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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북 핵 대응 강경·온건파 대립 새삼 드러낸 빅터 차 지명 철회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가 지난해 1월 서울에서 열린 ‘트럼프 시대, 한국경제의 진로’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당시 차 석좌는 "대북 제재를 계속 추진"해야 한다며 "북한 정권이 현대사 최악의 인권 침해자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한국주재 대사로 내정됐던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에 대한 지명 철회를 계기로 북 핵 대응을 둘러싼 미국 내 의견 대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강경 매파와 온건 대화파는 대부분 사안에서 주장을 달리 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과 민간 전문가들을 강경 매파와 온건 대화파로 구분하는 게 가능한 일인가요?

기자) 큰 틀에서는 가능합니다. 최대 제재로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하고, 이를 위해 선제공격 등 군사 행동도 불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이들은 강경 매파로 꼽을 수 있습니다. 반면 온건파는 제재와 압박과 병행해 북한과의 외교적 관여가 필요하며, 대북 군사 행동은 미국뿐 아니라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도 위험에 빠트리는 만큼 옵션이 아니라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진행자) 빅터 차 한국석좌는 강경파로 꼽히지만 대북 선제공격에 반대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강경파라고 해서 모든 사안에서 강성 기조를 주장하는 건 아니고, 사안별로 입장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는 온건파로 분류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북 군사 행동을 공개적으로 반대해 경질된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그런 경우인데요, 배넌 씨 역시 강경 보수파이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군사적 해법은 없다"는 발언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북 핵 문제와 관련해 강경파와 온건파가 견해차를 보이는 사안들이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대북 군사 행동과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에 대한 견해차가 대표적입니다. 그밖에 미국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 가능성, 대북 제재의 실효성, 중국과의 협력, 협상을 통한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이 곧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을 보유할 것이라는 데 대해서는 양측의 평가가 다르지 않습니다.

진행자) 미 본토에 대한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 여부는 미국의 대북 대응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엇갈린 견해가 어떤 건가요?

기자) 미 중앙정보국(CIA) 동아태 미션센터 국장을 지낸 브루킹스연구소의 박정현 한국석좌는 “김정은의 최우선 목표는 정권의 생존인 만큼 자살적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대미 선제공격 가능성을 일축하는 전문가입니다. 반면 강경파는 북한이 실제로 핵 공격을 가할 것이라며 선제타격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미 행정부의 입장에서는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야 하는 만큼, 이 문제는 딱히 온건파와 강경파 간 대립 측면에서만 볼 수는 없는 사안입니다.

진행자) 강경파와 온건파가 가장 크게 대비되는 건 북한과의 대화에 대한 입장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강경파는 대북 최대 압박과 제재를 강조하면서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에는 매우 부정적입니다. 행정부에서는 H.R.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 국장이 대표적인 강경파로 알려져 있습니다. 온건파의 입장은 지난해 12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공개 발언에서 잘 드러났습니다. 틸러슨 장관은 당시 북한과의 전제조건 없는 첫 만남을 강조하면서,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해야만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틸러슨 장관의 당시 발언에 대해 백악관이 즉각 반박하면서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없던 일이 돼 버렸지요?

기자) 네, 당시 백악관 관계자가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라며 틸러슨 장관의 발언을 곧바로 일축했는데요, 북한과의 대화에 대한 행정부 내 견해차를 다시 한 번 드러낸 사례였습니다. 백악관의 대북 강경파들이 틸러슨 장관 교체설을 언론에 흘려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진행자) 미 행정부 내 대북 강경파와 온건파의 대립은 지난 정권들에서도 늘 있었지요?

기자) 부시 대통령 시절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을 지낸 콘돌리자 라이스 전 장관은 회고록에서, 부시 행정부 출범 초기부터 북한을 어떻게 다룰지를 놓고 강온파 간에 상당한 의견 대립과 갈등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정책을 둘러싼 대립은 어느 나라에서나 있는 일입니다. 심지어 북한 정권에서도 대미관계 등을 놓고 엇갈린 견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 축소하지 않는다면 정책적 대립은 오히려 바람직한 현상일 수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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