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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판문점, 남북 정상 맞이 준비 한창...군사분계선은 긴장 감돌아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판문점. 18일 미국과 한국 병사들이 군사분계선 넘어 북한 쪽을 지켜보며 경비를 서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판문점. 18일 미국과 한국 병사들이 군사분계선 넘어 북한 쪽을 지켜보며 경비를 서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VOA'는 정상회담이 열리게 될 판문점을 찾아 준비 상황 등을 지켜봤습니다. 판문점에서 함지하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은 남북 정상을 맞이할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18일 'VOA'가 찾은 평화의 집은 정문에 공사용 가림막이 설치돼 있었고, 한국 정부 관계자로 보이는 인사들과 공사 인부들이 드나들고 있었습니다.

이 곳에선 오는 27일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따라서 내부 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과 함께 노후 시설에 대한 개선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한미군사령부 측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인 남측 '평화의 집.' 18일 내부 단장 공사가 한창이다.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인 남측 '평화의 집.' 18일 내부 단장 공사가 한창이다.

평화의 집은 군사분계선으로부터 약 170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한국 땅을 밟게 되는 겁니다.

이 때문에 20일부터는 북한도 평화의 집에 상주하며 김 위원장에 대한 경호와 의전에 대한 세부 계획을 수립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위원장이 어떤 방식으로 '평화의 집'에 도착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엘리스 벤풀 주한미군사령부 공보실 대외협력처장은 도보 혹은 차량 이용 등 구체적인 계획은 알지 못한다며, 남북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벤풀 처장]

다만 육로로 이동한다면 중립국감독위원회 캠프를 통과하거나, 판문점의 파란 건물 사이를 지나 걸어올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파란 건물로 잘 알려진 중립국감독위원회(T1)와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장(T2) 사이를 지나칠 경우, 김 위원장은 남북 사이에 군사분계선으로 만들어진 약 5~10cm 높이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넘어야 합니다. 이후 북한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는 남측 '자유의 집' 건물을 통과한 뒤, 밖으로 나와 평화의 집으로 향하게 됩니다.

자유의 집과 평화의 집의 거리는 약 130m 입니다.

앞서 청와대는 남북 정상이 만나는 장면을 생중계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도보로 이동할 경우 평화의 집으로 향하는 장면이 전파를 타게 되는 겁니다.

평화의 집은 지난 1980년 남북 총리급 회담에 대비해 지어졌다가, 1989년 지금의 장소에 새롭게 건립됐습니다. 남북 정상은 3층 높이인 평화의 집 2층에서 회담을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남북 정상의 만남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현재 판문점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었습니다.

공동경비구역(JSA)으로도 알려진 판문점에는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미군과 한국군 경비병들이 북한 측을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또 이날 북한 측에는 경비병 1~2명이 판문각 정문 쪽에 서 있었는데, 기자들이 촬영을 시작하자 기둥 뒤로 숨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이 곳은 지난해 11월 북한군 병사가 탈출했던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북측은 이 병사를 향해 40여발의 총격을 가하며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판문점은 북한과 남한을 구분하는 철책이나, 장벽 없이 양측 군인들이 얼굴을 맞댈 수 있는 곳으로, 언제든 일촉즉발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경비병들은 기자들의 작은 움직임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장의 내부. 18일 미국과 한국 군 경비병들이 지키고 있다.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장의 내부. 18일 미국과 한국 군 경비병들이 지키고 있다.

한국과 북한 영토를 반씩 걸치고 있는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장은 이날 기자들의 방문으로 미국과 한국 측이 맡고 있었습니다.

평소 이 회의장은 비어있는 상태지만, 한국 영토를 통해 판문점을 찾은 방문객이 있는 날은 미국과 한국이 남쪽 문을 열어둡니다.

따라서 이 날도 회의장 북한 쪽으로 나있는 문을 잠가두고, 그 문을 한국군 장병이 지키고 있었습니다. 북한 측이 이 회의장을 사용하는 경우, 반대로 북측으로 난 문이 열리고, 남측 문이 잠기는 방식입니다.

주한미군 소속 조슈아 비토엣 상병은 이날 'VOA'에 과거 문이 잠기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 군이 북측으로 끌려갈 뻔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북측 문을 잠글 땐 한국군 1~2명이 문을 잠그는 병사를 뒤에서 붙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들 경비병들의 임무에도 약간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벤풀 처장은 “현재로선 공동경비구역 내 미군과 한국군 장병들은 남북정상회담이 잘 열릴 수 있도록 보안을 제공하는 게 임무”라며 “이전과 임무가 달라졌지만 이들은 잘 훈련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판문점에서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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