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뉴스해설] 미·한 연합훈련, 김정은 위원장의 변화 의지 확인할 첫 시험대


지난 2016년 3월 미 해군 7함대 강습상륙전단 본험리처드함(4만1천t급)이 미한 연합훈련인 독수리 훈련의 하나로 실시되는 쌍용훈련에 참가하려고 해군 부산기지를 나서고 있다.
지난 2016년 3월 미 해군 7함대 강습상륙전단 본험리처드함(4만1천t급)이 미한 연합훈련인 독수리 훈련의 하나로 실시되는 쌍용훈련에 참가하려고 해군 부산기지를 나서고 있다.

미국과 한국이 다음달 초 시작하는 연례 합동군사훈련은 북한의 변화를 확인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 훈련에 대해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북한이 보일 공식 반응이 주목됩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이달 초 평양을 방문했던 한국 정부 특사단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연례 미-한 합동군사훈련을 “이해한다”고 말했다지요?

기자) 김 위원장의 입장은 특사단 수석대표였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기자회견에서 공개됐습니다. 정 실장은 김 위원장에게 “우리 측 입장은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며, 그 취지로 (김 위원장에게) 설명하려 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며, “김 위원장이 ‘연기된 한-미 연합훈련을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을 이해한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정의용 실장은 지난 8일 백악관에서 방북 결과를 설명하면서도 같은 얘기를 했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뒤 발표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한-미 양국의 정례적인 연합군사훈련이 지속돼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 이어 워싱턴에서도 거듭 김 위원장의 입장을 확인한 겁니다. 어제(20일) 미-한 두 나라가 연합훈련 재개를 발표한 상황에서 이에 대한 김 위원장의 대응은 그의 발언의 진정성을 확인할 기회가 될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연합훈련의 진행을 이해한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은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인가요?

기자) 상식적으로 보면, 훈련에 반대한다는 기본입장이 바뀐 건 아니지만 정례적인 방어훈련이라는 미국과 한국 측 설명을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훈련에 대해 과거와 같은 비난과 도발로 맞서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읽힙니다. 북한은 그동안 미-한 연합훈련을 북침전쟁 연습이라고 비난하면서 예외 없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도발적 군사 행동으로 대응해 왔습니다. 이 때문에 미-한 연합훈련이 시작되는 한반도의 봄은 늘 남북한 간 군사적 대치의 계절이 돼 왔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북한이 올해는 미-한 군사훈련에 대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을까요?

기자) 내부적으로 주민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차원에서 낮은 수준의 비난 성명을 발표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맞대응 도발을 경고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만일 그럴 경우, 비핵화 의지 등 김 위원장이 한국 특사단에 밝힌 주요 약속들의 신뢰성에 강한 의문이 제기될 겁니다.

진행자) 한국과 미국은 올해 연합군사훈련을 김 위원장이 이해한다고 밝힌 `예년 수준’ 보다 축소해 진행하기로 했다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통상 두 달 간 진행했던 독수리 훈련을 4주로 단축하고, 특히 항공모함과 핵추진 잠수함, B-1B 폭격기 등 전략자산을 전개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참가 전력과 훈련 내용도 공개하지 않기로 했는데요, 남북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대화 분위기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으려는 조치로 이해됩니다.

진행자) 사실 미-한 합동군사훈련에 대한 북한의 입장 변화는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 아닌가요?

기자) 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와 관련해 큰 틀에서의 전략적 결단을 내렸을 가능성을 점치기도 합니다. 최근 북한의 변화는 기존의 분석 틀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대 사건’ 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북한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억류 중인 미국인들을 석방할 가능성도 있을까요?

기자) 억류 미국인 석방은 미국 정부의 큰 관심사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정상회담에 앞서 이들을 석방한다면 당연히 매우 긍정적인 메시지가 될 것입니다. 실제로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미-북 정상회담 발표 직후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관리들과 접촉해 석방을 촉구했는데요,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북한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접촉하고 있나요?

기자) 확인된 건 없습니다. 하지만 미 언론들에 따르면 미 중앙정보국 CIA와 북한 정찰총국 간에 비공식 대화통로, `백 채널’이 구축돼 가동되고 있습니다. 양측은 두 달 남짓 앞으로 다가온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 등 조율해야 할 사안들이 많은 만큼 조만간 여러 수준에서 공개 접촉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아웃트로: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