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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위성, 남포 일대 새 석탄 야적장 확인...석탄 실은 선박도 포착


남포 일대를 촬영한 '국립우주연구원(CNES)'과 '에어버스’의 지난달 14일 위성사진. 170m 길이의 대형 선박이 석탄을 싣고 있다. (사진출처=CNES/Airbus, Google Earth)
남포 일대를 촬영한 '국립우주연구원(CNES)'과 '에어버스’의 지난달 14일 위성사진. 170m 길이의 대형 선박이 석탄을 싣고 있다. (사진출처=CNES/Airbus, Google Earth)

북한 남포 일대에 새로운 석탄 야적장이 생기고, 일부 시설이 개선된 모습이 민간위성에 포착됐습니다. 석탄을 가득 실은 선박도 발견됐습니다. 서울에서 함지하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남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새로 생긴 석탄 야적장입니다.

'VOA'가 ‘구글어스’에 공개된 '국립우주연구원(CNES)'과 '에어버스’의 지난달 14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컨테이너 선적장과 북쪽으로 맞닿은 지대에 대형 석탄 더미가 쌓여 있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석탄 더미는 가로 약 150m, 세로 200m 크기의 공간에서 확인됐는데, 현장엔 과거에 없던 일부 건물이 들어서고 외벽이 세워졌습니다.

남포 일대를 촬영한 '국립우주연구원(CNES)'과 '에어버스’의 지난달 14일 위성사진. 새로운 석탄 야적장이 포착됐다. (사진출처=CNES/Airbus, Google Earth)
남포 일대를 촬영한 '국립우주연구원(CNES)'과 '에어버스’의 지난달 14일 위성사진. 새로운 석탄 야적장이 포착됐다. (사진출처=CNES/Airbus, Google Earth)

​일일 단위로 위성사진을 촬영하는 '플래닛'의 사진자료를 확인해 보면 이 일대에 석탄이 쌓이기 시작한 건 지난해 11월 말부터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후 이 곳으로 석탄이 계속 옮겨지면서 양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다른 변화는 이곳에서 서쪽으로 약 1.8km 떨어진 석탄 항구에서 확인됐습니다.

과거 석탄이 야적된 곳에 세로 217m, 가로 37m 길이의 대형 외벽이 사각형 형태로 만들어졌고, 그 안에는 석탄이 쌓여 있었습니다.

바로 옆에는 비슷한 크기의 건물이 지붕이 덮인 상태로 건설돼 있어, 새롭게 발견된 건축물 역시 이후 지붕이 덮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거 위성사진을 통해 이 새로운 건축물 공사는 지난해 6~7월께부터 시작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달 14일 촬영된 남포 일대 위성사진(왼쪽)과 지난해 5월 위성사진을 비교한 모습. 야적장에 외벽이 들어서고, 더 많은 석탄이 쌓인 사실이 확인된다. (사진출처=CNES/Airbus, Google Earth)
지난달 14일 촬영된 남포 일대 위성사진(왼쪽)과 지난해 5월 위성사진을 비교한 모습. 야적장에 외벽이 들어서고, 더 많은 석탄이 쌓인 사실이 확인된다. (사진출처=CNES/Airbus, Google Earth)

​남포 일대의 석탄 야적량은 지난해와 석탄 수출이 한창이던 2016년보다 많아졌습니다.

또 석탄 야적장 인근에 위치한 기차 역에는 석탄을 운반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여러 대의 기차가 발견됐고, 그 주변으로도 과거 위성사진에서 발견되지 않던 석탄더미가 외벽에 둘러 쌓여 있었습니다.

올해 들어 더 많은 석탄이 이곳 남포로 모여들고 있음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14일 사진에선 석탄을 실은 것으로 보이는 대형 선박도 확인됐습니다.

170m 길이의 이 선박은 총 5개의 덮개 중 1개가 열려 있었는데, 석탄이 가득 차 있는 상태였습니다.

같은 지점을 촬영한 지난달 13일 '플래닛'의 위성사진에는 이 선박이 확인됐지만, 16일 위성사진에는 없었습니다. 따라서 이 선박은 지난달 13일 남포 석탄항구에 도착해 15~16일 사이에 떠난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이 선박과 같은 길이의 선박은 일주일 전인 3월6일에도 같은 장소에 정박한 장면이 위성사진에 포착됐습니다.

북한 지하자원 전문가인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 소장은 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석탄 수출을 재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최경수 소장] “아마도 북중 정상회담이 있었기 때문에 북한에서 나름 대로 제재가 완화되지 않겠느냐 하는 기대가 있겠죠. 그런 차원에서 준비하는 걸로 봐야 할 것 같아요.”

다만 최 소장은 국제사회 제재 분위기가 이어지는 현 상황에서 중국의 북한산 석탄 수입 재개는 쉽게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VOA'는 지난해 12월 '플래닛'을 통해 남포와 대안, 송림 항의 지난 1년 사이 변화를 관찰해 야적된 석탄 더미가 사라지고, 쉴새 없이 드나들던 선박의 모습도 발견할 수 없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 3월부터 석탄 더미가 늘어난 사실이 확인되고, 대형 선박도 포착되면서 그 배경이 주목됩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은 최근 발행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산 석탄이 원산 항 등을 통해 여전히 제 3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특히 우회경로를 이용한 항해와 위조문서 이용, 환적,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조작 등의 방식이 이용된 것으로 드러났었습니다.

실제로 러시아 극동의 포시에트 항을 출발한 피지 선적의 지근 7호의 경우 지난해 4월9일 한국 포항 인근 앞바다에서 AIS를 끄며 자취를 감췄는데, 이후 4월12일 원산에서 석탄을 적재한 뒤 다시 같은 위치로 돌아와 AIS를 켜고 다시 항해를 시작했습니다.

전문가패널에 따르면 지근 7호는 4월14일 러시아 나홋카 항에 입항했으며, 이름을 오리엔트 리두 호로, 선적은 몽골로 바꾼 뒤 5월19일 적재하고 있던 석탄을 내렸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패널은 석탄을 수입하는 유엔 회원국들이 선박이 제공하는 문서의 유효성을 검증하는 조치를 취하는 한편, 선박이 실제 원산지 증명서류에 명시된 항구에서 석탄을 적재했는지 여부를 각 회원국들이 공유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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