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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북한 열병식, 한국 정부 `평화올림픽 구상’에 난관 조성


지난 2007년 4월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건군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동원된 주민들이 빨간색 바탕에 노란색으로 '영광'이라는 글자와 노동당 마크를 새겼다. 최근 VOA가 입수한 김일성 광장 위성사진에도 대규모 인파가 열병식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지난 2007년 4월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건군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동원된 주민들이 빨간색 바탕에 노란색으로 '영광'이라는 글자와 노동당 마크를 새겼다. 최근 VOA가 입수한 김일성 광장 위성사진에도 대규모 인파가 열병식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북한의 열병식은 평창올림픽을 남북관계 개선과 미-북 간 대화의 기회로 만들려는 한국 정부의 계획에 난관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올림픽 행사와 관련한 남북 간 합의를 일방적으로 깨고 있는 북한의 행태 역시 한국 내 부정적인 대북 여론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의 `평창올림픽 평화 구상’이 도전에 직면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네, 한국 정부는 평창올림픽을 오랜 단절 상태에 있던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북 핵 문제로 인한 한반도 위기 상황을 완화하는 기회로 만든다는 구상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남북한 간 올림픽 행사와 관련한 합의를 잇따라 위반하면서 한국 정부의 구상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특히 북한이 준비 중인 대규모 열병식 행사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을 부각시키면서 북한과의 대화에 대한 회의론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평창올림픽 개막일 하루 전에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하는 건 기정사실인가요?

기자) 네, 북한은 지난해 11월부터 평양 인근 미림비행장에서 열병식 행사를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음달 8일로 70주년을 맞는 인민군 창건을 기념하는 행사인데요, 동원되는 장비와 인원이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한국 당국은 열병식 준비 행사에 동원된 인력만 최대 5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 당국도 북한의 움직임을 우려하고 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열병식이 올림픽과는 무관한 행사임을 강조하면서도 그 파장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행사에 대규모 병력과 최신 무기들이 동원되는 등 상당히 위협적인 열병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핵이나 탄도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더라도 열병식 자체를 도발로 보는 건가요?

기자) 열병식 자체가 도발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규모 병력과 최신 무기들을 동원한 열병식은 평창올림픽으로 조성된 남북 간 화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올림픽 개막일 하루 전에 전세계가 주시하는 가운데 이뤄지는 열병식에서 북한이 새로운 군사장비나 무기체계를 과시할 경우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이 더욱 부각되면서 대화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진행자) 북한이 열병식에서 핵무기나 신형 장거리 미사일을 과시할 예정인가요?

기자) 아직 분명치 않습니다. 하지만 일부 한국 언론은 열병식 준비 현장에서 이동식 미사일 발사 차량이 포착됐다며,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앞세운 무력시위 가능성을 전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이 핵무기 공개를 통해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 하려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게 되면 남북대화도 그렇지만, 미-북 간 대화는 더욱 어려워질 텐데요?

기자) 평창올림픽의 평화적인 개최를 위해 정례 합동군사훈련도 연기한 미국의 입장에서는 불만과 우려가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국 북한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더 커지면서 한국 정부가 미-북 간 대화를 설득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게 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올림픽 행사와 관련한 남북 간 합의를 잇따라 깨고 있는 것도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키우고 있지요?

기자) 네, 북한은 앞서 예술단의 한국 공연을 위한 사전점검단 파견을 일방적으로 늦춘 데 이어 금강산 합동문화행사를 돌연 취소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과 한국에서는 북한이 예측불허의 신뢰할 수 없는 상대라는 여론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남북 간 협력뿐 아니라 미-북 간 대화에 필수적인 여론의 지지를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북 간 대화 재개는 열병식 보다는 북한의 도발 행위와 미-한 합동군사훈련 재개 여부에 달려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현재의 조건에서 미-북 간 대화가 이뤄지려면 북한이 핵, 미사일 도발 중단을 선언하고, 미국은 합동군사훈련을 조정해야 합니다. 절대로 쉬운 일은 아닌데요, 한국 정부로서는 올림픽 평화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북한과 미국 양쪽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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