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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만남을 약속하기까지...미국의 최대 압박에 북한은 평화공세 전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용기 탑승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남을 약속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지난 1년 간 미국은 최대 압박 캠페인을 통해 제재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고, 도발을 지속하던 북한은 압박에 못 이겨 결국 ‘평화 공세’로 돌아섰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이후 두 나라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후보 시절,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의테이블에 앉아 햄버거를 먹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백악관에 입성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최대 압박과 관여’. 북한과의 협상 의지를 드러내듯 ‘관여’라는 단어가 포함된 점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실제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지난해 12월 발언만 보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은 그 목적이 북한과의 외교적 대화가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녹취: 틸러슨 장관] “That is intended to lead to diplomatic talks. In the meantime, the President has been very clear: Militarily, we are going to be prepared should something go wrong. And our military is prepared.”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새 대북정책을 공개한 이후 ‘관여’보다는 ‘최대 압박’에만 초점을 맞추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그 시작은 중국을 압박하는 것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기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북한 문제는 “중국이 매우 빠르게 끝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북한에 대해 엄청난 통제력을 갖고 있고, 따라서 중국이 원하기만 하면 문제는 매우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 really think that China is going to try very hard, and has already started.”

이후 지난해 4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 문제에 매우 열심히 도울 것이며, 이미 그 도움이 시작됐다고 말했었습니다.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에게 협조하고 있다는 정황은 곳곳에서 나왔습니다.

북한산 석탄 유입량이 유엔 안보리가 정한 상한선에 도달하지 않았는데도 먼저 수입 금지 조치를 취한 게 대표적인 예입니다. 또 원유를 제한하고, 북한의 대외 수출액 90%를 끊는 내용의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이 통과된 것도 사실상 중국의 반대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북한의 대중 수출액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큰 폭으로 떨어졌고, 이에 따라 북한의 대중 무역적자폭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합니다. 또 중국이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를 이행하면서 북한과의 합작사업이 중단되고, 북한으로 향하던 정제유가 끊기는 등 ‘최대 압박’의 결실로 볼 만한 현상들이 나타났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압박 노력은 중국을 넘어 북한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다른 나라들에게도 이어졌습니다.

브라이언 훅 국무부 정책계획 국장은 지난 1월 국무부 정례브리핑에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모든 양자회담 때마다 북한 문제를 들고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훅 국장] "in every bilat the Secretary brings up North Korea, and he has done that since the time that we had reached agreement on a North Korea strategy in the national security cabinet..."

미국의 외교에 있어 북한 문제의 중요도가 얼마나 높은 지 엿볼 수 있는 발언이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외교를 총 책임지고 있는 틸러슨 장관을 비롯한 국무부 당국자들은 국제무대에 설 때마다 북한에 대한 압박과 고립을 주문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도 워싱턴을 방문한 해외 정상들에게 북한 문제 해결을 요구했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남미 나라 등을 방문해 북한과의 관계 단절을 공식 요청할 정도로 본격적인 대북 압박 노력을 펼쳤습니다.

이런 노력으로 자국 내 북한 대사를 추방하거나 북한과의 무역을 끊는 등의 실질적인 조치를 취한 나라만 20여개에 이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대북 압박을 말할 때마다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는 발언을 하곤 했습니다. 사실상 군사적 행동을 의미하는 초강경 발언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어느 누구도 이를 말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던 겁니다.

H.R.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올해 초 ‘VOA’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가 잘 작동하지 않는다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군사적 선택지’라고 답했습니다.

[녹취: 맥매스터 보좌관] “What we have to do is prepare for broad range options for the President, and those include military options, and we made no secret about that…”

그런 상황에서 미국이 할 일은 다양한 선택지를 대통령에게 제공하는 것이 될 것이며, 여기에는 군사적 선택지가 포함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이는 더 이상 비밀이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짐 매티스 미 국방장관도 지난해 12월 행한 연설에서 미국의 외교관들이 강하고 준비된 군대에 의해 뒷받침 될 때 외교를 통해 전쟁을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커진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외교관들의 말에 권위와 힘이 실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군이 행동을 취할 준비를 갖추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틸러슨 장관도 미국의 군사력이 자신의 외교를 뒷받침한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녹취: 틸러슨 장관] “But equally with China, I don’t think we have ever been as unified against this threat, because China knows the potential consequences of this.”

틸러슨 장관은 중국이 북한 문제로 인한 잠재적인 결과를 알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연합하고 있다고 전제했습니다. 그러면서 미중 외교·안보대화에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에게 당신과 내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짐 매티스 국방장관 등이 싸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반발 역시 만만치 않았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취임 초기까지만 해도 도발을 자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북한은 지난해에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급 미사일만 3발을 발사하고, 역대 가장 큰 규모의 핵실험까지 감행했습니다.

여기에 북한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사용해 미국의 전략 폭격기들이 모여 있는 미국령 괌에 대한 포위 사격을 경고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우리 당이 결심만 하면 언제든지 실전에 돌입할 수 있게 항상 발사 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북한의 위협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은 더욱 강경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북한이 미국을 계속 위협하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They will be met with fire and fury like the world has never seen....”

또 다음달인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시킬 수 밖에 없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을 “자살 임무”를 수행하는 “로켓맨”으로 지칭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북한을 겨냥한 미국의 독자 제재가 연이어 나왔고, 지난해 11월에는 북한을 9년 만에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합니다.

[트럼프 대통령] “Today the United States is designating North Korea as a state sponsor of terrorism. It should have happened a long time ago. It should have happened years ago…”

그러나 북한에 대한 압박이 쉴새 없이 몰아치자 북한이 점차 달라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인 ‘최대 압박과 관여’에서 자연스럽게 ‘관여’의 자리가 만들어진 것도 이 때부터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올해 초 신년사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우리는 대표단 파견을 포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후 북한은 한국 평창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에 선수단은 물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까지 한국에 보냅니다.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 스스로가 비핵화 의지를 보이고, 동시에 추가 핵과 미사일 실험을 자제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심지어 정례적인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이해한다고 말했는데, 이는 지난 1년 간 북한이 보인 행태와 비교해 본다면 적지 않은 후퇴입니다.

그러나 이런 북한의 태도변화로 인해 시작된 ‘관여’ 속에서도 미국은 여전히 신중합니다.

비록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겠다고 약속했지만, 백악관은 8일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한반도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6일 행한 연설에서 북한이 신뢰할 만하고, 구체적인 비핵화 단계를 밟는 것을 보기 전까진 김정은 정권에 최대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펜스 부통령] “...I can assure you. We will continue to apply maximum pressure to Kim regime until we see North Korea to take credible and concrete steps towards denuclearization. We will remain firm in our resolve and we will continue to stand strong until North Korea abandons its nuclear programs once and for all.

그러면서 미국과 동맹은 이러한 결의에 확고히 남아있을 것이며,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영원히 끝낼 때까지 계속해서 단호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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