테리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협상을 최악의 협상이라고 규정하고 파기했다며, 북한의 비핵화에는 훨씬 더 까다로운 조건을 적용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테리 선임연구원] “President Trump has set himself very high bar, he called the Iran deal worst than ever, but when you look at the Iran deal, they agreed to give up 97% of their nuclear materials, , shut down 1000s of centrifuges, they accepted pretty strict limitations on their nuclear program.”

이란 핵 협상안에는 전체 핵 물질 97% 를 폐기하고 천여 개의 핵심분리기 폐쇄 등 상당히 엄격한 핵 프로그램 제한 조치 내용이 담긴 만큼,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잣대를 높였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김두연 한반도 미래포럼선임연구원은 미-북 정상이 과거와 다르지 않은 상당히 단순한 ‘공동선언문’만 발표해도 괜찮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두연 선임연구원] “I would actually happy with joint statements, very simple joint statements that leads out key principles and the goals and leave to build in pathways for the experts for negotiators to then go in negotiate details.”

김 연구원은 (비핵화에 대한) 주요 원칙과 목표 등이 담긴 선언문이 나오고, 이후 전문 협상가들이 세부적인 사안을 논의하는 수순이 적절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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