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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한반도기 공동입장,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합의”


1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실무회담 전체회의에서 한국 측 수석대표인 천해성 한국 통일부 차관(오른쪽)과 북측 수석대표인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1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실무회담 전체회의에서 한국 측 수석대표인 천해성 한국 통일부 차관(오른쪽)과 북측 수석대표인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남북한은 다음달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한반도기를 앞세워 공동 입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또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현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남북한은 1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10차례 넘는 협의 끝에 11개항의 공동보도문을 채택했습니다.

남북은 우선 다음달 열리는 평창올림픽 개회식에 한반도기를 앞세워 공동입장하기로 했습니다.

또 여자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남북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녹취: 천해성 한국 통일부 차관] "단일팀 구성 관련해서 우리 측 선수단에 피해가 없도록 하고, 감독권에도 지장이 없도록 충분히 논의했습니다."

올림픽 같은 국제대회에 남북 단일팀이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남북 단일팀만으로 보면 지난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북측 선수단의 참가 종목과 선수단 규모는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와 양측 국가올림픽위원회 간 협의를 통해 정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2000년 9월 시드니 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한반도기를 앞세워 공동입장하고 있다. 한국 여자농구대표 정은순 선수(오른쪽)와 북한 유도 박정철 코치가 함께 기를 들었다.
지난 2000년 9월 시드니 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한반도기를 앞세워 공동입장하고 있다. 한국 여자농구대표 정은순 선수(오른쪽)와 북한 유도 박정철 코치가 함께 기를 들었다.

북측은 또 230여명 규모의 응원단을 파견해 북측 선수들뿐 아니라 남측 선수 경기도 응원하고, 남측 응원단과 공동 응원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30여 명의 태권도시범단을 파견해 평창과 서울에서 시범공연을 갖기로 했습니다.

선수단과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은 경의선 육로를 통해 왕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경의선 육로는 평양에서 개성,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 파주로 이어지는 도로로 개성공단 입, 출경에 사용됐습니다.

북측은 경기장을 비롯한 선수단, 응원단 등의 활동에 필요한 현지 시설 점검 등을 위해 25일부터 사흘 간 선발대를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북측은 또 장애자들을 위한 패럴림픽 대회에 대표단과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등 150여명 규모로 파견하며 관련 사항은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특히 남북은 금강산 지역에서 남북 합동문화행사 개최와 북한 마식령스키장에서 남북 스키선수들의 공동 훈련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남측 선발대가 1월 23일부터 25일까지 북한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9일 고위급 회담에서 한국 정부가 제안했고 이후 문서 교환을 통한 협의에 이어 오늘도 협의가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남북은 선발대 파견 등 구체적인 실무 문제들은 판문점을 통한 문서 교환 방식으로 협의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앞서 남북은 지난 15일 북한의 삼지연 관현악단 140여 명으로 구성된 예술단을 파견하는데 합의했습니다.

북한의 예술단이 한국에서 공연하는 것은 지난 2002년 8월 8.15 민족통일대회 이후 약 15년 만입니다.

북측 예술단과 응원단만 400여 명 규모에 달하는 겁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정성윤 박사는 북한이 예술단과 응원단을 대거 남측에 보내려는 데에는 북한에 대한 인식을 바꾸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성윤 박사] “아시안 게임 때 북한 응원단이 왔을 때 북한에 대한 인식 변화가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북한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김정은이 이것을 노릴 수도 있죠.”

서울 시립대 황지환 교수는 북한 선수단의 규모가 작은 만큼 자신들이 올림픽에 무엇인가 기여를 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황지환 교수] “북한의 응원단이나 예술단에 대한 관심이 남쪽에서 많았으니까, 상징적인 측면도 있지만 실질적으로도 북한이 남북 관계에서 뭔가 줄 수 있는 측면에서 좋은 상품이 될 수 있겠죠.”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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