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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북중관계, 김정은 방중으로 개선될까?


27일 중국 베이징을 가로지르는 창안 거리에서 공안 오토바이들이 북한 방문단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행렬을 호위하고 있다.
27일 중국 베이징을 가로지르는 창안 거리에서 공안 오토바이들이 북한 방문단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행렬을 호위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격적인 중국 방문이 두 나라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북-중 관계는 김정은 정권 들어 북한의 핵실험 등 도발이 계속되면서 역대 최악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지난 2011년 12월 이후 북한과 중국 관계는 순탄치 않았습니다.

뉴욕의 민간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스티븐 노퍼 부회장은 북-중 관계가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때와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노퍼 부회장] “There doesn’t seem to be much trust or faith between China and North Korea now, certainly not in terms of leadership.”

북한과 중국 지도부 사이에 신뢰나 믿음이 많지 않다는 겁니다.

두 나라 관계가 악화된 데는 북한의 거듭된 핵실험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2012년 11월 집권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북한의 핵실험 위협에 대해, 모든 당사국이 역내 긴장을 높일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시 주석 집권 직후인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2016년 두 차례, 2017년 한 차례 등 모두 네 차례의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

게다가 무수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장거리 탄도미사일까지 시험발사했습니다.

이에 중국은 점차 강도가 높아지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들에 동의했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 압박’ 정책에 부분적으로 동참하며 대북 제재 수위를 높였습니다.

북한 방문단을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열차가 27일 베이징 역을 떠나고 있다.
북한 방문단을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열차가 27일 베이징 역을 떠나고 있다.

맥스 보커스 전 중국주재 미국대사는 지난해 `VOA'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북한에 대해 정상 간 대화가 가능한 수준의 외교적 영향력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보커스 전 대사]

시 주석이 김정은에게 개인적으로 매우 실망했다는 말을 여러 장소에서 자주 했다는 얘기를 들었으며, 중국이 김정은을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는 겁니다.

시 주석은 취임 이후인 2014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한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북한이 2013년 12월에 대표적인 친중파로 북한과 중국 간 가교역할을 했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처형한 것도 관계 악화의 중요한 원인이 됐습니다. 한국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입니다.

[녹취: 강인덕] “중국과 인맥을 갖고 있었던 유일한 사람은 장성택이었죠, 최룡해는 아니고, 김정은을 제어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장성택이었는데 이를 제거하니까, 관계가 악화된 거죠.”

이 일로 북-중 간 고위급 교류가 사실상 단절됐고, 이후 양국 관계는 완전히 얼어붙었습니다.

북한과 중국은 그동안 특사 교환을 통해 관계 개선을 시도했습니다.

2015년 9월에는 북한의 최룡해 당 비서가 중국의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해 시진핑 주석을 면담했습니다.

그 다음달에는 중국의 권력서열 5위인 류윈산 공산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주석단에서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을 지켜봤습니다.

2016년 6월에는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이 베이징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의 구두 친서를 시진핑 주석에게 전달했습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중국 공산당 19차 대회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두 나라의 이 같은 노력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특히, 쑹타오 부장은 평양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북-중 관계에서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가 북한 최고 지도자를 만나지 못한 건 이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이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북-중 관계가 역대 최악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이번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두 나라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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