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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은 지금] 2018 북한경제: 에너지, 외화, 물자난...'제2의 고난의 행군' 가능성

  • 최원기

지난해 7월 북한 평양 시내에 유조차가 서있다.

북한 내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평양은 지금’ 시간입니다. 2018년 새해에도 북한경제의 전망은 상당히 어둡습니다.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로 에너지와 외화, 물자 부족에 시달릴 전망인 가운데 일부에서는 ‘제2 고난의 행군’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최악의 상황에서 2018년을 맞았다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북한이 ‘엄혹한 도전에 부닥쳤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난해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반공화국 고립압살 책동은 극도에 달했으며 우리 혁명은 유례없는 엄혹한 도전에 부닥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전력과 철강, 석탄, 비료 생산을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북한경제가 큰 난관에 직면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과거 북한의 대외보험총국에 근무하다 2004년 탈북해 현재 한국 정부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 근무하는 김광진 연구위원입니다.

[녹취: 김광진 연구위원] ”김정은 신년사에도 볼 수 있듯이, 경제적으로 어렵고, 또 인민이 당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마음 든든하다고 했는데, 이건 국제 제재로 엄혹한 상황, 이런 것을 언급해서 어렵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제재로 북한의 경제 상황은 날로 악화되고 있습니다.

우선 기름값 폭등세가 8개월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평양의 휘발유 가격은 kg당 6천원 선이었습니다. 그런데 북한 내부를 전문으로 하는 일본 `아시아 프레스'에 따르면 현재 휘발유는 2만6천원, 디젤유는 1만7천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봄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오른 겁니다.

업친데 덥친 격으로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12월 채택한 대북 결의 2397호에서 대북 원유 공급을 400만 배럴로 제한하고, 휘발유 등 정제품 공급 상한선을 50만 배럴로 묶어 전보다 75%를 줄였습니다.

김광진 연구위원은 북한이 올해 엄청난 에너지난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김광진 연구위원] ”에너지 사정이 힘들 겁니다. 최근 유엔 안보리의 원유 관련 내용이 강화됐기 때문에 중국이 안보리 결의를 제대로 이행하면 북한 에너지 사정이 한층 악화될 것입니다.”

북한의 최대 외화벌이 수단인 석탄과 철광석 수출길도 막혔습니다. 북한경제는 ‘석탄으로 먹고 산다’고 할 정도로 광물 수출에 의존해왔습니다. 광물 수출은 북한 총수출의 40%를 차지하며 금액으로는 10억 달러에 이릅니다. 그런데 중국은 지난해 2월부터 북한산 석탄 수입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석탄 수출이 중단되면서 탄광을 운영하던 국영기업과 군부, 돈주는 물론 광부들과 그 가족, 근처 식당과 장마당도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과거 노동당 39호실 고위 간부였던 리정호 씨가 `VOA'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녹취: 리정호 씨] “광물 수출이 중단되면 기업들과 회사들, 심지어 서비스하는 식당, 상점들까지 타격을 입게 됩니다. 제가 목격한 바에 의하면 노동당 행정부에 대한 숙청 사업이 진행되던 2013년 12월부터 몇 개월 간 석탄 수출이 중단되자 평양 시내 장마당들과 식당, 상점, 봉사 부문들이 일제히 타격을 받아 아우성 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또 중국은 북한산 섬유 수입을 중단한데 이어 자국에서 영업 중인 북한의 기업과 식당에 대해 1월9일까지 폐쇄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이 조치로 단둥과 훈춘 공단에서 일하던 수 만 명의 북한 여성 노동자들이 보따리를 싸게 됐습니다.중국 내 북한 식당들도 속속 문을 닫고 있습니다.

북한경제 전문가인 한국수출입은행 북한동북아연구센터 정은이 책임연구원입니다.

[녹취: 정은이 책임연구원] ”최근 많이 정리된 식당도 있고 그렇지 못한 식당도 있습니다. 철수하는 기업들이 많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 투자가들은 3-4월까지 지켜보자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외화 사정은 한층 빡빡해질 전망입니다. 북한은 그동안 석탄을 비롯한 광물과 무기 수출, 관광, 개성공단, 밀무역, 해외 노동자 송금 등 4-5개 경로로 외화를 조달해 왔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수출길이 막혔으며 개성공단도 이미 폐쇄됐습니다. 이에 따라 10억 달러 이상의 외화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북한 기업들은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를 노동당 39호실에 상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39호실은 이렇게 번 돈을 핵과 미사일 개발, 건설 사업, 사치품 구입 등 김 위원장의 통치자금으로 사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외화난이 가중되면서 김 위원장의 통치자금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김광진 연구위원은 말했습니다.

[녹취: 김광진 연구위원]”통치자금이 수금이 되면 김정은의 우선순위에 따라 돈이 분배되는데, 최우선 순위는 핵과 미사일 개발이고 그 다음이 측근 엘리트 관리인데, 통치자금이 줄고 이 부문이 타격을 입을 것이다.”

중국은 대북 정제유 공급을 중단한데 이어 지난 6일부터는 철강 수출도 전면 금지했습니다. 아울러 국경지대 밀수 단속도 한층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올해 환율과 장마당 물가가 들썩이는 것은 물론 물자난을 겪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특히 전문가들은 3-4월을 기해 북한의 에너지난과 외화난, 물자난이 한층 심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통상 6개월 정도 지나면 제재의 효과가 나타나는데,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2375호는 지난해 9월 채택됐다는 겁니다. 다시 김광진 연구위원입니다.

[녹취: 김광진 연구위원] ”3-4월이면 만성적인 식량난이 시작되는 시점이고, 외부적으로는 제재와 외화난이 악화되면 식량을 사기도 힘들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어렵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한국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힌 것도 경제 사정과 무관치 않다고 말합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은 미국의 ‘최대 압박’ 캠페인에 밀려 한국에서 출로를 찾으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In my view the maximum pressure campaign actually led…”

북한이 남한과의 관계를 개선해도 경제난이 해소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국제사회의 제재로 한국도 대북 지원에 적극 나설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미국과의 비핵화 회담에 나서는 등 전략적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북한의 경제난은 올해 내내 계속될 전망입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은 올해 북한이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겪고 경제성장률이 -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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