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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직 당국자들, 주한미국대사 공백 장기화 우려


한국 서울의 미국대사관 건물.
한국 서울의 미국대사관 건물.

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주한미국 대사의 공백이 길어지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대리 체제로는 같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고, 미-한 협력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영남 기자가 보도합니다.

백악관이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의 주한미국 대사 지명을 철회한 가운데, 전직 당국자들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대사 공백상태를 우려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대사 대리가 인준 절차를 마친 실제 대사와 같은 정치적 역할을 맡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게리 세이모어 전 조정관] “Ambassador who is the acting ambassador, he or she can never quite serve the same political function as the confirmed ambassador.”

또 대사 대리 체제가 장기화되는 건 미국으로서 매우 불행한 일이라며, 한국의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간 관계를 복잡하게 만든다고 설명했습니다. 대사 부재 상황은 장애가 되며, 미-한 양국 간 정책을 조정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한다는 겁니다.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로브 세종연구소-LS 펠로우는 실제 대사가 없는 상황에서도 큰 문제가 발생하진 않았다면서도 실제 대사는 양국간 관계에 있어서 더욱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힐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대사가 있는 게 양국 관계에 언제나 더 좋지만, 지난 1년간 미-한 양국간 큰 문제가 없었던 것은 미국 외교관들의 전문성과 우수성을 방증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빅터 차 석좌의 임명 철회가 미 행정부와 차 석좌 모두에게 부정적이지만은 않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미첼 리스 전 실장] “I think there has been stories on the paper that are unverified but it could be that Victor Cha had opinions that disagree fundamentally with the preferred policies of this administration. He wasn’t shy about that, because he was the person of the integrity.”

언론 보도에 나온 내용들이 사실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차 석좌가 백악관의 정책과 이견이 있었던 것 같고, 그가 이런 입장을 주저 없이 밝힘으로써 진실성을 증명했다는 평가입니다.

리스 전 실장은 백악관 역시 현 행정부의 정책과 입장을 모두 대변해줄 수 있는 사람을 대사로 임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 역시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이른바 ‘코피 전략’으로 알려진 제한적 공격과 무역 부문에서 백악관과 빅터 차 석좌 사이에 이견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Disputes are the reasons for withdrawing the nomination because White House thought Victor could not be an effective representative of the administration’s policy if he did not agree with those policies.”

백악관은 차 석좌가 현 행정부의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정부를 효과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리스 전 실장은 언론 보도처럼 차 석좌의 임명을 철회할 정도로 백악관이 ‘코피 전략’을 심각하게 고려한다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 모든 행정부는 북한과 같은 위협에 직면했을 때 가능한 모든 옵션을 고려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리스 실장과 세이모어 전 조정관, 스트로브 전 한국과장 모두 이번 임명 철회가 한국 정부에 대한 미국의 불편한 심기를 간접 표출하는 것이라는 주장은 일리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들 전직 관리들은 한국 정부가 주한미국 대사 임명에 동의하는 아그레망을 보낸 뒤 이런 결정이 내려진 건 이례적이라면서도 과거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리스 전 정책기획실장은 그러나 백악관이 이 문제를 더욱 조용하고 빠르게 다뤘어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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