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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미-한 정상회담 초점은 북 비핵화 의지 확인과 비핵화 로드맵 조율


지난해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맞이하고 있다.

오늘(22일) 열리는 미-한 정상회담의 핵심은 두 정상이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비핵화 보상 방안을 마련할지 여부입니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비핵화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오늘 회담은 미-북 정상회담을 3주 앞두고 열리는 건데요, 시기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봐야겠지요?

기자) 이번 회담은 최근 김계관 북한 외무상의 담화로 미국 내 일각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것입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회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평가하고, 이에 대해 견해를 같이 할 경우 북한에 상응하는 보상 조치를 제공하는 방안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입니다.

진행자) 우선, 두 정상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같은 평가를 하고 있다고 봐야 하나요?

기자) 이번 정상회담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부분 때문입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수락한 이유입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으면 회담 자체가 성립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미국 일각에서는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 않은가요?

기자) 김계관 부상의 담화가 이런 의구심을 촉발했는데요. 사실 김 부상의 담화는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리비아식’ 비핵화 주장, 그리고 자신들이 일부 선제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했는데도 미국이 보상에 대한 언급은 없이 계속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데 대한 불만 제기가 핵심입니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비핵화 약속에는 변함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펜스 부통령이나 일부 의회 인사들은 `군사 옵션’까지 거론하면서 대북 압박을 계속하고 있는데요?

기자) 펜스 부통령의 발언은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하는 경우를 상정한 것입니다. 상당히 강한 내용이긴 하지만,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반대하는 건 아닙니다. 폼페오 국무장관의 최근 방북에 수행했던 브라이언 훅 국무부 선임 정책기획관은 어제 공영 `P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상회담 개최를 낙관하면서, 북한이 비핵화할 용의가 있다면 미국은 “광범위한 혜택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훅 기획관은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상원의 인준을 받는 북한과의 `조약’ 관계 체결에 열려있다고 밝혀 주목됩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미국 내 일각의 의구심과는 달리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낙관하는 분위기인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어제 워싱턴으로 향하는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정상회담이 “99.9% 성사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정 실장은 미국 일부 언론들이 전하는 정상회담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 내 부정적 인식에 대해서도 “우리가 감지하는 건 없고, 그런 느낌은 못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현재 “북한 측 입장에서 좀 이해를 하는 방향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정 실장의 발언은, 비핵화에 따른 대북 보상 문제에 신경을 쓰겠다는 의미로 들리는데요?

기자) 앞서 말씀 드린 대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이 부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보입니다. 백악관 대변인이 밝힌 `트럼프식’ 북한 비핵화 해법을 구체화 하는 방안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앞서 북한의 강한 반발을 샀던 `리비아식’ 해법은 북한이 비핵화를 완료한 뒤에 보상을 제공하는 방안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방식을 부인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북한의 단계별 비핵화와 이에 따른 상응 조치를 어떻게 배합하느냐, 다시 말해 `시퀀싱’이 핵심 관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 미국은 `신속하고 과감한’ 비핵화 실행을 주장하고 있는데요,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까요?

기자) 사실 미국이 추구하는 신속하고 과감한 비핵화와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주장은 상충되는 개념이 아닙니다. 가령 단계적 비핵화를 신속하게 진행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면 미-북 양측이 접점을 찾을 수도 있을 겁니다. 이를 위해서는 완전한 비핵화에 이르기까지의 단계를 어떻게 나눌 것인지, 그리고 각 단계의 이행 기간을 어느 정도로 잡을지를 매우 구체적으로 확정하는 게 필요합니다. 미-한 두 정상의 오늘 회담에서는 이런 문제도 깊이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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