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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카자흐스탄 대통령, 세계 4위 핵 보유국 경험으로 북 핵 중재역 자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16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16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16일)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핵 문제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카자흐스탄이 과거 스스로 핵무기를 포기해 경제발전을 이룬 사실을 강조하면서 북 핵 문제의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미-북 간 중재자 역할을 맡겠다고 나선 이유가 있나요?

기자) 카자흐스탄이 과거 보유했던 핵무기를 자발적으로 폐기하고 경제발전을 이룬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기자회견에서 카자흐스탄이 “한때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무기를 보유했었지만 옛 소련 붕괴 이후 자발적으로 포기”한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카자흐스탄은 핵무기를 추구하는 나라들에 뭔가를 얘기할 수 있는 도덕적 권위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자국의 핵 포기와 관련한 경험을 북한에 설명하면서 설득하겠다는 얘기군요?

기자) 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 차례 카자흐스탄이 핵무기를 포기해 `부유하고 안정된 나라를 만들 수 있었고, 국제사회에서 영향력도 커졌을 뿐 아니라 친구도 늘었다’고 자랑했었습니다.

진행자) 카자흐스탄이 보유했던 핵무기가 얼마나 됐었나요?

기자) 지난 1990년 붕괴 당시 3만여개에 달했던 소련의 핵무기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벨라루스에 편제돼 있었는데요, 카자흐스탄이 보유한 핵무기 수는 러시아와 미국, 우크라이나에 이어 전세계 4번째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전략핵무기 1천410개, 대륙간탄도미사일 104기, 전략핵폭격기 40대 등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들 핵무기를 자발적으로 포기하는 대신 경제발전을 위한 각종 지원을 얻어낼 수 있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지난 1991년 핵 포기 당시에도 현직에 있었는데요, 핵 보유 보다는 경제발전이 우선이라는 그의 결단으로 러시아와 미국, 영국 등으로부터 체제안전을 보장 받고, 국제사회의 투자와 지원 아래 경제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카자흐스탄이 핵 포기를 결정한 게 소련 붕괴 직후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소련의 붕괴로 독립국가가 된 지 두 달 만인 1992년 2월에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에서 핵무기를 러시아에 인도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이행했습니다. 그 해 12월에는 미국과 비핵화 협력협정을 체결하는 대가로 대규모 경제원조를 약속 받았습니다. 특히 1992년 5월에는 핵확산금지조약 NPT, 이듬해 10월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가입하는 등 핵무기 포기를 위한 절차도 착실하게 진행했습니다.

진행자) 카자흐스탄의 1인당 국내총생산 GDP가 어느 정도나 되나요?

기자)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와 동유럽에 걸쳐 있는 나라로, 인구는 1천8백만 명에 달합니다. 지난 2016년 현재 1인당 GDP는 7천7백 달러 수준으로, 1천 달러 정도로 추정되는 북한에 비해 7배 이상 많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이나 무아마르 가다피의 리비아 정권이 붕괴된 게 핵무기 포기 때문이라며, 핵 보유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과는 입장이 전혀 다른 상황이지요?

기자) 국제사회의 대북 설득은 바로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핵무기가 북한의 체제를 보장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고립과 빈곤을 초래하고 있다는 겁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북 핵 문제의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건, 핵 포기 과정과 이후 카자흐스탄의 변화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직접 설명하겠다는 의미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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