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특파원 리포트] 탈북자 단체 전단 살포, 시민단체·경찰 제지로 무산...찬반 논란 가열


탈북자 단체가 북한자유주간 행사의 마지막 일정으로 전단 살포를 위해 모인 가운데,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탈북자 단체가 북한으로 전단을 보내려했지만 시민단체의 반대와 경찰의 제지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전단 살포를 해야 한다는 탈북단체들의 주장과 남북 간에 조성되고 있는 화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어선 안 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함지하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한국의 어린이 날인 5일 경기도 파주의 통일동산 주차장.

'통일'이라는 이름과 달리 이 곳은 남남갈등의 실태를 여실히 보여주는 장소가 됐습니다. 대북 전단 살포를 위해 모인 탈북자 단체들과 이에 반대하는 '민주노총 건설노조' 등 시민단체들이 서로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입니다.

이들 사이에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경찰병력으로 만들어진 벽이 세워졌습니다.

이날 전단 살포를 준비한 단체는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탈북자 단체. 이들은 북한자유주간 행사의 마지막 일정으로 이 행사를 계획했습니다.

이들이 준비한 15만 장의 전단에는 '형님을 살해한 악마, 인간백정 김정은'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이미 지난 3일 김포 일대에서 풍선 5개에 전단 15만 장을 매달아 날려 보냈으며, 이 날은 나머지 절반을 살포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상학 대표] “왜 우리가 대북 전단을 보내는가? 10년, 15년에 걸쳐서 남북관계요, 뭐요 하면서 그 위선자, 거짓 위선자들과의 대화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함께 한 북한인권 운동가 수전 숄티 디펜스포럼 회장은 북한 정권이 주민들을 상대로 하는 '완벽한 거짓말'을 막아야 하고, 주민들에게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숄티 대표] “So this North Korea Freedom week, we've been focusing...”

북한자유주간 기간 중 탈북자들은 라디오 방송을 비롯해 땅과 바다, 하늘 등을 통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한 주민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대북 전단 살포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소속 회원이 전단 살포 행위를 규탄하고 있다.
대북 전단 살포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소속 회원이 전단 살포 행위를 규탄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 측 시민단체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들은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서 이뤄지는 전단 살포 행위를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녹취: 참가자] “전단 살포 규탄한다! (규탄한다! 규탄한다! 규탄한다!) 확성기도 철거했는데 대북 전단 웬 말이냐! 수전 솔티라는 여자가 박상학하고 이 곳에 오기로 돼 있고요. 우리 노동자들이 평화에 앞장서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날 경찰의 개입으로 다행히 양측의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단 살포 반대 측 참가자 1명이 탈북자 단체의 기자회견장에 난입했다가 탈북자들에게 끌려나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현장음] “끌어내! 끌어내! 야! 북한에 대해서 탈북자 앞에서 말하지 말라! 너 같은 새끼들이 북한에 가서 3일만 살다 오라. 내가 산 증인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탈북자 단체의 전단 살포와 관련해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반대하는 쪽에선 남북 평화 분위기가 조성된 상황에서 전단 살포는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은 '판문점 선언'을 통해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를 중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군 당국은 확성기 방송시설에 대한 철거작업을 마무리하는 등 판문점 선언 이행에 본격 나섰지만, 탈북자 단체 등 민간 차원에서 이뤄지는 전단 살포는 중단되지 않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겁니다.

현재 청와대에는 전단 살포를 중단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수 십여 건 올라온 상태입니다.

또 한국 통일부는 1일 남북정상회담 합의의 취지를 감안해 민간단체들이 대북 전단 살포 중단에 적극 협력해주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경찰도 안전 등을 이유로 탈북자 단체의 전단 살포를 막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탈북자 단체의 공개 전단 살포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입니다.

경찰이 전단과 풍선 등을 싣고 이동하던 탈북자단체 큰샘의 박정오 회장의 트럭을 막아 세우고 있다.
경찰이 전단과 풍선 등을 싣고 이동하던 탈북자단체 큰샘의 박정오 회장의 트럭을 막아 세우고 있다.

이날도 경찰은 '경찰관직무집행법 5조'에 근거해 전단과 풍선 등을 싣고 이동하던 탈북자단체 큰샘의 박정오 회장의 트럭을 막아 세웠습니다.

이 때문에 탈북자 단체는 이날 전단 살포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탈북민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지만, 바람의 방향 등을 고려해 추후 남은 15만 장을 북한으로 날리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용화 탈북난민인권연합 회장은 'VOA'에 전단 살포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위한 것으로, 한반도의 정치적 상황과는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김용화 회장] “왜 탈북자들이 이 정도까지 목숨을 걸고 하는 행동인지 알아줬으면 좋겠네요. 북한 주민들, 탈북민들의 애환 이걸 좀 신중하게 생각하고...”

서울에서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