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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은 지금] 2017 북한: 고강도 제재 속 ‘핵 무력 완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이동발사차량을 시찰하는 모습을, 지난 30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북한 내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평양은 지금’ 시간입니다. 다사다난했던 2017년이 저물어 갑니다. 올해는 북한이 핵 무력 완성을 선포한 한 해였습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대북 제재로 인해 평양의 기름 값이 3배나 오르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2017년 한 해를 최원기 기자가 정리해 드립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 1월1일 새해 신년사를 통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김정은]”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가 마감 단계에 이르렀으며 국방력 강화를 위한 사업들이…”

이어 북한은 2월12일 평안북도 구성에서 북극성 2형 미사일을 발사한 이래 총 17 차례에 걸쳐 20발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한 달에 2-3번 꼴로 미사일을 발사한 겁니다.

특히 7월4일과 7월28일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4형을 발사했습니다. 또 북한은 태평양에 있는 미국령 괌을 포위사격하겠다고 위협한 데 이어 8월 29일에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 12형을 북태평양으로 발사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방송]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동지께서는 '화성-12형' 로케트 발사가 성과적으로 진행된 데 대하여…”

이어 김정은 위원장은 9월3일 6차 핵실험을 감행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방송] “조선로동당의 전략적 핵 무력 건설 구상에 따라 우리의 핵과학자들은 9월 3일 12시 우리나라 북부 핵시험장에서 대륙간탄도로케트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단행하였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월 19일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을 비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심을 갖고 있지만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시키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The United States has great strength and patience, but if it is forced to defend itself or its allies, we will have no choice but to totally destroy North Korea."

그러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1일 이례적으로 자신 명의의 성명을 통해 초강경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방송] “우리 국가의 완전 파괴라는 역대 어떤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들어볼 수 없었던 미치광이 나발을 불어댔다.”

이후 북한은 75일 간 침묵을 지키다가 11월29일 미 본토 공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5형을 발사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은 ‘핵 무력을 완성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방송] ”김정은 동지는 새 형의 화성-15형 발사를 지켜보면서 오늘 비로서 국가 핵 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 위업이 실현됐다고 선포하였다.”

북한이 이렇듯 핵,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한층 강화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8월 5일 대북 제재 결의 2371호를 채택했습니다. 이 결의는 북한의 최대 외화벌이 수단인 석탄과 철광석, 수산물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어 안보리는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해 9월11일 북한의 섬유 수출 금지와 석유 공급 제한 등을 담은 대북 결의 2375호를 통과시켰습니다.

안보리 결의에 따라 중국은 2월부터 석탄, 철광석 등 북한산 광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또 북한산 섬유 수입을 중단한 데 이어 자국에서 영업 중인 북한 기업에 대해 오는 1월 9일까지 폐쇄하라고 명령했습니다. 또 10월부터는 항공유와 휘발유 등 정제유의 대북 수출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북한은 중국의 대북 제재 조치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11월 17일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특사로 북한에 파견했습니다. 그러나 3박4일 간 평양에 머문 쑹타오 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가 북한의 최고 지도자를 만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국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김 위원장이 중국에 커다란 외교적 결례를 저질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강인덕]”과거에도 유엔 동시가입 문제를 중국이 김일성에게 통지할 때, 또 남한과 국교정상화 할 때도 화는 났지만 김일성은 만났거든요, 화가 나도 만나야죠, 이번에 큰 결례를 저지른 겁니다.”

대북 제재의 여파는 북한사회 여기저기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선 평양의 기름값이 크게 올랐습니다. 올 봄에 kg당 6천원이었던 휘발류 가격이 3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또 석탄을 비롯한 광물 수출이 전면 중단되면서 탄광을 운영하던 국영기업과 군부, 돈주는 물론 여기서 일하던 광부와 가족, 근처 식당과 장마당도 하나둘씩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과거 노동당 39호실 고위 간부였던 리정호 씨가 `VOA'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녹취: 리정호] "광물 수출이 중단되면 기업들과 회사들, 심지어 서비스하는 식당, 상점들까지 타격을 입게 됩니다. 제가 목격한 바에 의하면 노동당 행정부에 대한 숙청 사업이 진행되던 2013년 12월부터 몇 개월 간 석탄 수출이 중단되자 평양 시내 장마당들과 식당, 상점, 봉사 부문들이 일제히 타격을 받아 아우성 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일반 주민뿐 아니라 당-정-군 간부들도 동요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중 간 무역이 줄면서 뇌물에 의존하던 간부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대북실장을 지낸 김정봉 씨입니다.

[녹취 김정봉 전 실장] “사례를 들자면 황병서와 김원홍이 지금 혁명화 교육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이것도 바로 제재 때문이죠. 총정치국은 북한의 지하자원을 중국에 수출해 움직입니다. 그런데 돈이 없으니까 부정이 생겼죠. 그러다 보니 당에 걸려서 검열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그게 다 제재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죠. 체제가 흔들리기 시작한 겁니다. 총정치국도 먹고 살기 힘들 정도니까요”

북한 당국은 제재로 인해 민심이반을 사전에 차단할 목적으로 사회통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은 노동당을 통한 일일 보고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주민들 사이에 불만이 고조되는 것을 우려해 술을 마시거나 사적인 모임을 갖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그나마 북한 장마당의 쌀값과 환율은 그런대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끝내 대화를 거부하고 도발을 계속할 경우 대북 제재가 본격화돼 내년에 제2의 `고난의 행군'이 닥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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